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드
승자를 위한 가장 값지고 고귀한 빛
Ⓒ KOHLER - MICA
과거 연금술사들은 철, 구리 등의 물질을 아름답게 빛나는 금으로 변환하고자 일생을 바쳤다. 당시의 기준에서 금은 가장 완벽한 금속이었고, 지금과 마찬가지로 가장 값진 것 중 하나였기 때문이다. 물질을 순수한 금으로 바꾸고자 하는 연금술사들의 노력은 실패로 돌아갔다. 그러나 그들이 쌓은 지식인 '연금술'은 '현대 화학의 아버지' 라 불리며 오늘날의 화학, 금속학, 의학 등을 이루는 기초가 되었고, 이것은 '금'에 대한 인간의 순수한 사랑과 열정에서부터 비롯되었다고 보아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 BD Barcelona - Leda Armchair
인간 욕망의 결정체이자 가장 값지고 고귀한 빛, 금에 대해 알아보자.
Ⓒ Eno Studio - ARCHAL half moon M
태양처럼 반짝이는 금속, 금은 가히 귀금속의 정점이라 할 수 있다. 금은 그 경제적인 가치뿐만 아니라 전도성이 우수하고 가공이 손쉽기 때문에 현대 사회에서의 활용도 또한 광범위하며, 전 세계 어디에나 인정받는 높은 환금성을 지니고 있다. 인간이 가장 먼저 사용했던 금속은 구리이며, 그 다음은 금이라고 여겨지고 있다. 기원전 3천
년 경 메소포타미아인들은 금으로 투구를 만들었고, 고대 이집트의 파라오들은 무수한 금붙이와 함께 피라미드에 매장됐다.
Ⓒ Xavier Lust - Oudjat - Controluce
Ⓒ Federica Biasi - Jolie
금을 화폐로 사용했던 최초의 국가는 고대 왕국 리디아로 추정된다. 현재 터키에 해당하는 땅에 터전을 잡았던 리디아는 고대 그리스 식민도시들과 활발히 교역했는데, 희귀하고 안정적이면서 외국에서도 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는 금을 물물교환의 매개 수단으로 선택했던 것이다. 금과 은으로 만든 주화는 인접한 무역 도시를 중심으로 통용되었고, 아테네와 로마 제국, 페르시아를 거쳐 서구 문화권 곳곳으로 퍼져나갔다. 그 이후로도 금은 여러 국가에서 오래도록 화폐로서 이용되어 왔다. 근대에 접어들면서 19세기 영국에서는 일정량의 금이 가지는 가치를 각국 통화의 가치와 연계시키는 화폐제도, 금본위제가 실시됐다. 영국을 비롯한 세계의 패권 국가들은 금본위제를 통해 세계 경제를 안정적으로 운영하고자 했다.
Ⓒ Radial Tray - Design By Them - Pete Daly
Ⓒ Cristina Celestino - The Happy Room-Fendi-Coffee table
금은 화학을 발전시켰고 화폐로 사용되거나 신대륙을 발견하게 하는 등 우리가 많은 것을 이룰 수 있게 했던 원동력이었지만, 인류의 역사 속 어두운 일면에서 반짝이고 있기도 하다. 대항해시대의 유럽인들이 배를 타고 태평양, 대서양을 누빈 것은 금을 찾거나 동양으로부터 금을 들여올 새로운 무역로를 개발하기 위함이었다. 이 과정에서 탐험가들은 그동안 알지 못했던 새로운 땅을 밟게 된다. 그곳에는 그들이 찾던 황금 외에도 향신료, 설탕, 그리고 흑인 원주민들이 있었다. 그들에게 새로운 땅은 수탈해야 할 금광이었고, 흑인 원주민들은 금광과 농장에서 일할 노예에 불과했다. 16세기 초반에는 불과 10년 동안 20만 명에 달하는 흑인들이 유럽으로 팔려갔고, 다시는 고향 땅을 밟지 못했다. 노예매매상은 이들을 '검은 황금'이라 불렀다.
Ⓒ BD Barcelona
물질의 가치에서 색의 효과가 나온다. 때문에 금속으로서의 금을 떼어놓고 금색에 대해 이야기하기란 쉽지 않다. 정확하게 따지자면 금색은 색이라고 볼 수 없다. 우리가 금색이라고 알고 있는 컬러는 갈색과 밝은 노란색, 그리고 약간의 흰색이 섞인 컬러라 할 수 있다. 금(金)의 색(色)인 금색(金色)은 밝은 노랑으로 금속성 광택을 띠는 물질을 말한다. 실제로 금색을 정확하게 표현하고자 했던 화가들은 고금을 불문하고 금박과 오일을 활용해 금의 황홀한 빛을 표현하곤 했다. 19세기 말 오스트리아의 화가 Gustav Klimt는 3년 동안 금박과 오일을 사용해 여인의 초상 한 점을 그렸다. 아벨블로흐-바우어의 초상 I(Portrait of Adele Bloch-Bauer I)은 금을 이용한 가장 유명한 그림 중 하나로, 한화 1,500억 원에 경매되기도 했다.
Ⓒ Emmanuel Gallina - MISTINGUETT
우리는 대회의 우승자에게 금메달과 황금 트로피를 선사하며 그들의 우수함을 칭찬하고, 자신의 재력을 과시할 때에도 금붙이를 자랑한다. 또, 태어난 지 얼마 되지 않은 아이의 건강을 기원할 때나 손윗사람에게 존경과 감사를 표현할 때에도 우리는 금을 선물한다. 금은 가장 고귀한 사람, 승리자를 위한 빛이며, 부와 번영을, 최고의 가치를 상징한다.
ⓒ MZ House - Moshi Gitelis
승자를 위한 가장 값지고
고귀한 빛, 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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