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이즈건축은 장영철, 전숙희 부부 건축가가 운영하는 건축 스튜디오다. 2008년 뉴욕에서 시작해 2010년 한국에 정착, '일상과 가깝고 친밀한 건축'을 주장하며 주목받았다. 와이즈건축은 '스몰리스(SMALLNESS)'라는 개념을 통해 일상에서 만질 수 있는 재료에 집중한다. 또한 건축물을 크기로 판단하지 않고 도시 곳곳에 숨은 공간에 주목하며 다양한 프로젝트를 선보이고 있다.

신사동 543 Ⓒ노경
아산나눔재단 Ⓒ노경

Q. 와이즈건축과 장영철 소장에 대한 소개를 부탁한다.

A. 와이즈건축은 나와 전숙희 소장이 함께 운영하는 건축 스튜디오다. 미국의 스티븐 홀 아키텍츠, 라파엘 비뇰리 아키텍츠에서 일을 하던 중 2008년 금융 위기로 진행 중인 프로젝트가 중단되며 사무실을 차리게 되었다. 이후 미국에서 여러 어려운 일들을 겪고, 서울에는 굉장히 많은 일거리가 있다고 판단해 한국에 들어와 정착하게 되었다. 와이즈건축은 화려한 건축보다 일상과 가깝고 친밀한 건축을 지향하며, '스몰리스'를 중요시한다. 2017년부터는 점차 영역을 넓혀 가라지가게라는 브랜드를 통해 스몰리스 개념을 실천하고 있다.

어둠속의 대화 Ⓒ네이버
수안커피 Ⓒ노경
수안커피 Ⓒ노경

Q. 디자인을 시작하게 된 계기와 배경이 궁금하다.

A. 고등학생 시절, 영국을 중심으로 한 실험적인 음악 장르인 '프로그레시브 록'을 좋아했다. 그 당시 앨범 커버들을 찾아 보면서 자연스레 초현실주의 미술에 관심을 갖게 됐다. <초현실주의 미술>이라는 책에서 페르디낭 슈발(1836-1924)이 33년간 혼자 건축한 '꿈의 궁전'을 보았다. 책에 있는 궁전의 이미지가 인상적이었는데, 다른 초현실주의 회화나 조각과는 차별화 된 느낌을 받았다. <시간을 전시하는 갤러리>라는 작품을 접했을 때에도 알 수 없는 묘한 전율을 느꼈다. 그래서 막연히 '나도 저런걸 해보고 싶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또한 안상수 선생님의 타이포그라피, 편집디자인 수업을 들으면서 디자인에 대한 관심이 커졌고 이를 계기로 지금에 이르게 되었다.

신사동 543 Ⓒ노경
남해돌창고 Ⓒ노경

Q. 다양한 프로젝트를 진행했는데, 그중 가장 기억에 남는 프로젝트는 무엇인가?

A. 역삼동 ABC 사옥 프로젝트가 가장 기억에 남는다. 프로젝트의 시작은 사옥을 짓고 싶다는 문의 전화 한 통으로 시작됐다. 나는 클라이언트에게 우리가 개념 설계를 적용해 진행하게 되면 필요한 예산안을 전달했다. 서로 만난 적도 없이 계약이 이뤄지고 입금이 되었다. 이후 프로젝트가 진행되는 과정에서 크고 작은 요청사항들이 있었는데, 매번 확실하게 우리를 믿어주어서 건축주, 시공사와 합이 잘 맞아 떨어졌다. 이러한 서로 간의 믿음를 바탕으로 프로젝트를 잘 마무리할 수 있었다. 작은 프로젝트지만 건축주의 신뢰가 작업에 어떤 역할을 하는지 깨닫게 한 프로젝트였다.

드림 팩토리 Ⓒ노경
드림 팩토리 Ⓒ노경

Q. 디자인에 대한 철학이 있나. 공간 디자인에 있어서 가장 중시하는 것이 있다면?

A. 건축뿐만 아니라 모든 분야에 걸쳐 '신뢰'가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특히 건축은 아무것도 없이 계약서 하나로 시작하는 작업이기 때문에 신임이 바탕되지 않는다면 프로젝트가 엉망이 된다. 또 한 가지 중요한 것은 내가 '어떤 생각을 갖고 재료를 결정하느냐'다. '재료'라고 하는 것은 생각보다 단순하고 그 종류도 많지 않다. 콘크리트, 금속, 유리, 나무 등 이런 단순한 재료를 사용하더라도 남들과 다른 현상을 보고 다른 느낌의 공간을 만드는 것을 중시하고 있다.

메가박스 성수 Ⓒ노경
성벽돌집 Ⓒ노경

Q. 와이즈건축과 장영철 소장에게 앞으로의 계획이 있다면?

A. 가라지가게의 시스템으로 '빼빼집'이라는 브랜드를 계획하고 있다. 가라지가게는 '빼빼'라 불리는 자작나무 합판 막대기를 이용해 수납장, 책장, 책상, 의자 등을 누구나 쉽게 만들 수 있도록 조성된 공간이다. 이처럼 주거공간 건축 의뢰가 들어온다면 가라지가게처럼 표준화된 방식으로 만들어보고 싶다. 여기서 '표준화'란 공장에서 만든 규격화된 재료로 집을 짓는 것이 아니다. 빼빼장처럼 의뢰인의 필요와 요구에 맞는 집을 짓는 브랜드를 만드는 것이다. 건축이란 근본적으로 '만들어지지 않은 것'에 대한 비용을 먼저 받고 일을 하므로 갈등이 많다. 빼빼집은 가라지가게와 마찬가지로 의뢰인이 원하면 대가를 지불하고 구매하면 된다. 이런 독특한 과정을 통해 상호 간의 갈등을 최소화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고 생각한다.

움직이는 거실 Ⓒ국립현대미술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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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영철 / YOUNG CHUL JANG

약력

現) 가라지가게, 와이즈건축

前) 이로재, STEVEN HOLL ARCHITECTS, RAFAEL VIÑOLY ARCHITECTS(NEW YORK CITY)

학력

2001 UC BERKELEY 건축학 석사

1997 홍익대학교 건축학과 학사

수상

2019 서울시 건축상

2015 코리아 디자인 어워드 공간대상

2015 서울시 건축상

2012 서울시 건축상

2011 젊은 건축가상

대표 프로젝트

메가박스 성수 / 수안커피 / 아산나눔재단 / Dialogue in the dark 북촌 / 홍티둔벙 / 성벽돌집

/ ABC 사옥(역삼동) / 전쟁과 여성인권 박물관 외 다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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