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의 주거공간 인테리어 트렌드가 ‘미니멀리즘’, ‘북유럽 스타일’이다 보니, 가정집에서 알록달록한 컬러를 보기가 쉽지 않다. 오늘 방문한 이수성, 명정우 부부의 집은 부부가 아끼는 빈티지 소품들과 함께 발랄한 컬러가 돋보이는 작은 빌라다. 두 부부는 작은 웨딩 사진 스튜디오 겸 빈티지 소품 샵을 운영하고 있다. 그러나 부부가 합심해서 샵을 열기 전, 남편인 이수성씨는 인테리어 디자인 스튜디오의 가구 담당으로 일했었고, 아내인 명정우씨는 뷰티 매거진의 에디터로 근무를 했었기 때문에 두 사람 모두 디자인과 컬러에 대한 명확한 스타일이 있었다고 한다.
 
▲멀티방 부부가 TV, 영화를 보고 게임을 하는 이곳을 ‘멀티방’이라 이름 지었다. 뷰 마스터, 타자기, 시계 등 매장에서 차마 팔지 못하고 가져온 물건들로 공간을 채웠고, 한쪽 벽면은 아내가 좋아하는 옐로우 컬러로 칠해 포인트를 주었다. 원래는 미닫이문이 설치돼있던 것을 철거하고 커튼으로 공간을 분리하도록 바꿨다. 가끔 손님이 오면 머무르기도 한다.
 
 
▲키친 & 다이닝 집으로 들어서자마자 보이는 곳이기 때문에 싱크대와 테이블에 특히 신경을 썼다. 최근의 가정집에서는 잘 사용하지 않는 라운드 테이블을 사용하고 있는데, 두 부부만 있을 때는 접어서 부피를 줄일 수 있다. 흔히 오래된 집을 리모델링하면 ‘체리색 몰딩’을 어떻게든 없애려고 하지만, 부부는 몰딩을 유지한 채 그 컬러에 맞춰 벽을 칠해보았다.
 
 
 
집안 곳곳을 둘러보면 100년 이상 된 괘종시계, 1940년대 제품으로 추정되는 LP 플레이어와 그릇장 등 오래된 물건들이 가득하다. 남편인 이수성씨는 원래 오래된 물건보다 새것을 좋아하는 취향이었지만, 아내와 만나게 되고 세월의 흔적, 이전 주인의 스토리가 묻어있는 오래된 물건들에 빠지게 되면서 빈티지의 매력을 알게 됐다. 사실 매장에서 판매해야 할 양질의 상품들이 부부의 집에 와있는 것은 남편의 영향도 크다고.
 
▲침실 침실은 오래된 LP 플레이어로 음악을 듣고 책을 보는 아내의 취미가 담긴 공간이다. 최대한 편안한 느낌으로 색감을 선택하고 그에 맞춰 곳곳에 행잉 플랜트를 걸어두었다.
 
 
작년 12월에 이곳으로 이사 오기 전, 부부가 살던 신혼집은 지금과는 정반대로 무채색의 모던한 곳이었다고 한다. “저희 가게를 찾아주시는 손님들은 저희의 집에 대해서도 많이 궁금해하시더라고요”, “손님들의 기대에 부응하고자 하는 마음도 있었고, 저희 가게에서 판매하는 제품이 일반 가정집에서는 어떤 느낌일지 사진으로 보여드리고자 우리의 집이 쇼룸의 기능도 할 수 있길 바랐어요.”
 

비록 부천의 신혼집에서 ‘In 서울’하게 되면서 집의 평수는 줄었지만, 온전히 부부 둘만의 힘으로 꾸며낸 이곳은 무수한 세월의 흔적이 담긴 빈티지 소품들과 부부만의 캐릭터가 드러나도록 매력적으로 꾸민 소중한 공간이다.
 
저작권자 ⓒ Deco Journal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