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드타운의 대명사, 동묘앞 골목을 빙 둘러 가면 배면에 입구를 둔 먹색 건물을 발견할 수 있다. 건물 안으로 진입하기 위해서는 다소 낯설고 좁은 길을 두리번거리며 걸어야 한다. 구제시장의 보물찾기처럼 기대 이상의 묘미를 선사하는 올덴브라운 동묘점은 65년 된 건물을 리모델링한 도심 속 카페다. 건축주의 생활 방식에 맞춰 함께 나이를 먹어간 건물은 숭인근린공원에서 종로로 내려오는 등 선의 마지막에 걸쳐 있어 배면부터 높은 레벨로 접근할 수 있다. 이를테면 도로에서 본 전면부는 4층이지만, 배면을 기준으로 2층에 해당한다.
여유로움이 느껴지는 입구의 기둥을 지나면 4층 올덴브라운으로 진입하는 계단에 맞닥뜨린다. ARKITAG는 계단의 끝 전면을 허리 높이까지 막아 오르막에서 하늘은 물론 중정에 놓인 큰 나무의 잎 까지 보이는 장면을 연출했다. 배면에 접해 있던 2층 건물은 목조 형태의 지붕을 사용해 천장을 막지 않고 시공했다. 이로써 건물의 오래된 느낌을 최대한 보존하고, 층고 역시 최대한으로 확보할 수 있었다.
기존 배면에 접한 2층과 동일선상에 있는 4층은 레벨을 잘 이용해 다양한 공간이 한눈에 보이는 광경을 연출한다. 두 건물을 연결하는 3층의 답답한 지붕을 걷어 쾌적한 테라스석을 계획하고, 다양한 레벨의 연결과 우연한 만남, 예측할 수 없는 골목의 풍경 등 각 프레임마다 콘셉추얼한 무드를 부여했다. 함석판을 가공한 창호 문에는 세월의 흔적을 드러내는 디테일을 가미해 올덴 브라운과 올덴 그레이만의 분위기를 유지했다.
중정은 오래된 느낌의 바닥, 헤링본 타입의 진회색 타일을 사용해 올드타운의 감성을 반영했다. 최대한 투명하게 설치한 저철분 유리는 그 너머로 보이는 모든 것들을 더욱 선명하게 비춰, 복잡한 도심의 뷰보다 다양한 장면과 레벨의 모호성이 잘 드러나는 쪽으로 시선을 이끈다.
한편, 전면부 3층에 자리한 올덴 그레이는 오래된 미국의 다이닝 무드를 그대로 가져온 레스토랑이다. 메뉴에 어울리는 세련된 공간으로 올덴 브라운과 또 다른 매력을 자아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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