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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엄그라운드 기획전

한 곳에서 만나는 세 개의 전시

  

 

2018년 10월, 용인시 고기리에 뮤지엄그라운드(Ground Museum of Contemporary Art)가 오픈했다. 뮤지엄그라운드는 입체 추상 작품으로 명성을 얻은 전광영 작가가 만든 곳이다. 전광영 작가는 미술관을 오픈하며 이렇게 이야기한 바 있다. “한국처럼 미술 활동하기 어려운 나라가 없는 것 같아요. 작품이 좋아도 인맥 부족으로 세상에 알려지지 못한 작가도 많죠. 앞으로 후배들이 이런 고통과 억압에서 벗어나 좋은 환경에서 마음껏 뛰어노는 장을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으로 미술관을 설립했죠."

 

 

 

 

뮤지엄그라운드에는 총 세 개의 전시공간이 위치한다. 제 1, 2, 3 전시실을 비롯해 멀티 교육실, 야외 조각 공원, 카페 등을 통해 현대 미술의 위치와 의의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보게 할만한 전시를 기획하고, 개최한다. 문을 연 지 2년이 다 되어가는 지금, 여전히 국내, 국외의 다양한 문화예술이 전시되는 복합문화공간인 이곳은 다양한 스타일과 장르의 현대미술을 가감 없이 관람객들에게 선보이고 있다. 지난해 IXDesign이 컬쳐 꼭지를 통해 소개했던 그래피티 전시, «마이 스페이스» 展이 대표적인 예다. 그런 뮤지엄그라운드가 새로운 전시와 함께 관람객을 찾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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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1전시실에서 만나볼 수 있는 것은 바로 «본다» 展이다. 이번 전시는 극사실주의 장르와 문학작품의 결합을 통해 감상에 대한 새로운 공감과 개인적 사유의 장을 제시하기 위해 기획된 것이다. 처음 보이는 강강훈 작가의 작품은 작가의 딸을 모티프로 작품을 그려냈다. 감정과 색에 관한 폭넓은 연구와 딸의 성장 과정 속의 찰나들을 놓치고 싶지 않은 작가의 부성애와 세심한 기록을 위한 사유의 결과물이다. “우리는 유한한 삶을 살며 모든 것을 유동적으로 움직이고 끊임없이 변한다. 구체적인 형상을 그리지만 잡히지 않을 법한 부분들은 연출 과정에서 뿌리거나 바르는 추상적 행위를 통해 간접적으로 내포되어 있다.” 작품 속 파색은 작가를 대변하는 색이자 동경의 의미를 담았다. 핑크색은 딸이 성정하며 좋아하게 된 색으로, 이 두 색의 교차 속에서 감동을 주기 위한 작가의 노력을 담았다.

 

 

 

 

박지혜 작가의 작품은 롤랑 바르트가 제시한 푼크툼(Punctum) 개념에서 출발한다. 산책을 하고, 차를 마시고, 책을 보고, 생각에 잠기고, 친구를 만나고, 전화를 하고, 밤새도록 깨어 있는, 일상적인 순간들이 다른 누군가에게는 ‘뇌리에 꽂히는 경험’으로 남을 수 있다. 모두가 각자의 경험과 사고에 따라 평가하고 판단하기 때문이다. 작가는 작가의 뇌리에 강렬히 남은 일상의 순간을 캔버스 위에 풀어냈다. 얼굴을 알 수 없는 여성의 뒷모습, 뒷모습 안에 드러나는 등세, 섬세한 근육과 골격구조를 관찰하고 표현한 것이다 작가의 작품이 그려지는 시점이 작가가 느낀 푼크툼이었다면, 이제 관람객들은 박지혜 작가의 작품을 보며 또 다른 푼크툼을 경험하게 된다. 작가의 경험과 시선으로 만든 작품들은 이내 관람객의 경험과 시선 안에서 또 다른 방식으로 완성된다. 

