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기술영역의 경계가 확장되며 4차 산업혁명시대를 맞이하고 있지만 코로나19와 같은 전염병, 기후변화, 자원부족, 인구 저출산 및 고령화 등 도시의 거주공간, 나아가서는 인류생태 환경을 위협하는 현상이 동시에 발생하고 있다. 자본주의 심화에 따른 소비지향적인 사회가 지구온난화, 생태계 파괴 등의 총체적 환경 고갈, 상상할 수 없었던 우크라이나 전쟁 등은 더욱 인류를 위협하는 상황을 연출하고 있다. 특히 코로나19는 전세계를 펜데믹으로 가속시켰고, 이제는 미래의 건축과 도시에 대한 관심은 피할 수 없는 주제가 되었다. 이제는 지금까지 인류가 접해온 상상력의 욕망을 건축과 도시를 변화시킬 수 있는 가능성을 탐구하여야 하는 시기가 되었다. 지속적으로 발전하고 있는 과학기술과의 접목, 이를 바라보는 새로운 통찰력을 통해 우리는 삶과 인간관계의 방식을 근본적으로 변화시키는 혁명의 문을 열어야 한다. 미셀 푸코가 이야기하는 현재에 존재하는 유토피아인 헤테르토피아적 가능성을 바로 눈앞에서 찾아내야 한다. 미래의 건축 <VISIONARY ARCHITECTURE>란 주제로 현재의 도시를 새롭게 바꾸는 실험적이고 혁신적인 건축 제안을 모색하여야 하는 필요가 바로 여기에 있는 것이다. 

 

 

05회
코로나 이후의 아파트 땅을 분양하는 집합주거

 

코로나 바이러스는 생물의 호흡기를 통해 감염시키는 바이러스로, 보균자의 기침이나 재채기, 콧물 등에서 나온 비말에 의해 공기 중으로 전파된다. 하지만 비말이 너무 가벼워 바닥에 가라앉지 않고 1시간 정도 공기 중에 떠 있으며, 가라앉은 비말이 건조된 이후에도 비말핵이 되어 다시 떠오르기도 한다. 이와 같은 원리로 밀폐된 공간은 더욱 쉽게 감염이 이루어지는 위험한 공간이 된다. 코로나 바이러스가 창궐된 후 비말에 의한 바이러스 감염에 대한 우려로 인해 우리가 사는 주거공간 역시 이전보다 채광이나 환기 등의 요소가 더욱 중요해졌다. 특히 밀도가 높고, 기능적인 집합주택들의 구성은 자연환기와 채광의 근본적인 요구와 그 외의 다른 환경적인 시스템의 변화에 직면해있다.


많은 사람들이 실내 공기를 정화하고, 자연환기를 통해 숲의 공기를 집 안에 가져다 놓는 것을 꿈꾼다. 이는 집합주거에 있어 중요한 이슈로 대두되었고, 비교적 단독주택은 이런 문제에서 자유롭다. 어쩌면 단독주택이야 말로 독자적인 환경시스템을 구축해낼 수 있는 최적의 주거시스템이 아닐까. 

 

'거주'한다는 것은 지붕 아래의 면적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다른 사람들과 서로 다른 생각, 대화, 느낌을 공유하는 것이며 이때에는 타인과의 합의도 중요하지만 독자적인 세계를 구축하는 것이 우선시된다. 함께하는 개인들은 각자의 세계를 위해, 아파트를 짓지 않고 <땅을 분양하는 아파트>를 제안할 수도 있다. 분양된 땅 위에 개인이 원하는 스타일로 단독주택을 짓는 방식으로 개인의 다양성을 기반으로 개인적 실존을 성취하는 주거시스템이 된다. 코로나와 같은 극한 상황을 위한 자연환기와 채광을 극대화하고 열려진 커뮤니티를 구성하기 위해서 개인적 삶과 다양성을 최대한 확보하기 위한 집합주거를 구상하는 것이다.

 

땅을 분양하는 집합주거는 각각의 주거로 접근하는 공동 코어의 개념이 동시에 바뀜을 시사한다. 집합주택에서 개인적인 공간의 호흡도 물론 중요하지만, 이동하는 복도와 엘리베이터를 포함한 밀폐된 코어를 변형시켜 자연으로 오픈된 커뮤니티 동선을 구성하는 것이 가능해진다. 커뮤니티 역시 과거의 마을이 그랬듯이 주택과 주택사이에 자연스럽게 형성된 수직적인 길로 생성된다. 개인적인 작은 건축들이 모여서 만들어지는 입체적인 마을이 현대의 도심에서 새롭게 재탄생하게 되는 것이다.

 

 

 

장윤규 / Jang Yoon Gyoo
국민대학교 건축대학 교수(2004-현재)
건축가그룹 운생동 대표(2001-현재)
갤러리정미소 대표(2003-현재)

비저너리 건축 디자인랩
Creative Director. Jang Yoon Gyoo
Lead Architect. Kim Mi Jung
Designer. Kim Min Kyun, Yang Won Jun

 

 

 

 

VISIONARY ARCHITECTURE YOUTUB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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