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성
ⓒ김용성

 

표준국어 대사전에 따르면, '집'이란 사람이나 동물이 추위, 더위, 비바람 따위를 막고 그 속에 들어 살기 위하여 지은 건물을 의미한다. 그러나 21세기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집'은 더 이상 생존만을 위한 장소가 아닌 가족을 서로 연결하는 커뮤니티이자, 함께 추억과 이야기를 쌓아가는 장의 역할을 하고 있다. 경기도 용인시에 위치한 'Black Rabbit House'는 '교감'과 '감성'을 콘셉 트로 디자인된 단독주택이다. 대지의 주변 환경과 내부 공간과의 적절한 관계 설정을 시작으로 취미실, 가족실 등 커뮤니티를 비롯해 지하 홀, 자녀들을 위한 파우더룸, 열린 다락 등 공유 스페이스를 통해 서로 교감을 나누고, 이를 통해 감성이 충만한 삶을 살 수 있도록 기획되었다. 이 프로 젝트는 불편한 '간섭'이 아닌 구성원 간의 자연스러운 소통과 연대감을 위한 고민으로부터 시작되었는데, 제이앤피플 건축사사무소는 해답을 찾기위해 건축주를 설득하는 과정을 거쳤다. 이 결과 서로를 잇는 매개체인 4개의 마당과 개개인을 위한 공간으로 나누어 설계하는 등 맞춤형 공간을 선사할 수 있었다.

 

ⓒ김용성
ⓒ김용성
ⓒ김용성
ⓒ김용성

 

제이앤피플 건축사사무소는 이 프로젝트의 설계를 시작할 때, 다른 필지에 비해 낮은 대지 레벨을 올리는 것부터 시작했다. 이를 통해 차량 진입이 용이해지고, 지하 공간을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게 됐다. 안 마당, 중정 마당 등 4개의 마당을 확보하여 모든 마당이 내부와 잘 연결되도록 했는데, 이는 물리적으로뿐만 아니라 이곳에 거주하는 이들의 시선이 외부로 자연스럽게 이어져, 빛과 바람 등 자연을 느끼고 서로 소통하는 가교가 될 수 있도록 기획한 것이다. 이 집의 내부로 들어서면 가장 먼저 만나는 곳, 현관은 마당에서 들어오는 햇빛을 통해 시간과 계절의 변화를 느낄 수 있도록 설계되었다. 더불어 마당에서 뛰어노는 아이들의 웃음소리를 들으며, 가정 내에 밝은 기운과 긍정적인 영향이 미치길 기대하며 기획하였다. 현관을 지나 이어지는 주방은 동선과 기능을 중심으로 넉넉한 수납공간, 다용도실 등 편리함을 최우선으로 둔 구역이다. 한편에 마련된 거실은 더 이상 TV 소리만 가득한 스페이스가 아닌, 가족들이 다 함께 다양한 활동을 이어 나갈 수 있는 섹션으로 계획되었다. 마당을 향한 큰 창을 통해 그 너머의 작은 숲을 보며 사색에 잠기거나, 구성원 간의 교류를 통해 신뢰와 연대감을 쌓아 다채로운 추억을 쌓을 수 있다.

 

ⓒ김용성
ⓒ김용성

 

2층은 자녀 중심의 커뮤니티 섹션으로, 먼 훗날 자매의 추억이 가득 담긴 장소가 되길 바라며 디자인되었다. 기존 타 주거 공간에서는 부부를 위한 영역에만 넓은 스페이스가 할애되었던 것과는 다르게, 자녀들을 위해 개개인의 독립적인 공간이 넓게 확보된 것이 특징이다. 제이앤피플 건축사사무소는 두 딸의 방으로 향하는 복도를 넓혀 공동으로 사용할 수 있는 파우더룸을 확보하고, 보다 넓은 화장실 공간을 마련했다. 이뿐만 아니라 훗날 성인이 될 자녀들을 위해 2개의 화장실을 갖추어, 시간이 지나도 불편함 없이 사용할 수 있도록 배려했다. 제이앤피플 건축사사무소는 이곳이 두 아이에게 훗날 돌이켜 보았을 때 선물 같은 장소가 되길 바랐다. 보고 싶은 책을 읽고, 함께 공부하고, 친구들을 초대해 즐거운 시간을 보내는 등 서로 마주 보며 웃고 이야기했던 기억들이 쌓여 더 힘찬 일상을 살아낼 수 있는 에너지를 얻길 바라는 마음을 가득 담았다.

 

ⓒ김용성
ⓒ김용성
ⓒ김용성

 

이어 안방은 '집 속의 또 하나의 집'이라는 콘셉트 아래 독립된 영역으로 분류되었다. 이곳의 주된 기능은 '부부의 휴식'인데, 그중에서도 '엄마의 휴식'에 초점이 맞춰졌다. 온전한 휴식을 위한 공간으로 역할을 하기 위해서 전용 마당을 만들었고, 정적인 무드로 구성하여 차분한 분위기를 자아냈다. 안방 전용 마당을 통해 들어오는 잔잔한 바람, 은은한 햇살, 고요히 바라볼 수 있는 나무 등 조용하게 자연을 오롯이 느낄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이러한 자연과의 교류를 통해 완전한 고립이 아닌 바쁜 일상 속 쉼표 같은 시간을 보낼 수 있다. 더불어 제이앤피플 건축사사무소는 부부와 자녀들을 위해 지상 가장 위층에 '다락'을 설치하는 디테일을 선보였다. 2층에서 이어지는 다락은 '열린 공간'의 역할을 하는데, 이곳은 구성원들의 라이프스타일에 맞춰 채워나갈 수 있는 영역으로 조성되었다. 이렇게 'Black Rabbit House'는 네 명의 구성원으로 이루어진 가족의 행복을 위한 여정의 시작이며, 서로 간의 관계를 통해 그들만의 감성을 담아나갈 집이다. 건축가의 아이디어와 노련함을 기반으로 클라이언트의 삶이고스란히 반영된 ' Black Rabbit House'. 건축가의 바람처럼 켜켜이 쌓아나갈 행복한 추억을 통해 가족을 향한 서로의 마음을 기억하고 훗날, 이 기억을 원동력으로 삼아 앞으로 나아갈 힘을 얻을 수 있는 선물 같은 집이 되길 바란다.

 

제이앤피플 건축사사무소
WEB. www.jnpeople.co.kr
EMAIL. jnp1120@naver.com
TEL. 031-526-6495
INSTAGRAM. @jnpeople_architects_korea

 

 

 

저작권자 ⓒ Deco Journal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