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틀리에 비움은 프로젝트 착수에 앞서 건축주 부부와의 소통을 통해 기존의 스테이와 차별되는 강렬한 느낌의 공간으로 만들고 싶다는 의견을 수렴했다. 이에 아틀리에 비움은 제주의 시골 풍경과 대비되는 강렬한 컬러의 톤을 구상했고, 멕시코의 건축가인 리카르도 레고레타의 작품들을 떠올렸다. 물, 바람, 공기, 햇빛을 요소로 활용한 그의 이념과 제주의 지형적 특성이 닮아있었기 때문이다. 이후 아틀리에 비움은 시간의 흐름에 따라 아름답게 변하는 공간을 구상하였고, 이를 극대화하기 위해 빛과 그림자, 강렬한 색채와 질감의 요소들을 활용한 직관적인 매스를 기획하였다. 또한 강렬한 태양을 연상하는 다채로운 원형의 패턴을 각 건물의 주요 동선에 연출하여 공간의 포인트로 활용하였다. 시퀀스는 'Circle Layer’, 일상 속 변화하는 시퀀스를 콘셉트로 휴식을 위해 찾은 공간에서 다양한 장면과 마주하는 공간이다.
제주의 돌담을 지나 마주한 시퀀스의 첫인상은 현실과 비현실의 경계선에 놓인 또 다른 섬과 같다. 높고 기다란 벽면에 놓인 출입구를 열고 들어가면 계단을 통해 또 다른 공간과 마주한다. 아틀리에 비움은 시퀀스에서 다양한 공간감을 느낄 수 있도록 건축물의 기본 동선과 형태를 구성했다. 앞마당을 지나 내부로 들어와 가장 먼저 마주하는 공간은 주방과 거실이다. 아틀리에 비움은 빛의 따스함을 표현하기 위해 내부 전체를 인디 핑크 색채로 연출하였다. 또한 밤에도 색채의 특성을 살릴 수 있도록 직접 조명을 최소화하였고, 전체적인 마감재 톤 역시 난색 계열로 통일하였다. 이를 통해 아틀리에 비움은 시퀀스를 다양한 시선을 통해 다채로운 프레임이 연출되는 공간이기를 희망했다.
아틀리에 비움은 시퀀스를 미니멀리즘의 접근 방식으로 연출하였다. 곡선보다는 직선을 사용하였고, 실용성을 강조하여 꼭 필요한 요소만을 표현하였다. 내부의 가장 안쪽에 자리한 침실의 입구는 아치형으로 도어 대신 커튼을 달아 공간의 편의성을 강조했다. 내부는 통창 인테리어를 활용해 풍부한 채광과 넓고 아늑한 공간감을 확보하였다. 또한 침실에서도 외부 온수풀을 바라볼 수 있는 풍경의 일부로 계획하였다. 여기에 포근한 침구의 사용과 최소한의 인테리어로 공간의 효율성을 높였다. 침실과 인접한 화장실 내부는 공간의 프레임에 적절히 대비되는 식물과 소품들을 배치함으로써 전체 디자인 톤에 적합한 연출을 완성하였다.
침실의 통창에 연결된 문을 열고 외부로 나오면 시선은 능동적으로 바뀌면서 동시에 시퀀스의 파사드와 마주하게 된다. 붉은 테라코타의 강렬한 컬러와 깔끔하게 마감한 외벽은 제주의 자연환경과 잘 어우러져 있다. 온수풀의 벽면은 외부의 시야를 차단하면서도 풍경과 대비되는 색채와 형태로 이국적인 감성을 극대화하였다. 또한 외부 단차를 활용해 공간을 구분하고, 동선과 시선을 자연스럽게 이끌어 공간의 깊이를 더해준다. 외부 단차는 내부 거실 구간의 바닥 레벨 차이를 만들어 자연스럽게 앉거나 기대어 누울 수 있는 공간이 된다. 더불어 외부 복도를 구성하는 반원의 프레임 사이로 온전히 앞마당을 볼 수 있는 시야 조정의 역할을 담당한다. 여기에 아틀리에 비움은 천장에서 은은하게 쏟아지는 빛을 머금는 웅덩이의 미학적인 개념을 포함시켰다. 날씨의 변화, 빛과 그림자에 따라 다양한 패턴과 공간의 경계를 만나는 직관적인 건축물, 시퀀스를 바라보는 포인트다.
시퀀스에 빛이 사라지고 그림자가 드리우면 인공적인 빛과 강렬한 색상의 오묘한 조화가 시작된다. 뜨거운 태양 아래 눈부셨던 풍경들은 자취를 감추고 따뜻한 일상의 시퀀스와 마주한다. 내부 공간을 볼 수 없었던 정면의 모습과는 달리 측면의 시퀀스에서는 제주의 돌담에 둘러싸인 시퀀스가 마치 요새의 모습으로 서있다. 여기에 내부 곳곳에 비치된 야자수는 이곳이 제주임을 증명해 준다. 어둠과 밝음이 교차하는 시간. 그 틈새의 푸른빛과 시퀀스의 컬러가 조화로운 앙상블로 이어진다.
빛의 변화는 시퀀스 공간의 색감과 질감, 분위기를 다르게 표현한다. 반원의 프레임 속에 보이는 거실은 본연의 색채에 조명이 더해져 보다 따뜻한 공간이 된다. 생동감 넘치던 외부 온수풀은 하루의 피로를 풀어주는 힐링의 공간으로 변화한다. 시간의 흐름은 일상 속 휴식을 찾아온 이들에게 또 다른 시간을 선물한다. 아틀리에 비움은 시퀀스가 자연과의 조화 속에서 어우러지는 공간이길 희망한다. 자연이 주는 선물과 삶이 공존하는 공간. 아틀리에 비움이 추구하는 공간의 본질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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