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Deco Journal
사람과 사람, 사람과 공간 사이를 연결해주는 디자인. LAB404 이영진, 김진성 대표
이영진 대표는 연세대학교 대학원에서 공간디자인을 전공하고 대형 건설/설계사무소에서 상업공간 프로젝트를 전문으로 설계했다. 김진성 대표는 홍익대학교 대학원에서 공간디자인을 전공한 후 디자인 스튜디오, 백선디자인에서 주거를 기반으로 하는 다양한 프로젝트를 선보여왔다. 두 대표가 만나 설립한 LAB404는 건축과 실내 공간을 디자인하는 공간디자인사무소로, 공간과 사람의 관계를 새로운 시각에서 연결하고 비어있는 공간에 사유와 유용성을 담는 일을 하고 있다. 최근에는 LG전자, MEGABOX, 롯데백화점, 나이키 등 다양한 브랜드와의 작업을 통해 새로운 공간과 새로운 관계를 만들어가고 있다.
ⓒ LAB4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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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LAB404에 대한 소개를 부탁한다.
김진성. LAB404는 이영진 대표와 내가 공동으로 운영하고 있는 디자인 스튜디오다. 올해로 7년차를 맞이했으며, 이영진 대표가 주로 상업 공간 프로젝트를, 내가 주거 공간 프로젝트를 맡아서 일하고 있다. 그동안 각자 해왔던 분야가 달라서, 서로 다른 관점을 통해 프로젝트를 바라보며 사무실을 함께 운영하고 있다. 처음 스튜디오의 문을 연 것은 내가 전에 다니던 회사를 그만두고 이직을 준비하고 있을 때 주변의 설계 의뢰를 통해 프리랜서로 몇 년 일하게 됐는데, 그때 이영진 대표를 만나면서 본격적으로 LAB404를 시작하게 됐다. 스튜디오의 이름인 404는 4(사)를 사람, 사물로 생각하고, 0(공)을 비어있는 공간(空間)으로 해석해서 지었다. 이는 '사람과 사람, 사람과 공간의 관계를 연결한다'는 우리 스튜디오의 디자인 철학을 담고 있기도 하다.
ⓒ LAB4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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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이영진 대표는 특히 쇼핑몰, 백화점 등 대형 상공간 프로젝트 경험이 많은 것으로 알고 있다.
이영진. 처음 신입으로 입사한 설계사무소가 대형 마트, 화장품 매장, 리테일 샵 등의 프로젝트가 많은 회사였다. 사실 초창기에는 '상품이 잘 노출돼서 구매로 이어지도록', 혹은 '고객들이 예쁘다고 느끼도록' 상업 공간을 디자인하면 된다고만 생각했고, 그렇게 일하기도 했다. 그런데 언젠가 런던의 Covent Garden을 보게 되면서 상업 공간을 바라보는 시선이 바뀌었다. Covent Garden은 이미 익숙한 '몰(Mall)'의 느낌이긴 한데, 중간중간 쉴 수 있는 광장도 있고, 그곳에서 여러 사람들이 북적대며 소통한다. 한 곳에서는 마켓에서 산 음식을 먹는 사람들, 한 곳에서는 악기를 연주하는 소리도 들리고. 물론 디자인이 이국적인 것도 있었겠지만, 비워져 있는 공간에서 사람들이 만들어내는 풍경과 분위기가 있더라. 이처럼 우리나라의 대형 몰에서도 고객들이 활용할 수 있는 서비스 공간이 많아지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고, 프로젝트에도 반영해 나가기 시작했다.
Q. 파미에스테이션 / 파미에스트리트의 인테리어 디자인을 총괄했다.
이영진. 파미에스테이션은 공간 간에 천고 차이가 크고, 골목 같은 느낌의 통로가 나 있는 등 사이트가 가지고 있는 공간감이 재미있었다. 그래서 클라이언트 측에 '도시의 광장' 같은 콘셉트로 고객들이 자유롭게 체류할 수 있는 넓은 서비스 공간을 제안했고, 클라이언트는 '여러 사람들이 지나다니고 머무는 기차역'과 같은 느낌을 원했기에 맞는 부분이 있었다. 파미에스테이션은 지금까지도 여러 사람들이 많이 찾고 있다. 개인적으로도 이 프로젝트를 통해서 '사람들은 역시 각자의 방식으로 공간을 경험하고, 그 경험이 즐거우면 공간을 긍정적으로 기억한다'는 것을 새삼 깨닫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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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반면, 김진성 대표는 다른 디자인 사무소에서 근무할 때부터 주거를 베이스로 하는 공간 디자인을 주로 해왔다.
