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창시절 디자인을 전공한 부부는 수준급 안목으로 갤러리 풍의 32평 아파트를 꾸몄다. 두 돌을 맞는 사랑스러운 딸과 함께 거주하는 세 식구의 집은 적재적소의 아치 셰이프를 적용한 인테리어가 돋보인다. 대담하면서도 부드러운 곡선이 사용되어 아이의 안전은 물론, 무게감이 느껴지는 우아한 분위기를 완성했다. 혜선씨는 가족 모두가 만족하는 집의 형태를 만들고 싶다는 바람을 담아, 공용 공간의 편의성을 끌어올림과 동시에 각자의 방은 개인의 라이프스타일에 맞게 구성했다. 베란다를 확장한 자리에 만든 작업실은 방과 거실을 구분하는 파티션이 없지만, 함께 있어도 각자 업무나 취미에 집중할 수 있도록 조성했다. 자연광이 드리우는 부부의 작은 서재에는 좋아하는 아티스트의 예술 서적과 도록으로 가득하다. 여행을 하며 각국에서 구매한 '어린왕자' 동화책에서 혜선씨 가족만의 밝고 사랑스러운 분위기를 엿볼 수 있다.

거실 거실은 갤러리 콘셉트를 극대화한 공간이다. 부부의 취미인 예술품 수집을 통해 모은 작품들이 레일 조명과 함께 한쪽 벽을 장식하고 있다. 아트모드를 지원해 작품을 보는 듯한 기능을 제공하는 TV를 거실 중앙에 배치하고, 혜선씨가 좋아하는 피터 빅 소파와 영민씨가 애정하는 디터람스 브라운 오디오를 오브제로 활용한 점이 이색적이다.

주방 구축 주방은 I자형 또는 L자형으로 설계된 것이 일반적이라, 보통 요리를 하며 가족과 대화를 나누기 어렵다. 혜선씨는 이 점을 보완하기 위해 타원형의 대면 싱크 구조로 변경했다. 여기에 과거와 현대가 공존하는 중구의 전경을 한눈에 내다볼 수 있게 식사 공간에 창문을 마련했다.

침실 구축 아파트 특성상 큰 면적을 차지하는 안방에는 효율적으로 드레스룸을 배치해 디자인과 실용성을 높였다. 방의 23/ 규모의 드레스룸은 안쪽 벽면으로 붙박이장을 설치하는 일반적인 틀에서 벗어나, 공간을 최대한 분리하면서도 이질감이 느껴지지 않도록 꾸몄다. 침실 양쪽에는 바퀴가 달린 수납장을 마련해 청소나 가구 배치 변경 시 이동의 편리함을 더했다.

아이 방 세 살배기 딸아이에게도 남산이 보이는 도심의 전망을 선물하고 싶었다. 창 밖을 내다보는 것을 좋아하는 아이를 위해 넓은 창문 아래로 계단 모양의 수납장을 짰다. 베이지 컬러의 포인트 벽지와 사랑스러운 핑크색 소품들로 들어찬 방은 요시모토 나라의 귀여운 그림과 자석 칠판으로 사용 가능한 여닫이 문이 포인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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