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TAA의 이번 프로젝트 연희재는 경상남도 진주시에 위치한다. 남강과 영천강 사이 섬처럼 독립된 사이트 덕분에 차분한 동네 분위기를 특징으로, 단지 끝에 위치한 연희재는 이웃 대지와 산책로를 모두 접하고 있다. 건축주는 '커튼을 치지 않고 프라이버시가 확보된 공간'을 원했고, UTAA는 이웃의 시선으로부터 자유롭고 아늑함을 느낄 수 있는 공간을 디자인했다. 이를 위해 마당을 품고 있는 중정형 건물을 계획했다. 'ㅁ'이 아닌 'ㄷ'(메인동)과 'ㅣ'(별동) 두 가지로 형태를 나누고 대지의 형상에 따라 배치해 최대한 중정의 면적을 확보했다. 중정은 아늑한 '데크'와 조경이 가꾸어져 있는 '마당' 두 영역으로 나뉜다. 평상시 주방과 가까운 데크에서 시간을 보내다가 별동의 주차장 폴딩도어를 개방하면 한층 더 넓어진 옥외공간을 만끽할 수 있다.
건축주 부부 중 아내는 관리의 부담으로 단독주택을 거부해왔기 때문에 다른 어떤 것보다 '관리의 효율성'이 우선이 되길 바랐다. 한국에서 관리에 가장 적합한 동선은 아파트에 있지만, UTAA는 아파트의 평면을 그대로 가져오지 않고 단독주택에서 느낄 수 있는 행복 속에서 효율적인 동선에 대해 고민했다. 가족들의 개인 공간을 2층과 다락으로 모두 올림으로써 1층은 부담없이 손님들을 맞이할 수 있는 공용 공간으로 구성되었다. 아내가 자주 머무는 주방을 구심점으로 현관 및 서비스 공간이 우측에 자리해 쉽게 방문객을 맞이하고, 정면에 펼쳐진 다이닝과 거실에 있는 가족들을 편하게 부를 수 있다.
거실은 두 계단을 내려 영역을 구분하고 있다. 낮은 거실은 대지의 레벨에 순응하며 다양한 장점을 지닌다. 나뉘어진 영역임에도 열린 시선으로 LDK의 넓은 공간감을 느낄 수 있고, 거실에서 주방을 바라보았을 때 싱크대의 각도로 인해 혼잡함 없이 간결함을 자아낸다. 단차에 의해 내려가 있는 소파는 아늑함을 배가시키며 전체적인 분위기에 잘 스며들어 있다.
2층은 가족들이 오가며 휴식을 취하는 가족실 중심의 공간이다. 수납형 벤치 계단은 다락까지 오르내리며 즐길 수 있는 놀이터임과 동시에 도서관이다. 흥미롭게 구성된 이 공간은 가족 단위의 손님들이 방문했을 때에도 아이들만의 세상이 되어준다.
마주보고 있는 아이 방 사이의 복도에서는 계절을 느낄 수 있다. 복도를 없애고 아이 방을 넓게 분배할 수도 있었지만, 윈도우 시트에 앉아 바깥 풍경을 감상하며 느낄 수 있는 '여유'를 택했다. 가족들에게 사랑받는 베스트 스폿이 된 이곳은 아늑한 사유의 공간 역할까지 수행한다. 메인동과 분리되어 있는 별동은 남편의 공간이다. 늦은 시간 퇴근 후 자전거를 타는 취미로 인해 가족들의 수면을 방해하는 것이 내내 미안했기 때문에 물리적으로 분리된 공간이 필요했다. 하루가 깊어질 수록 쓰임새가 돋보이는 이 공간은 정면의 시원한 창문이 멋진 노을을 담아내는 액자가 되어준다. 남편은 별동에서 아이들이 친구들을 초대해 밤새 공부하거나 놀 수 있는 추억의 장소가 되길 바랐다.
UTAA
WEB. utaa.co.kr
EMAIL. prism082@nate.com
TEL. 02-556-6903
INSTAGRAM. @utaa.architects
연희재 (聯禧在)
설계. UTAA & GOYO
시공. 건축주 직영 & 로칸디자인
위치. 경상남도 진주시 충무공동
면적. 188.10 m²(메인동) + 97.44 m²(주차동)
규모. 지상 2층, 2개동
바닥. 원목마루, 포세린타일
벽체 및 천장. 친환경페인트 도장
사진. 김명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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