빠른 속도로 소비되어 증발하고 다시 새로운 무언가로 채워지는 시대에 '장인정신'은 다소 고루한 표현일지 모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런 철학을 고집스럽게 사수하는 일본의 한 스포츠 브랜드가 있다. 1935년 론칭한 데상트는 '활강(downhill)'이라는 의미를 가진 프랑스어로, 초기에는 스키 등 겨울 스포츠 제품에 주력했다. 이후 기능성과 퍼포먼스에 초점을 맞춘 스포츠웨어로 발전하면서 자체 기술력을 꾸준히 쌓아왔다.
니즈디자인랩이 설계한 데상트의 새로운 플래그십 스토어는 장인정신이라는 핵심 키워드를 중심으로 디자인됐다. 겹겹이 쌓인 데상트의 기술력을 상징하는 'Layers of Technology'를 메인 콘셉트로 브랜드의 비전과 가치를 공간 곳곳에 드러내고 있다.
지상 3층 규모의 매장은 레이어층으로 뒤덮인 모습을 가시화한 그리드 천장과 파사드로부터 시작한다. 1층 메인 출입구에 들어서면 미디어로 표현된 거대한 화살표 형태의 매스가 가장 먼저 눈을 사로잡는다. 이는 1, 2층을 관통하는 거대한 엠블럼 조각으로, 브랜드가 강조하고자 하는 바를 보다 명확한 디자인의 개념으로 설명하고 있다. 화살표 형태의 게이트를 지나 내부로 본격 진입하면, 데상트의 기술력을 대표하는 다양한 제품들과 브랜드 히스토리를 보여주는 기념비적인 공간들이 순차적으로 펼쳐지며 호기심을 자아낸다.
2층은 제품 디스플레이를 위한 공간으로 구성됐다. 가장 먼저 눈에 띄는 우드 질감의 매스는 1층의 화살표 형태 데상트 앰블럼과 연결되는 부분이다. 전면부는 1층과 연결되는 미디어의 역할을, 후면부는 집기로 사용할 수 있도록 계획됐다. 천장의 경우 전체 그리드를 모듈화하여 집기를 가변적으로 활용하도록 유도했으며, 벽체는 무광 금속을 타일처럼 제작해 하나하나 수작업 했다. 안쪽의 카운터 존에는 3면의 미디어와 반사 금속 소재를 사용하여 데상트의 신기술에 대한 정보를 고객들에게 파노라마 형식으로 전달한다.
랩(연구실)의 천장 역시 패턴화된 그리드의 디자인 콘셉트가 적용된 부분이다. 3층 전체 공간에 사용된 소재들 또한 변화하는 광택이 특징인 금속 또는 우드 소재를 적용하여 브랜드의 과거와 현재, 시간의 흐름에 따라 누적된 기술력을 은유적으로 표현했다.
데상트 플래그십 스토어의 3층은 새롭게 선보이는 여성복 라인이 제작되는 과정을 보고 경험할 수 있는 랩(연구실)이 있다. 이곳은 고객들의 신체 조건에 커스터마이즈된 러닝화와 제품을 입고 직접 달릴 수 있도록 한 육상 트랙이 중심을 가로지르며 설치되어 있다.
데상트 플래그십 스토어는 데상트가 오랜 시간 쌓아온 장인정신을 고집스럽게 반복적으로 표현한 공간이다. 브랜드가 추구하는 철학을 공간 디자인에 철저히 적용해, 고객에게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를 몸으로 경험할 수 있는 새로운 공간으로 기억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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