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인들 사이에서도 주거공간 인테리어에 대한 관심이 늘어나면서, 그동안 가정집 인테리어의 유행을 관통하는 스타일들이 참 많았다. 클래식, 앤티크, 빈티지, 레트로와 스칸디나비안, 미니멀과 모던까지. 오늘 방문한 유현진 씨 부부의 집, ‘유자하우스’는 어떤 스타일의 집이라고 콕 집어 말할 수 없는 분위기다. 2000년 즈음 지어진 오래되고 정겨운 아파트는 창밖으로 푸른 동산과 한적한 길이 보이는 곳이다.
 
유현진씨 부부는 이전에 다니던 직장에서 만난 사내연애 커플이었다. 당시에 아내가 유현진씨를 부르던 애칭, ‘유자’가 굳어져 두 사람의 소중한 집은 ‘유자하우스’가 됐다. 2년 전 결혼을 하고 혜화동의 신혼집에서 지내다가 작년부터 유자하우스에 들어오게 됐다. 전에 살던 신혼집은 요즈음 많이 보이는 화이트와 우드톤이 베이스가 되는 작은 빌라였고, 이번 유자하우스의 인테리어는 조금 더 새로운 느낌의 공간에서 지내고자 부부가 직접 인테리어 아이디어를 모았다.
 
 
▲거실 각자 직장에 다니는 부부가 일과를 마치고 모여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는 곳이다. 유자하우스는 종종 영상 촬영 스튜디오로도 활용되는데, 영상 쪽 일을 하고 있는 부부의 관점에서는 앵글에 빈 공간이 보이는 것이 마음에 들지 않아 여러 가지 액자, 식물과 러그로 채워 넣었다. 유자 컬러의 커튼이 귀엽다.
 
작년 여름, 입주를 앞두고 두 사람에게 주어진 시간은 열흘 남짓이었다. 주방 따로, 욕실 따로 전문가의 도움을 받으면 좀 더 편하고 효율적일 것이라고 생각한 것은 착각이었다. 가뜩이나 좋아하는 소품, 가구의 스타일이 다채로웠기 때문에 무더운 여름날 가까운 여러 시공업체, 인테리어 소품 샵을 누비며 발품을 팔았다. 이렇게 어렵게 만들어진 유자하우스를 둘러보다가, 문득 그의 취향이 궁금해졌다. 유자하우스가 어떤 모습이기를 바랐는지 묻는 기자의 질문에, 현진 씨는 ‘안 어울릴 것 같은 요소들이 한데 모여 자연스럽게 어우러지는 곳’이라 답한다. 유자하우스가 딱 그렇다. 하나하나 뜯어보면 제각각인 듯하지만, 유자하우스에 녹아들어 전체적으로 우러나는 분위기는 묘하게 자연스럽다.
 
 
▲주방 상부장과 수납장을 짙은 고동색의 우드로 선택했고, 그에 맞추어 호기롭게 우드 상판의 싱크를 사용하기로 했다. 주방 벽면에만 화이트 타일을 시공했다
 
 
 
▲침실 현관 바닥이나 베란다의 타일과 맞추어 벽돌 컬러로 침실 한쪽 벽면을 칠했다. 패브릭 소품을 좋아해서 침실 벽면에도 역시 러그를 걸었다. 부부는 침대의 프레임을 따로 구비하기보다 팔레트 위에 매트리스를 올려 그 위에서 매일밤 함께 잠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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