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공간(尹 空間)은 다양한 시도와 오랜 경험으로 기술력과 전문성을 갖춘 창의적인 인테리어 전문 집단이다. 윤공간은 클라이언트의 개성, 클라이언트와 디자이너의 커뮤니케이션을 무엇보다 존중하는 가운데 디자이너의 감각과 창의를 최대한 끌어올려 인테리어 디자인을 통한 재미과 즐거움이 생활과 공간에 가득하기를 바란다. 과감한 컬러와 기발함, 익숙함과 신선함의 역동적 조화, 도전 정신으로 태어나는 유니크한 디자인, 차별화된 감각과 경험을 통해 나만의 공간, 매력적인 공간, 즐거운 공간, 행복한 공간을 만들어 내고 있다.

 


Q. 초콜렛 박스, 이름부터 참 개성 있다. 다른 작품들에서도 개성 있는 작명으로 유명한데, 초콜렛 박스라는 이름은 어떻게 나온 건가?

솔직히 말하자면 그냥 즉흥적이었다. 보고 있는데, 딱 초콜렛 박스가 떠올랐다. 그래서 초콜렛 박스가 됐다. 보고 있으니 그런 생각이 들더라. 너무 시답잖은 이야기인가?

Q. 솔직하고 직감적인 것이 윤 공간의 매력이다. 다른 작품들도 그렇게 이름을 지었나? ‘알방’, ‘님과 함께’, ‘호박이 넝쿨째’, ‘달나라 토끼가 사는 것처럼’ 등등 다들 이름부터 작품만큼이나 개성이 넘친다. 

물론, 그렇게 즉흥적이었던 것들도 있고 아닌 것들도 있다. 그런데 보통은 딱 현장을 보거나 디자인을 생각하면 연쇄적으로 이미지가 그려지고 이름도 떠오르고 그런다. 어떤 영감이랄까, 예술적인 그런 것들은 즉흥적으로 떠오르는 것들이 많지 않나. 그런 식이다.



Q. 처음 초콜렛 박스를 디자인하게 된 계기는 어떤 것이었나?

초콜렛 박스를 처음 보는 분들은, 쇼룸이나 갤러리로 아는 분들도 있는데, 초콜렛 박스는 정길영 작가가 작업실로 쓸 공간으로 만든 작품이다. 직전에 마찬가지로 정길영 작가의 갤러리를 디자인했는데, 그 연속선상에 있기도 하고, 정길영 작가와 오랜 우정도 있고 해서 내가 맡아서 진행하게 됐다. 초콜렛 박스 바로 주변에 정길영 작가의 갤러리가 있다. 역시 내가 맡았던 작품인데, 그 옆에 작업실을 또 만든 거다. 

Q.함께 콜라보레이션을 하는 등 정길영 작가와는 각별한 인연으로 알고 있다. 어떻게 만나게 된 건가?

정길영 작가와는 대학 시절 처음 만났다. 함께 회화를 전공했고 당시부터 우정을 쌓아왔다. 그렇다고 친구, 우정이라는 말로는 다 설명할 수 없는 것이, 나는 예술가로서 정길영 작가를 존경한다. 그의 작품과 삶을 통한 예술에 대해 경외감이 있고 존경하는 마음이 있기 때문에 함께 작업을 할 수 있다. 그냥 오랜 친구나 깊은 우정이었다면, 함께 작품을 만드는 작업은 할 수 없었을지도 모른다. 정길영 작가도 나를 그렇게 생각하는 것 같다. 물론 나는 스스로를 예술가가 아니라 직업인이라고 생각하지만. 서로를 친구 이전에 작가로서, 예술가로서 또 직업인으로서 인정하고 진심으로 존중하는 마음이 있기 때문에 이렇게 함께할 수 있었고 앞으로도 함께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Q. 도예가와 인테리어 디자이너의 콜라보레이션이라니 확실히 인상 깊다. 괜찮다면 초콜렛 박스를 소개하면서 약간의 지면을 빌어 독자에게 정길영 작가를 소개하고 싶은데, 어떤가?

물론, 좋다. 나로서도 정길영 작가와의 작업은 큰 자랑거리다. 얼마든지 아이엑스디자인의 독자들에게 소개해도 부끄럽지 않다.

Q.초콜렛 박스에서는 특히 바닥에 쓰인 컬러와 조명의 구조가 인상적이다. 초콜렛 박스를 디자인하면서 가장 신경 썼던 부분은 뭔가?

