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포단독주택은 광주시 오포읍 산기슭에 위치해 있다. 클라이언트는 도심에서 벗어나 전원 생활의 여유를 만끽할 수 있는 공간을 원했다. 이에 디자이너는 오포읍의 풍요로운 자연을 한껏 취할 수 있도록 기존의 주택을 리모델링해 모던하면서도 자연에 어울리는 집으로 완성했다. 정원 한쪽에 마련된 테라스는 모임 지붕이 얹어져 있어 한낮에도 볕을 피해 언제든 자연을 즐길 수 있다. 입구에서 들어와 숲과 마주한 건물의 외곽은 전면이 유리로 둘러싸여 있다. 프라이버시가 보호되면서 실내에서도 자연을 오롯이 즐길 수 있다. 평지붕을 지탱하는 둥근 기둥은 건물에 무게감을 부여하며 엄중한 형태를 보여준다. 기존 주택은 지하 1층과 지상 1, 2층의 구조로 거실이 좁고 답답했다. 디자이너는 실내에 중이층을 구성하고 거실 전체를 유리로 된 커튼월로 구성해 자연의 사계절을 흠뻑 담을 수 있는 탁트인 전망을 확보했다.

 
전체 화이트 컬러로 마감된 실내는 더 넓고 여유로운 분위기를 조성한다. 1층은 높은 천정고로 야외 숲의 수려함을 웅장한 개방감으로 실내에 이어간다. 2층은 서재와 안방, 드레스룸으로 구성되어 있다. 어느 시선으로든 투명한 벽 사이로 자연이 들어와 실내를 가득 메운다. 안방 옆에 위치한 테라스 공간은 좀 더 프라이빗한 분위기에서 사색할 수 있는 시간을 제공한다.

 
중이층의 서재는 고개를 들면 커튼월 너머의 자연을 한눈에 바라볼 수 있도록 일직선상에 두었다. 불투명의 벽이 아닌 투명한 커튼월은 공간 분위기를 때때로 전환시키며 쾌적한 서재 환경을 조성한다. 복도 중간중간에는 소파를 두어 어느 방향으로든 바깥풍경을 즐길 수 있다. 내부에는 매입형 조명과, 간접 조명, 기하하적 모양의 조명 등 다양한 형태의 빛이 공간을 채운다. 낮 시간에는 풍부한 채광이 공간에 가득 스며들지만, 화려한 도시의 밤과는 달리 이곳은 오롯이 조명만이 어둠을 밝혀야 하기 때문이다. 깜깜한 밤에 켜진 조명은 건물의 윤곽을 더 뚜렷하게 드러낸다.

지하층은 주차공간과 스크린 연습장, 와인저장고를 만들어 클라이언트의 취미를 한껏 반영했다. 목재로 마감한 와인저장고의 입구는 일부 천장을 제거해 지하공간에도 풍성한 자연을 끌어들였다. 문을 열고 들어서면 간접 조명만이 와인저장고의 실내를 밝힌다. 붉은 벽돌과 목재, 노출콘크리트로 마감된 내부는 거칠지만 고풍스러운 와인저장고를 연출한다.
 
기사 고민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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