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천 소양강 인근의 조용한 골목 끝, 오래된 한옥 한 채와 오랜 시간 그 자리를 지켜온 거대한 감나무가 만들어내는 풍경에서 서유재의 이야기는 시작됐다. 계절마다 다른 빛과 색을 머금는 감나무 아래로 낮은 처마가 길게 드리워지고, 한옥 특유의 고요한 분위기가 천천히 공간을 감싼다. 라이프이즈로맨스는 이 장소가 가진 느린 시간의 흐름과 담백한 정서를 보존하는 데 집중하며, ‘편안할 서(舒)’, ‘그윽할 유(幽)’, ‘집 재(齋)’라는 의미를 담아 ‘서유재’라는 이름을 붙였다. 이름 그대로 이곳은 단순한 숙박 공간을 넘어, 편안하고 깊은 쉼이 머무는 장소를 지향한다.
 
 
©김기회 ©김기회

 

공간의 구성은 다도를 준비하는 일련의 과정에서 출발했다. 라이프이즈로맨스는 차를 마시기 전부터 향과 온기, 맛이 완성되기까지의 흐름을 ‘정화, 데움, 우려냄’이라는 세 단계의 감각으로 해석했고, 이를 공간 전체에 천천히 스며들도록 설계했다. 외부 공간은 낮은 담벼락을 따라 네 개의 작은 마당으로 분절되며, 각각은 바라보는 공간, 휴식하는 공간, 사색하는 공간, 사용하는 공간이라는 서로 다른 성격을 담아낸다. 계절의 바람과 나뭇잎의 흔들림이 머무는 자리에는 해먹을 느슨하게 걸어두어, 몸을 깊게 기대고 천천히 시간을 흘려보낼 수 있도록 했다. 자쿠지와 연결된 작은 마당은 보다 내밀한 사색의 분위기로 이어진다. 낮게 배치한 라운지체어 위로 부드러운 햇살이 스며들고, 물결에 반사된 빛이 벽면 위로 잔잔하게 번지며 공간에 느린 리듬을 만든다. 정면에서 가장 먼저 시선이 닿는 마당에는 낮은 식재와 정원을 구성하였고, 중심에는 파이어핏을 배치해 하나의 풍경 같은 장면을 완성했다.

 

 

©김기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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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부 공간은 전통 한옥이 지닌 구조적 아름다움 위에 현대적인 감각을 절제된 방식으로 덧입히며 완성됐다. 노출된 목구조 천장은 오랜 시간 축적된 집의 흔적과 결을 고스란히 드러내고, 자연스럽게 드리운 그림자는 공간에 깊은 입체감을 만든다. 가구와 오브제 역시 기능이나 형태를 과시하기보다 ‘머무는 행위’ 자체에 집중해 배치됐다.

 

 

©김기회

 

 

이어지는 이야기는 월간데코 6월호에서 만나보실 수 있습니다!
 

 

PROJECT INFO


설계 및 시공
(주)라이프이즈로맨스


위치
춘천 당간지주길 74번길 17 (근화동)


면적
37.64m²(건축면적)
255.1m²(대지면적)


규모
1개 층


마감재
벽체. 스페셜 페인트
천장. 스페셜 페인트
바닥. 원목마루


완공 연도
2025


사진
김기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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