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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치

건축 기술의 꽃, 아치(Arch)

Ⓒ Enwan Photograph, NANJING LINEAR ARCHITECTURE, Water in the mirror, Flowers like the moon

 

아치
건축 기술의 꽃, 아치(Arch)

 

아치는 두 개의 기둥을 떨어뜨려 세워놓고, 그 위에 쐐기 모양의 돌(홍예석)을 곡선형으로 쌓아놓은 형태의 구조물을 말한다. 조각조각 분리된 홍예석의 상호 압력으로 상부의 하중을 지탱하거나 중력에 저항할 수 있는 힘이 생기며, 비어있는 공간이 있음에도 무너지지 않고 형태가 유지된다. 아치의 이런 구조에 주목한 건축가들은 오래전부터 아치 구조물을 활용해 건축물의 출입문과 창을, 심지어는 사람과 마차가 지나다니는 교량까지 만들어냈다. 로마의 콜로세움과 무굴제국의 타지마할, 파리의 개선문과 경주의 석굴암에 이르기까지. 텅 비어있음에도 하중과 중력에 저항하고 있는 아치와 그 신비로운 힘은 인간 건축 기술의 결정체라 할 수 있다.

 

Ⓒ Alexander Angelovskiy, SVOYA Studio, Hello Baby

 

Ⓒ Enwan Photograph, NANJING LINEAR ARCHITECTURE, Water in the mirror, Flowers like the moon

 

인류 최초의 인공 아치 구조물이 무엇인지, 언제 만들어졌는지는 정확하게 알 수 없다. 그러나 기원전 4000년경 메소포타미아 지방에서, 기원전 3000년경 고대 이집트와 바빌로니아, 아시리아와 중국에서도 아치를 만들어 건축물에 사용했던 흔적이 발견됐다. 문명 초기의 아치는 비교적 단순한 형태로, 불규칙적인 곡선형의 돌, 진흙 등이 빈 공간을 떠받치고는 있지만 막대한 하중을 견딜 수 있을 만큼 완성도 있는 구조물은 아니었다. 아치가 대형 건축물에 쓰이면서 홍예석을 표준화하는 등 정교한 기술을 필요로 하게 된 것은 로마제국 시기부터다.

 

Ⓒ Andriy Bezuglov, YOD Design Lab, NĂM • Modern Vietnamese Cuisine

 

로마의 콜로세움은 인류의 역사, 문화, 건축학적으로 가장 상징적인 건물 중 하나다. 서기 70년, 플라비우스 왕조인 베스파시아누스 황제가 착공하여 10년 뒤 그의 아들 티투스 황제 때에 완성된 콜로세움은 최대 지름 188m, 최소 지름 156m, 둘레 527m, 높이 57m의 4층으로 된 타원형 건물로, 약 9만 명에 가까운 관객을 수용할 수 있는 로마제국 최대의 투기장이었다. 그리고 콜로세움에는 총 80개의 아치 구조물이 활용됐다.

 

Ⓒ OTD Corp, 적당 赤糖

 

거대한 콜로세움은 사실 온통 아치로 이루어진 건축물이라고 보아도 과언이 아니다. 이토록 많은 아치로 콜로세움을 설계한 까닭은 아치야말로 이 육중하고 거대한 경기장의 하중을 견디기에 가장 적합한 구조물이었기 때문이다. 로마인들이 이룩한 아치 구조물의 지식은 서유럽의 로마네스크 건축, 비잔틴 건축의 기본 형식이 되었고, 중세 프랑스와 영국인들은 석조 아치 교량 등으로 아치에 대한 기술과 지식을 더욱 발전시켰다.

 

ⓒ Saurabh Suryan, Lokesh Dang, RENESA, Feast India Co.

 

아치는 주로 건축물의 출입문, 창문에 활용되는 구조다. 이로 인해 아치는 ‘다른 시/공간으로 들어서는 관문’으로서의 이미지를 가지고 있다. 또한, 아치는 그 구조적인 특성으로 인해 힘과 지지, 개방성과 신비로운 힘을 상징한다. 이 상징성은 자연스럽게 종교계에도 영향을 끼쳤다. 전 세계의 수많은 신전, 사원, 성당에서는 아치 구조물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고대 그리스인들은 그들의 최고 신 제우스를 상징하는 기호로 아치를 선택하기도 했다. 우리는 어딘지 신비롭고 우아한 모습의 아치를 통해 신에 대한 존경과 사랑을 표현했으며, 아치형 관문을 지나 신전에 들어선다는 것은 세속을 벗어나 신들의 공간, 신성하고 엄숙한 공간으로 다가간다는 의미를 담아낸 것이다.

 

Ⓒ Xiaokai Zhang, SEEING JEWELRY, Pures Design

 

석재보다 튼튼한 콘크리트와 장력이 있는 강철이 건축재로서 주목받게 된 이후, 우리는 건축물의 무게를 지탱하기 위한 목적으로 아치를 사용하지 않는다. 오늘날 건축물에서 찾아볼 수 있는 아치는 주로 상징성과 심미성을 위한 구조물이다. 아치는 직선과 직각이 대부분인 건축물, 공간에서 이지적이면서 아름다운 느낌을 자아낸다. 과거 건축 기술력의 꽃이었던 아치는, 이제 그 상징성과 아름다움으로 인해 공간의 꽃이 된 것이다.

 

Ⓒ Casa de São Lourenço

 

Ⓒ Norm Architects, Cabinetmakers' Autumn Exhibition 2016

 

인간 건축 기술의 꽃, 아치다.

차주헌 기자
ixd.jhcha@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