 

 

제 1전시실의 마지막 공간, 이흠 작가의 작품을 만날 수 있다. 작가는 케이크와 사탕이라는 달콤하고 감각적인 소재를 통해 예술을 담아냈다 겉으로는 아름답게 보여도, 실제로는 곪아 있는 것들이 있다. 쇼윈도를 통해 예술을 이야기하는 작가는 진열대에 놓인 물건을 집어들기만 해도 상품을 돋보이게 만들던 모든 요소가 사라지고 본질만 남는다고 이야기한다. 예술이라는 행위를 비롯한 21세기를 살아가는 모든 방식을 작가는 이 쇼윈도에 담고자 했다. 작가는 예술계에서 등한시하는 자본주의에 관한 작가의 생각을 거침없이 풀어낸다. 삶과 죽음, 섹스 등 고차원적으로 인용되는 주제가 아니라, 가장 현대적이면서도 자본적인 부분을 그는 예술의 바운더리 안으로 가져온다.

 

 

 

 

제 2전시실에서는 전광영 작가의 개인전 ≪전광영 – Chapter 2: Blue & Yellow≫ 展이 펼쳐진다. 뮤지엄그라운드는 설립자 전광영 작가의 초기 회화부터 현재 부조 작품을 7개 장으로 구분해 60년 작가 인생의 전작을 담아냈다. 이번 챕터는 작가의 80년대 회화작품부터 2020년 최신 집합 작품들 중 이번 전시 주제 컬러인 옐로우와 블루 컬러를 중심으로 작품을 선보였다. "전광영의 주목할만한 조각 작품은 혁신과 전통의 교차로 사이에 자리한다. 그의 작품은 그가 어린 시절에 기억하는 한의원의 천장에 매달린 약봉지에서 받은 수천 매의 고서로 감싼 꾸러미로 구성된다. 집합은 역사적인 재료로 만들어지고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함축된 의미로 가득 차 있다. 그러나 작가가 그 재료들을 모을 때 그 꾸러미들은 천문학과 과학적 허구의 세계에 속하는 것으로 나타내는 형태를 만들어낸다. 잊히지 않으면서 시각적으로 확신에 찬 [집합] 작품은 부분의 총합보다 더 위대하며 더욱 진보적이다." 브루클린 미술관의 전시 서문이다.

 

 

 

제 3전시실에서 만나볼 수 있는 건 한국과 뉴욕을 오가며 작품활동을 이어가고 있는 키야킴 작가의 작품이다. 키야킴 작가는 사소한 일상 속을 들여다보고 관찰하며 관념, 색, 사물 등을 조합해 평면과 입체의 콜라주를 그려낸다. 그 작업은 내면의 목소리를 듣는 것으로부터 시작, 일상의 순간에 집중해 스스로 참여하거나 수집하는 단계를 거쳐 작가가 반응하고 이해하는 단계에 이른다. 이것이 바로 작가가 이야기하는 자기객관화다.

 

 

 


키야킴 작가가 작품에 사용하는 재료는 이 자기객관화를 거친 자기 자신이다. 내면에서 시작된 사적인 이야기들은 관람객 개개인에게 닿아 공감할 수 있는 보편적인 이야기가 된다. 그는 어린 시절 인형 놀이에서 시작된 사회적 모습의 기억에서 자신의 작업 형식을 도출했다고 말한다. 패션 잡지에 실린 모델의 스타일, 색, 그래픽, 요소들이 그를 현재의 작업으로 이르게 했다. 다양한 오브제를 사용 자신의 내면을 탐구하고 콜라주해 표현하는 작가의 작품세계에 관람객들은 어느새 빠져들게 된다.

 

 

 

지금까지 IXDesgin과 함께 뮤지엄그라운드의 새로운 전시들을 만나보았다. 후덥지근하고 왜인지 모를 짜증이 스멀스멀 맘속에서 기어 나오는 날, 우리의 일상을 조금 다른 시선으로 볼 수 있게 도와줄 세 개의 전시를 보러 떠나는 건 어떨까. 지루하고 단조롭던 일상에 어느 순간 당신의 뇌리에 꽂히는 장면이 숨어 있을지도 모른다.

이찬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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