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에 천장등이 나간 적이 있다. 불은 위태롭게 깜빡이다 이내 꺼져버렸고, 마트에 갈 수 있는 주말까지 며칠을 핸드폰 불빛에 의지한 채 최소한의 생활만 할 뿐이었다. 내게 다른 것이 없었다고 가정해보자. 예를 들어 물이 안 나왔다면? 조금 불편하겠지만 씻는 것쯤은 다른 곳에서 해결할 방법이 있었을 것이다. 보일러가 고장 났다면? 요즘은 평소에도 잘 안 켜는걸. 그러나 빛의 부재는 거의 모든 활동을 방해했다. 미세한 빛이라도 필요했기에 대부분 순간을 핸드폰 혹은 컴퓨터 불빛으로 버텨야 했다. 빛만큼 소중한 것은 없다. 빛과 소금이 괜히 빛과 소금이었을까. 그럴 때면 LUMIR의 프로젝트가 늘 숭고하게 느껴진다. LUMIR는 저개발 지역의 빛 부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애쓰는 소셜 벤쳐다.
전기를 쓸 수 없는 지역을 위해 현지형 램프를 개발, 공급하는 등 그들의 활약은 그저 빛이었다. 이번에 LUMIR가 내놓은 테이블 램프 LUMIR R은 사회적 의미를 넘어 디자인적 미학을 담았다. LUMIR R은 부드러운 곡선이 돋보이는 반구형 쉐이드의 테이블 램프다. 역사다리꼴 상단에서 떨어지는 쉐이드는 그 자체로 우아하고, 헤드부터 시작된 두 번의 엣지는 LUMIR의 아이덴티티를 상징한다. 버튼 하나로 네 단계 빛 조절이 가능하고, 30분 타이머 설정으로 취침 예약도 가능하다. 색온도를 설정할 수 있다는 것도 큰 강점.
이찬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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