특별히 신경을 썼다고 한다면, 주어진 조건에서 최대한의 디자인을 뽑아내려고 노력했다는 거다. 공간 자체도 그렇고, 특별한 재료를 쓰지 않고 만들었다. 그래서, 잘 보면 알겠지만, 바닥은 평범한 우레탄 바닥이고, 벽은 흔한 나무 합판과 벽돌로 만들었다. 멋을 부린다거나, 특별할 것이 전혀 없는 아주 평범한 소재들이다. 이런 것들이 바로 주어진 조건이었다. 이런 조건에서 바닥에 과감하게 컬러를 쓰고, 벽돌을 쌓는 방식에 변화를 줘서 특별한 감각을 주는 공간을 만들었다. 익숙하고 평범한 재료들이지만 거기에 낯선 모습, 형태를 더해 도전적이고 차별화된 공간을 만들려고 했다. 조명도 굉장히 특이하다고 여기는 분들도 많고 신기해하는 분들이 많은데, 알고 보면 그냥 평범한 형광등이다. 다만, 익숙한, 습관적인 어떤 관성들을 조금 바꿨을 뿐이다. 결과적으로는, 이런 것들, 익숙한 물성으로 낯선 모습을 표현하는 일에 신경을 많이 썼다. 우리가 늘 상 봐왔던 익숙한 것들로 ‘낯설게 하기’를 통해 새로운 패러다임과 감각을 만들어 내고 싶었다. 그렇다고 그런 것들, 내가 하는 것들이 뭐 대단한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비싸고 귀한 것이 아닌 평범한 형광등이지만, 높이를 다르게 하고 배치를 다르게 하는 순간 새로운 디자인이며 ‘비틀기’만으로도 관념을 깨고 특별해 보인다. 바닥에 색을 쓴 것도 같은 맥락이다. 



Q. 지난 작품들에서도 그렇고, 과감한 시도가 눈에 띈다. 디자이너로서 늘 도전하고 새로운 시도를 한다는 것은 어떤 의미인가?

그런 게 난 좋다. 남들이 미처 예상하지 못 한 것, 내 어떤 전작과도 다른 것을 늘 시도하고 싶다. 이전에 한 번도 본 적이 없는 작업들을 시도하려 한다. 그 건 디자이너로서 어떤 소명이라고도 생각한다. 물론 클라이언트와 함께 일을 하는 것이기 때문에 내 욕심대로 내 마음대로 다 할 수는 없고 그래서도 안 되지만, 가능한, 할 수 있다면, 늘 새롭고 싶다. 가끔 보면 관성적인 디자인들이 있다. 외국의 어떤 유행을 흉내만 낸 디자인이나 자신의 전작에 천착해서 자기 복제가 습관이 되는 경우도 있고. 물론 그런 것도 그런 것 나름의 가치와 의미가 있다. 어떤 연속성이나 아이덴티티라고 여길 수도 있는 거니까. 그렇지만 그냥 나는 늘 새롭고 싶다. 디자이너로서의 자아가 그렇기도 하고 여러 클라이언트에게 늘 비슷하고 같은 걸 제시하고 싶지는 않다. 다양성이라는 것이 디자이너 개인의 포트폴리오로서도 그렇지만, 거리와 도시를 정서적으로나 예술적으로 풍요롭게 만드는 데에도 중요하지 않나. 그래야 또 공간이 만들어내는 경험이 즐겁고 행복하지 않겠나. 그렇게 생각한다. 창의적이고 새로운 디자인, 내가 했던 적이 없는 디자인을 늘 추구하고 싶다. 그게 내 길이라고 생각한다.

Q. 디자이너로서 그렇게 늘 새로운 시도를 하기 위해서는 많은 용기가 필요할 것 같다.

용기라고 너무 좋게 얘기해줄 필요는 없다. 그저 디자이너로서 해야 할 일을 한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아주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유니크 하고 싶다. 그런 태도를 갖는 것이, 꼭 그래야 하는 것, 어떤 당위의 차원은 아니지만, 그랬으면 좋겠다. 적극적으로 컬러를 사용하거나 직선으로 반듯반듯한 공간을 만드는 것뿐만 아니라 사선과 곡선을 적극적으로 사용하는 등 창의적인 시도를 계속 하고 있다. 물론, 사용하는 이들을 위한 기능적인 부분은 절대 간과하지 않는다. 예술가로서 작품을 만드는 것과 직업인으로서 좋은 공간을 만드는 것 모두 중요한 일이기 때문이다.



