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특정 디자이너 한 사람의 색이 아닌, 모두의 색이 자연스럽게 어우러져 세상에 없는 고유한 가능성을 만들어가고자 한다.'
라보토리가 올해로 10년 차를 맞이했다. 흔히 10년이라는 시간은 한 분야에서 전문가로 인정받을 수 있는 시간으로 지칭한다. 아버지의 영향으로 공간디자이너가 된 정진호 소장에게 10년이라는 시간은 어떤 의미일까. 1인 대표의 체제 전환 후 대내외적으로 다양한 변화를 가진 라보토리가 잠시 숨고르기에 들어갔다. 지난 10년이 라보토리의 정체성 형성의 시간이었다면, 앞으로의 10년은 보다 밀도 높은 확장의 시간이 될 것이라고 그는 말한다. 더 멀리가기 위해, 함께 가야 한다는 그의 생각은 그가 애정하는 이들에 대한 오마주이기도 하다. 그와 그의 든든한 지원군들이 써내려간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Q. 올해로 10년 차를 맞는 라보토리의 최근 근황이 궁금하다.
라보토리가 10주년을 맞이하며 PHASE 1을 지나 PHASE 2를 준비하는 전환점에 서 있다. 지난 10년이 꽤 계획적이기도, 또 꾸준히 걸어온 시간이었다. PHASE 1의 첫 5년은 라보토리만의 언어인 '미코니즘'을 정립하여 브랜드들과의 협업 속에서 어떤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는지를 확인하며, 실질적인 확장을 시도한 시기였다. PHASE 2의 출발점에 선 지금 라보토리는 단순한 외형의 성장에 머무르지 않고, 팀 내부의 밀도와 각 구성원의 고유한 색을 다듬는 데 집중하고 있다. 특히 1인 대표 체제로 전환하면서 전반적인 방향성에 관한 주요 선택을 더욱 명확하게 이끌 수 있게 되었다.
Q. (브랜딩 직업 시) '소비자의 관점에 더 다가가기 위해 페르소나를 탄생시킨다'의 구체적 의미가 궁금하다.
라보토리는 작업을 진행할 때 반드시 페르소나를 설정하는데 이는 단순히 마케팅의 타깃을 정하는 것이 아닌 가상의 인물을 만드는 작업이다. 브랜드를 설정한 후 그 브랜드의 팬이 될 수 있는 사람에 관한 이해의 시간으로 '그 사람은 무엇에 감동하고, 어떤 생활을 할지', 등을 파악하면서 공간 디자인의 요소는 물론 공간의 온도와 색감, 경험의 순서까지도 설득력 있게 다듬는다. 이 모든 과정이 브랜드에 자연스럽게 스며들도록 노력하는 라보토리만의 공감장치라고 할 수 있다.


Q. '스페이스 콘텍스터(Space Contexter)'의 의미와 진행한 프로젝트가 궁금하다.
브랜드 공간은 단순히 '잘 꾸며야 하는 장소'가 아닌 브랜드의 철학과 정체성이 가장 생생하게 드러날 수 있는 무대여야 한다. 이에 라보토리는 공간디자이너보다는 맥락을 이해한다는 의미에 '스페이스 콘텍스터(Space Contexter)'라는 개념의 포지션으로 디자인하고 있다. 즉 공간이라는 하드웨어와 브랜드를 설명하는 모든 맥락의 이야기가 유기적으로 연결되어야 비로소 좋은 경험이 만들어진다고 믿는 구성원들의 모임이다. 최근 진행한 뚜레쥬르 리뉴얼 프로젝트의 경우 단순한 베이커리 공간이 아닌 '매일 먹는 빵'이라는 일상적인 행위에 어떤 감정과 장면을 담을 수 있을지를 고민했다. 그리고 대대적인 변화를 위한 리브랜딩의 개념으로 '익숙함 속에 낯선 감각을 불어넣는' 새로운 이야기로 접근했다. 그 결과 '어반 피크닉'이라는 내러티브를 중심으로, 도심 속에 빵을 바구니에 담고 소풍을 거닐는 경험을 디자인했고, 여기에 향, 시간대별 변화, 라이프스타일의 온도를 담아낼 수 있는 매장으로 기획했다.
이어지는 이야기는 월간데코 8월호에서 만나보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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