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용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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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인 디스펜서인 탭(TAP)과 다양한 와인 종류를 갖춘 샵(SHOP), 와인과 함께 요리를 즐기기 적합한 바(BAR)까지. 탭샵바(TAPSHOPBAR)의 두 번째 공간이 서울의 중심에 들어섰다. 2호점이 자리한 삼일빌딩은 1970년된 준공된 김중업 건축가의 공간으로 서울을 상징하는 대표적인 건축물 중 하나다. 탭샵바 2호점의 설계를 맡은 쓰쿠루(Tsukuru)와 디스림(thislim)은 오래된 건물의 상징성과 아우라를 해치지 않으면서 낯선 감각을 자극하는 색다른 공간을 만들고 싶었다. 극단적으로 낮은 천장고, 거대한 원형기둥, 중앙에 위치한 나선형 계단을 기준으로 양쪽으로 분리된 공간 등 쉽지 않은 구조적 요건 하에 가장 효율적인 고객 동선을 위해 깊이 있는 고민을 끊임 없이 이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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탭샵바의 두 번째 공간을 구성하는 데 가장 큰 핵심은 탭, 샵, 바의 세 가지 기능을 한 곳에 매끄럽게 어울리도록 만들면서도 첫 번째 공간과의 연계성을 갖추는 데 있었다. 시간의 흔적이 담긴 나무 자재를 이용해 거칠고도 자연스러운 시간의 질감을 공간 안에 담아내고, 레드·블루·옐로의 하이라이트 컬러로 제한된 공간 속 단조로움을 덜어내는데 집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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낮은 천장고의 공간에서 해결점을 찾아준 키워드는 바로 '배(boat)'와 '다락(attic)'이다. 배의 선실과 다락방은 천장이 낮고 좁은 대표적인 공간이지만 이곳에서 느낄 수 있는 감정을 떠올렸을 때, 낮고 다소 불편하더라도 지극히 사적이고 안락한 느낌이 분명 있었다. 쓰쿠루와 디스림은 두 공간을 이루는 나무를 메인 재료로 선택하고, 다채로운 나무를 응용해 편안함이 먼저 느껴지는 공간을 만들고자 했다. 세월이 멋스럽게 묻어나는 러스틱 티크(rustic teak)를 바닥재로 사용하고, 와인장의 기둥에는 6년 간 드라이를 거쳐 붉은 빛이 매혹적인 육송을 활용해 마감했다. 또한 가운데 파티클보드와 MDF도 적소에 혼용해 각 나무의 고유한 질감은 살리고, 다양한 자재를 한 공간에 균형 있게 섞어내 부담스럽지 않은 공간으로 완성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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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간 한 가운데 위치한 압도적인 지름의 원기둥과 스무 대 가량의 와인디스펜서의 배치 역시 또 하나의 난제였다. 스튜디오는 커다란 원형 기둥을 가리기 보다 드러내는 태도를 취하고, 약 12m의 배면이 필요했던 디스펜서를 원기둥에 둘러 설치함으로써 두 가지 난제를 창의적으로 해결했다. 기둥에 둘러진 와인 디스펜서는 브랜드의 아이덴티티가 공간 중심에 명확히 자리잡음과 동시에 시각적으로 보다 콤팩트한 연출을 주도하는 역할을 수행한다. 디스펜서 배치방식에 따라 일률적으로 놓이는 의자와 테이블이 아닌 야외운동장의 계단식 의자를 모티프로 한 평상을 배치해 언제든 편안하게 걸터앉을 수 있도록 했다. 여기에 음식을 주문한 경우 편히 둘 수 있는 작은 상을 평상 위에 고정하고, 체형에 맞게 조절이 가능하도록 하는 사용자를 향한 배려도 빼놓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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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간 역시 사람을 위한 하나의 도구다. 결국 공간은 조연, 그곳을 누리는 사람이 주연이 되어야 한다. 특히 와인이 있는 공간을 방문하는 목적은 궁극적으로 '좋은 대화를 하기 위함'이지 않을까. 때문에 탭샵바의 천장에는 바스코트 사의 흡음재를 설치해 개방된 공간임에도 불구하고, 음악이 목소리를 압도하거나 음악의 울림과 소리 반사가 대화를 방해하지 않도록 구성했다.

이곳을 찾는 사람들의 무의식 속에 '대화가 편하다' 라고 느낄 수 있도록, 탭샵바는 그렇게 주연들의 이야기를 조용히 빛내주는 조연으로서 자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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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SUKUR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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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ISL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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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MAIL. Thislim@Thisl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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