Q. 클라이언트들은 어떻게 받아들이는 편인가?

클라이언트들은 아무래도 좋게 받아들여 주시는 분들도 있고 가끔은 살짝 부담스러워하시는 분들도 계시다. 아주 평범한 작업을 원하는 분들도 계시니까 말이다. 물론 그런 분들이 원하는 평범한 디자인도 할 수 있다. 서로 원하는 것이 다르고 바라보는 방향이 다른 것은 당연한 일이니까. 정말 원하는 것이 꼭 그런 것이라면 굳이 내 고집을 피우거나 욕심을 내려고 하지는 않는다. 다만, 충분히 대화하고 공감하고 교감하기 위해 노력을 다한다. 어쨌든 내게 일을 맡겨준다는 건 고마운 부분이니까 말이다. 갑과 을의 관계가 아닌 디자이너와 클라이언트는 서로 존중하고 배려하고 인정하는 컨버젼스(convergence)의 관계이다

Q. 예술적인 영감, 즉흥적인 감성 같은 것들을 중요시 여기는 편인가?

그렇다. 다른 사람들, 다른 디자이너, 다른 예술가들은 어떨지 모르겠지만, 난 확실히 그런 편인 것 같다. 오랜 시간 작품을 구상하고 기획하고 만들어왔지만, 거의 항상 그랬던 것 같다. 동선 계획이나 그런 이성적인 부분들은 물론 꼼꼼하게 기획하지만, 미술적이거나 예술적인, 시각적이거나 감성적인 부분들, 공간의 포인트, 컬러 같은 또 다른 많은 모습들이 순식간에 떠오르곤 한다. 보통은 현장에 가서 공간을 둘러본 후 집으로 돌아가는 차 안에서 영감들이 많이 떠오르는데 그 영감과 연쇄적인 이미지와 구조를 잊지 않고 바로 스케치하고 기록한다. 다행히 그렇게 번개처럼 떠오른 아이디어들이 좋은 평가를 받고 있어 많이 차용하고 활용하는 편이다.



Q. 기획 단계가 굉장히 창의적이다. 보통은 기획을 먼저 하고 컨셉을 잡고 그리고 디자인을 구상하는 것이 어떤 표준적인 디자인 프로세스로 여겨지지 않나? 

당연하다. 다만, 인테리어 디자인이라는 것이 실용적이고 기능적인 부분이 있는 한편으로 예술적인 부분도 있지 않나. 그 두 가지 요소 중에서 어떤 것이 더 먼저고 어떤 것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하지 않을 뿐이다. 컨셉을 잡고 디자인을 구상할 수도 있지만, 디자인을 구상하고 컨셉이 완성될 수도 있는 것 아닌가. 무조건 컨셉을 구상하고 그리고 디자인을 완성해 나가야 할 필요는 없다고 여기는 거다. 나 같은 경우, 공간을 보고 영감이 와서 디자인을 구상하고 그 디자인을 단초로 해서 나머지를 채워나가며 컨셉을 완성하는 경우가 있다. 이런 방식은 사실, 자칫하면 작가가 너무 자신만의 아집에 빠지거나, 클라이언트의 의도를 표현할 수 없는 경우도 있고, 위험할 수 있지만, 나 같은 경우는 번뜩이는 아이디어도, 즉흥적인 영감도 그런 위험 요소를 모두 고려한 상태에서 나오는 거다. 그래서 신뢰가 중요하다. 클라이언트와 미리 충분한 신뢰를 쌓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중간중간 진행 상황을 보여주기가 어려운 편이기 때문에 서로의 신뢰가 반드시 필요한 부분이 있다.

Q. 앞으로의 계획은 어떤가?

날 놀라게 만드는 나의 작품을 하려고 노력한다. 항상 그런 걸 기대한다. 내가 시도해보지 않았던 새로운 디자인으로, 나의 전작과 다른 디자인으로 나 스스로 놀라고 감탄할 수 있는 디자인을 하려고 노력한다. 또 지금까지도 그랬지만 디자이너로서 작품과 클라이언트와 작가가 이루는 관계에 대해 더 깊이 고민하고 싶다. 모든 면에서 모두의 만족을 이끌어 낸다면 좋겠지만, 그렇지 않다면, 그럴 수 없다면 어떻게 균형을 잡을 것인지 늘 고민해왔고 앞으로도 마찬가지일 것 같다. 공간을 통해 모두가 행복할 수 있도록, 모두가 유쾌하고 즐거울 수 있도록 만드는 것이 언제나 나의 목표이자 계획이다.



 
인터뷰 기사 노일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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