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어플레이 정신으로 당신의 진짜 삶이 담길 공간을 디자인합니다.” 진짜선수는 건축, 인테리어 디자인, 설계, 가구 및 브랜딩 등을 다루며 그들만의 공간을 창출해내는 디자인 전문그룹이다. 3인칭관찰자시점은 진짜선수의 첫 카페 프로젝트이자 세 번째 제주도 프로젝트로, 농가 주택이었던 오래된 목조건물을 리모델링하여 새로운 공간으로 탄생시켰다. 클라이언트와 공간에 대한 아이디어를 나누며, 끊임없이 고민하고 소통한 끝에 제주도 바닷가 카페를 찾는 이들에게 쉬어감을 선사할 수 있는 장소를 완성했다.
바다가 아름답기로 소문난 제주도 협재에서 남쪽으로 8km 정도 해안을 따라 내려가면 마을 하나가 나타난다. 제주도 한경면 신창리는 관광지로는 조금 낯선 곳이지만 협재에서 차로 10여 분 떨어진 거리에 바다와 맞닿아 있는 조용한 동네이다. 스튜디오는 신창리 포구 근처에 약 40년이 훌쩍 넘은 옛집을 모두 철거한 후 카페로 탈바꿈시켰다. 카페는 바다가 잘 보이는 *밖거리, 파도와 바닷바람을 피해 마당 안쪽에 자리한 안거리 두 개의 공간으로 나누어져 있다.
*밖거리: 바깥채의 제주 방언. 한 집안에 안팎 두 채 이상의 집이 있을 때 바깥에 있는 집채.
안거리는 카페 이름 그대로 ‘3인칭 관찰자 시점’의 공간으로 디자인했다. 영화관 객석 의자를 원형으로 배치하고, 그 가운데 테이블과 조명을 설치했다. 다른 공간들보다 조도를 낮추어 차분한 분위기를 연출했으며, 원목의 무겁지만 따뜻한 느낌을 더했다. 어두운 공간에서 흘러나오는 음악에 귀 기울이며 카페와는 다소 어울리지 않는다고 생각하는 객석 의자에 앉는 순간, 자신도 모르게 무언가에 집중하게 될 것이다. 테이블과 조명 앞으로는 마당에서 커피를 마시는 사람들을 관찰할 수도 있다.
스튜디오는 손님들이 왜 이곳을 찾아와야 하는지, 이곳에서만 느낄 수 있는 무언가가 어떤 것일지 고민했다. 그 결과, 제주도 바다를 감상하면서 몸과 마음이 편히 쉴 수 있는 장소가 되기를 바랐으며, 클라이언트 역시 이에 공감했다. 한 발짝 떨어진 관점에서 자신 스스로를, 주변을 돌아보는 명상의 과정을 형태적으로 표현하기 위해 ‘원형’과 ‘반복’을 디자인의 모티브로 삼았다. 구옥 지붕의 서까래 아래로 벽 선반과 파티션, 창살을 연속으로 나열했다. 또한, 밖거리에는 온전히 바다를 향한 전면 창을 확보하여신발을 벗고 편히 앉아 마음껏 바다를 감상할 수 있다. 바깥 풍경을 잘 볼 수 있도록 벤치를 길게 배치했으며, 바닥에는 해변가의 자갈을 그대로 가져와 깔아두어 카페 안에서도 해변가에 앉아 있는 듯한 기분을 느낄 수 있다.
이지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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