결혼 9개월 차, 행복한 신혼 생활을 보내고 있는 은혜 씨는 박물관에서 학예사로, 남편은 설계사무소에서 건축가로 일하고 있다. 두 사람 모두 집, 공간, 인테리어에 관심이 많다 보니 자신들이 살게 될 신혼집에 특별한 신경을 기울이게 된 건 어쩌면 당연한 일이었는지 모른다. 남들과는 다르게 색다른 느낌으로 집을 꾸며보고 싶어 주택 혹은 한옥 등 다양한 선택지를 고려했었지만, 막상 쉽지는 않았다. 정형화된 신축 아파트보다 부부가 마음껏, 새롭게 바꿔나갈 수 있는 공간을 원했기에 90년대에 지어져 옛 모습이 그대로 남아 있는 성수동 아파트를 선택했다. 햇살이 잘 들어오고 창을 열면 서울숲을 바라볼 수 있는 풍경 또한 매력적이었다.
 
요즘 아파트와 달리 수납공간이 부족해 집이 좁아 보이지 않게끔 가구와 물건의 배치가 중요했다. 자연스레 미니멀리즘을 추구하게 되었고 현관을 비롯한 거실, 침실, 서재 등 생활 공간의 수납과 가구를 최소화했다. 집안 곳곳에서 은혜 씨의 취향이 담긴 오래된 소품과 빈티지 가구들을 발견할 수 있었다. 전통문화를 좀 더 알고 싶어 민속학을 공부한 은혜 씨는 동양적인 요소를 느낄 수 있는 가구에 매력을 느꼈고, 직접 발품을 팔아 마음에 드는 가구들을 찾아냈다. 보물 1호로 꼽는 옛 찬장은 60년대 만들어진 빈티지 제품으로 독특한 존재감을 드러내며 이 집만의 인테리어 포인트 역할을 톡톡히 해낸다. 은혜 씨가 보여준 내추럴&빈티지 인테리어는 우드 소재가 주는 따뜻함, 가구들의 조화로운 균형과 깔끔한 배치를 느낄 수 있는 아늑한 공간이었다.
 
 
 
거실 공간이 좁아 보이지 않도록 낮고 평평한 소파를 배치했다. 부피가 큰 가구들을 모두 배치할 수 없어 TV를 포기하고 빔 프로젝터를 사용하고 있다.
 
 
 
 
 
주방 부부가 가장 신경을 많이 쓴 공간이다. 싱크대와 아일랜드장은 은혜 씨가 직접 도면을 그려 목공소에 제작을 의뢰했고, 그 결과 유니크한 결과물이 만들어졌다. 상부장을 설치하면 답답하게 느껴질 것 같아 노출형 선반을 선택했다.
 
 
 
 
 
 
침실 오래된 아파트의 장점은 안방이 넓다는 점이다. 은혜 씨는 지금 당장 수납공간을 늘리기 보다 나중에 아이가 생길 때를 대비해 붙박이장 대신 빈티지 서랍장으로 방을 꾸몄다. 커다란 서랍장은 여러 물건을 보관할 수 있을 만큼 넉넉한 공간을 자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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