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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자기

손으로 빚는 오브제
 ⓒ Sugar and milk set, or soy and ginger set, on a light-coloured platter designed by Scholten & Baijings
 
 
 
 
 

원목과 유리 등 세상에는 수많은 오브제가 존재한다. 그중 하나인 도자기는 완성되기까지 수많은 손길이 닿아있는 오브제다. 도자기는 흙을 빚어 높은 온도의 불에서 구워낸 것을 말한다. 크게 1,300℃ 이하의 온도에서 구워낸 도기와 1,300~1,500℃ 사이에서 구운 자기로 나뉘며, 도기와 자기 및 사기그릇과 질그릇을 통틀어 도자기라고 칭한다.

 

 

 
 
 
 
 
 ⓒ Mila Bowl for Pulpo
 
 
 
 
 
 

세상에는 변하지 않는 것이 있을까요? 꽃은 한 철만 피어나기에 아름답다는 말도 있지만, 그럼에도 흐드러지게 핀 꽃을 보면 천천히 지길 바라는 것이 속마음입니다. 도자기는 따뜻한 것은 따뜻한 대로, 차가운 것은 차가운 대로 담아냅니다. 변화하는 것은 멈출 수 없지만 조금이나마 잡아두는 역할을 하지요. 순간이 지속되는 도자기, 어떻게 만들어진 것일까요?

 

 

 

 

 ⓒ ellenbergerdesign chai teaset walnut

 

 

 

 

정착 생활을 시작하게 된 인류는 음식을 보관할 수 있는 그릇이 필요했습니다. 구하기도 가공하기도 쉬운 흙은 인류가 선택한 첫 번째 재료입니다. 고대 이집트인들은 나일강 옆의 흙으로 가볍고 단단한 그릇을 만들었습니다. 이 그릇을 말려 사탕수수즙을 바른 후 600~800℃ 사이의 불에 구워서 사용했지요. 그렇지만 물이 닿으면 무너지는 것은 피할 수 없었습니다. 흙이 물에 약하다는 단점은 모든 문명국가에서 극복해야 할 문제였습니다.

 
 
 
 
 
 
 
 ⓒ Chimney
 
 
 
 
 

인도네시아 소수민족으로 이뤄진 마을 바이안에서는 더욱 단단한 도자기를 만들기 위해 다른 불 때기 방법을 이용했습니다. 약 1m 높이의 둥근 담 안에 토기를 쌓아 기와로 덮고, 다시 그 위를 짚으로 덮는 방식입니다. 이렇게 구워진 토기는 1,000℃까지 올라간 화덕에 쌓여 더욱 단단하고 세밀한 도기가 되었어요.

 

 

 

 

 

 ⓒ Chimney

 

 

 

 

 

사막을 오가며 무역을 하던 상인들은 어느 날 놀라운 목격을 하게 됩니다. 사막의 모래가 소다나 소금과 섞이면 녹는점이 1,000℃ 이하로 내려간다는 것입니다. 중동 지역의 사람들은 이를 이용해 유리를 발명하게 됩니다. 정제된 흙과 소다를 물에 풀어 도기 표면에 입히면, 이는 소성 과정에서 유리질로 변하게 됩니다. 비록 온도가 낮아 완벽하지 않았지만, 유약이 발명된 순간입니다.

 

 

 

 
 
 
 
 ⓒ Gardenias, vase
 
 
 
 
 
 

고령토는 1,300℃에서 물을 흡수하지 않는 백색의 자기로 변화합니다. 그러나 2,400년 전 은 시대 중국의 도공들은 가마 온도를 1,300℃까지 올릴 수 없었어요. 대신 중국인들은 좋은 흙을 채취하는 것부터 불순물을 걸러내는 단계까지 모든 과정을 체계적으로 확립했습니다. 흙을 빻아 물에 침전시킨 후 고운 체로 걸러낸 것을 태토로 사용했지요. 이 과정에서 자기 태토는 도기 태토보다 점성이 높아 훨씬 얇고 섬세한 성형이 가능해졌어요. 보다 높은 온도에서 견딜 수 있는 흙을 발견한 도공들은 가마 온도를 높이는 데 힘쓰기 시작했습니다.

 

 

 

 

 
 ⓒ Sucabaruca, color
 
 
 
 

불의 온도가 1,100℃를 넘어서자 나뭇재가 날려 그릇 표면에 내려앉았습니다. 나뭇재는 소다나 소금 역할을 하며 흙 속의 유기질을 녹였습니다. 태토와 화학반응을 일으킨 것이지요. 이를 자연유라 부릅니다. 나뭇재로 만든 자연유는 태토와 만나 완벽한 방수성을 보였습니다. 높은 온도는 유약의 화학적 변화뿐 아니라 태토의 성질 자체도 변화시켰어요. 가마 온도가 1,250℃에 오르면 흙의 성질은 액체와 고체 사이 자화에 이르게 됩니다.

 

 

 

 

 ⓒ Sucabaruca, living
 ⓒ Sucabaruca, living
 
 
 

1,700년 전 중국은 물을 흡수하지 않는 최초의 흙 그릇 자기, 청자를 탄생시켰습니다. 입때까지만 해도 청자는 푸른빛을 띠지 못했습니다. 청자의 발상지이자 완성지인 중국 월주는 오름가마를 만들어냈습니다. 오름가마의 완성은 청자의 완성으로 이어졌어요. 경사를 이용해 짓는 오름가마는 하나의 방으로 이어져 있습니다. 측면의 불구멍들은 가맛속 불의 상태를 조절하는 데 필요하지요. 갑발에 넣어 구워지는 청자는 산소를 차단당해 푸른 빛의 색을 띠게 됩니다. 이른바 환원작용을 유도하는 것입니다.

 

 

 

 
 
 ⓒTAC Gropius Palazzo RORO
 
 
 
 

자연의 혜택에 힘입어 중국 북부에서도 많은 자기 생산지가 생겨났습니다. 태토 가운데 유일하게 흰색을 띠는 고령토는 접착력이 강해 희고 얇은 그릇이 됩니다. 북부의 도공들은 고령토를 자화에 이르게 하기 위해 1300℃까지 불의 온도를 올려야 했습니다. 단가마에서 온도를 높이려면 특별한 방법이 필요하지요. 가마에 불을 지피면 발생하는 상승기류가 가마 내부를 최대한 돌아 나가게 한 것이 바로 백자 가마입니다. 이로써 더 높은 온도가 발생한 것입니다. 월주의 청자가 나타나고 약 300년 후, 백자가 탄생했습니다. 이렇듯 도자기는 흙과 가마 온도에 따라 수십,수백 가지로 나뉩니다. 그에 따라 쓰임새도 다양하지요. 물을 흡수하지 않아 위생적인 도자기는 그릇, 화병, 찻잔, 식기에 주로 쓰입니다. 타일과 기와 등 공간을 이루는 오브제가 되기도 하지요. 강한 불이 도자기의 내구성을 좋게 만들어주며, 색과 형태를 보존해주기 때문입니다. 오랜 시간이 지나도 변하지 않는 오브제, 도자기입니다.

 

 

김리오 기자

 

 

 

 
 
 
차주헌 기자
ixd.jhcha@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