김진성. 상업 공간 디자인을 전문으로 해온 이영진 대표와 달리, 나 같은 경우에는 주거 공간 프로젝트로 디자인을 시작하다보 니 단독주택, 공동 주거, 타운하우스, 유닛 디자인, 호스피탈리티 등 주거를 베이스로 하는 프로젝트를 주로 해왔다. 주거 공간 디자인과 상업 공간 디자인은 그 접근부터 완전히 다른 작업이다. 상업 공간은 이따금씩 공간을 찾는 불특정 다수의 사람들이 보편적으로 쾌적함, 즐거움,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어야 하고, 공간 디자인이 클라이언트의 매출에 기여할 수 있어야 한다. 하지만 주거 공간 디자인은 그 집에 살고 있는, 혹은 살아가게 될 가족과 개인이 편안하게 머물 수 있어야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고, 나아가 그들의 삶이 공간에 투영되어 있어야 한다.
ⓒ LAB4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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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LAB404의 공간과 디자인에 대한 철학이 있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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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진. 우리는 디자인만 예쁘게 하기보다 좀 더 새로운 것을 만들어내는 스튜디오, 또 기획력이 있는 스튜디오가 되려고 한다. 멋진 디자인만 베껴서 회사가 빨리빨리 성장하는 것은 쉽지만, 그게 우리가 가려고 하는 길은 아니다. 천천히, 느리게 성장하더라도 많은 사람들의 감성을 자극하고 영감을 줄 수 있는 새로운 디자인을 하려고 한다. 그래서 신사업을 구상 중인 클라이언트들이 '어느 회사가 새로운 아이디어와 기획력이 있을까' 질문했을 때 LAB404를 떠올리도록 많은 시간을 할애하며 끊임없이 연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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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성. 사명을 소개할 때 잠깐 이야기했는데, 우리는 LAB404를 소개할 때 항상 '인간과 공간과의 관계성을 새로운 시각에서 만드는 디자인 사무소'라고 말한다. 우리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관계성'은 1차원적으로 어떤 공간과 사람의 디자인적인 관계성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다. 클라이언트가 어떤 목적으로 디자이너에게 프로젝트를 의뢰했는지, 클라이언트가 브랜드라면 고객들은 그 브랜드를 어떻게 인식하고 있는지, 또 클라이언트가 어떤 기준으로 디자인 스튜디오를 선택해서 일을 맡기는지, 그 디자인 스튜디오는 그동안 어떤 디자인 언어로 어떤 공간을 만들어왔는지 등 디자인을 시작하기 전 단계의 관계성 또한 중요하게 생각한다. 이렇게 축적된 관계성에 대해 클라이언트와 이야기를 나누며 비어 있는 공간에 우리가 관계 맺어왔던 것들을 담아드리고 있다.
Q. 앞으로에 대한 계획을 듣고 싶다.
김진성. 우선 이영진 대표가 가지고 있는 탤런트를 마음껏 발산할 수 있도록 회사를 내부적으로, 재정적으로 성장시키고 싶다. 대규모 프로젝트를 아우르기 위해서는 클라이언트가 우리를 선택할 만큼 멋진 작업을 선보이면서, 동시에 탄탄한 기반을 갖춰 신뢰를 줄 수 있어야 한다. 두 번째로는 좋은 사무실을 만들고 싶다. 우리와 함께 일하는 직원들은 실력도 좋고 인성도 좋은 멋진 친구들이다. 때문에 금전적으로 충분히 보상해주고, 삶의 질을 최대한 보장해줄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 언젠가 후배, 직원들이 LAB404를 떠나서도 충분히 실력을 인정받을 수 있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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