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영채 스튜디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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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RX 사옥은 오랫동안 눈여겨 봐온 넓은 마당이 있는 2층 가정집으로부터 시작됐다. 계속해서 성장하고 있고 앞으로 늘어날 인력에 대비해 STRX는 예전의 인원과 규모에 맞춰져 있던 이전 사옥 대신, 새로운 공간을 준비하게 됐다. 도심 속, 흔치 않은 큰 소나무들로 둘러싸여 있는 마당과 사유 도로의 끝에 위치한 STRX의 새 보금자리는 은밀하면서도 안락한 느낌을 고스란히 지니고 있었다. 이전의 사옥은 업무를 하는 공간을 넘어 스스로를 자극하고 성장시킬 R&D센터로서의 역할에 갈증을 느끼고 있었다. 이에 새로운 사옥은 STRX만의 아이덴티티를 명확히 보여주면서도 철저히 R&D센터의 역할을 할 수 있는 방향으로 기획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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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RX는 주변 풍경과 조화롭게 자리 잡아야 하는 건축 콘텍스트의 틀을 깨려는 시도를 했다. 강남의 중심지이지만, 도시적인 느낌이 부족했던 논현동에 블랙 컬러의 스킨으로 세련되고 묵직한 건물을 지어 동네의 분위기를 리드하고 싶었다. 무수히 많은 변화를 거친 사옥의 디자인 과정 속, 벼루를 연상케 하는 블랙 컬러는 한 번도 바뀌지 않았다. 사람들이 지나면서 돌아보게 되고, 바라보면 궁금해지는 장소이자 이름이 없어도 찾을 수 있는 장소가 되길 바랐다. 사옥을 실험 삼아 새로운 스킨을 만들어내려 수 없이 많은 시도를 했다. 초기의 벽돌을 쪼개 새로운 무늬를 만드는 계획부터 시작해, 벽돌을 가로로 쪼개 지금의 유니크한 단면을 가진 형태를 완성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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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co Journa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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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의 특성상 현재 눈앞에 있는 것이 아닌, 미래에 만들어질 공간을 파는 일이기에 당장 시각적인 결과물을 제공하는 것이 어렵다. 이들은 사옥 두 개층을 업무공간으로 만들지 않고 의도적으로 넓은 라이브러리와 키친을 계획했다. 이 상징적인 공간을 통해 자신들이 어떤 사람들이고 어떤 취향을 가졌는지 클라이언트가 경험하고 느낄 수 있도록 정성스레 연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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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부인이 사옥에 들어와 가장 먼저 만나는 공간인 라이브러리가 드로잉 룸의 역할을 하길 바랐다. 고가의 가구와 조명을 배치함으로써 STRX의 가치가 높다는 것을 암묵적으로 전달하려 했다. 자신들의 정성과 디테일을 알아보는 이들과 여러 가지 의미 있고 생산적인 대화를 시작할 수 있도록 조성했다.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프로젝트의 콘셉트와 방향이 설정되므로 중요한 대화를 이어나갈 수 있는 장치들을 구석구석 심어 두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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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단은 서로 붙어있어야 편하며 조금이라도 더 빨리 올라갈 수 있다. 하지만 STRX 사옥은 계단을 양 끝으로 벌려서 짧게 계단을 오른 후 평지가 나오는 동선을 계획했다. 작은 공간에서 최대한 돌아가며 생각도 하고 시간도 가지게 되는데, 이는 업무 시간 속에서 일정한 여유와 호흡을 만들어 낸다. 또한, 이동하며 여러 사람들과 마주칠 수 밖에 없기에 소통하고 대화하며 편한 관계가 되는 순기능을 기대했다. STRX는 손님들이 많이 찾아오는 공간에서 긴 계단을 돌아가야 한다는 단점도 존재하지만, 그 불편함 속에서도 가치가 존재하고 소중한 것이 생긴다고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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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스 공간은 보통 내부의 마감이 밝게 계획되는데 이번 사옥에서는 변화를 시도했다. STRX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디자인 가치 중 하나는 'TIMELESS'이다. 무엇보다 새 것처럼 보이는 것이 싫었으며, 건물은 한번 만들어지면 그 자리에 오랫동안 남아있기에 시간이 지나도 그대로인 모습을 가지길 바랐다. 이에 역설적인 발상으로 예전부터 쓰던 공간처럼 시간의 흔적이 드러나는 마감으로 공간을 디자인했다. 모노톤을 이용해 세월이 지나도 동일하게 유지될 수 있도록 했고, 이와 대비되는 변색 필름과 채도 높은 컬러를 곳곳에 배치해 재미를 주었다. 주거 공간과 달리 오피스에서의 남향은 모니터에 반사를 일으키는 등 여러 불편함이 있어 남향 창을 최소화 했으며, 직원들의 업무 집중력을 높이고 여름철과 겨울철 실내 온도가 적절히 유지될 수 있도록 설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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