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얀 도화지를 연상케 하는 소연씨의 보금자리에는 친정어머니, 남편, 두 딸이 함께 살고 있다. 베란다 확장으로 더 넓은 공간을 확보한 73평 아파트는 잘 정리된 선과 수납을 통해 심플하면서도 세련된 분위기를 자아낸다. 소연씨는 1세, 5세 어린 딸들의 육아를 위해 내부를 군더더기 없이 깔끔하게 정돈했다. 아이들 눈높이의 가구들은 최대한 배제하고 미끄러운 바닥, 벽난로, 대리석 마감재, 플로어 스탠드까지 욕심나는 인테리어를 과감히 포기했다. 어려운 결정이었지만, 결과적으로 여유 공간이 확장되어 여백을 강조한 미니멀한 집 분위기를 완성할 수 있었다. 소연씨는 볼륨감 있고 눈에 띄는 독특한 소품을 선호한다. 작은 사이즈보다는 큼지막하고 존재감 있는 물건을 선택해 빈 공간과 어우러지게 매치했다. 친정어머니를 닮아 홈파티를 즐기는 그녀는 손님을 위해 현관 아트월에 밝은 조명을 설치하고, 널찍한 전실이 허전하지 않게 곡선 구조의 동선을 마련했다.

과거 상품기획자로 일한 소연씨는 직업병처럼 공간에 맞는 제품의 배열을 떠올리고, 많은 양의 관련 이미지들을 통해 아이디어를 얻는다. 셀프 인테리어를 위해 많은 시간을 할애한 그녀는 초보자들을 위한 팁으로 이미지 클리핑에 앞서 공간에 대한 충분한 인지가 필요하다고 전했다. 구분된 각 공간의 용도, 사용자의 취향을 반드시 파악하고 동선을 짤 것, 신중한 가구 선택과 여유 공간을 고려한 배치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끝으로 소연씨는 눈에 보이는 인테리어뿐 아니라 실제 공사가 이뤄지는 과정에도 깊게 관여하고 싶다는 바람을 전했다.

거실 넓고 쾌적한 거실은 언제나 동일한 컨디션을 유지하는 갤러리에 온 듯한 안정감을 준다. 햇볕이 잘 드는 창가에는 잎이 풍성한 식물과 친정어머니가 한지 공예로 수작업한 약장이 자리하고 있다. 공간에 청량감을 부여하는 블루 컬러의 소파는 가족에게 편안한 휴식을 선사한다.

주방 커다란 대면형 아일랜드 싱크대를 중앙에 배치하고 가족이 모여 앉아 식사할 수 있도록 동선을 짰다. 두 개의 싱크볼은 조리용과 식기세척용으로 구분해 사용하며, 다용도실의 한쪽 공간에는 청소기장 등 집안 풍경과 어울리지 않는 가전제품들을 보관하는 수납장이 있다.

침실 올 화이트로 꾸민 부부 침실은 보송한 느낌의 침구와 모던한 디자인의 소가구들로 장식되어 있다.잡동사니가 전혀 드러나지 않도록 완벽한 수납이 구현된 방은 마치 호텔에 온 듯한 느낌을 풍긴다. 작업용 컴퓨터는 사용 공간만큼의 벽체를 세워 입구에서 보이지 않도록 배치했다.

친정어머니 방 이국적인 풍경의 친정어머니 방은 둥근 셰이프의 독특한 침대 위로 화려한 행잉 등을 늘어뜨려 우아한 분위기를 배가했다. 채광이 좋은 위치에 낸 창문은 많은 추억이 있는 북유럽풍의 기존 창 디자인을 재해석했다. 밝은 우드 톤의 작업대와 서랍장, 조명은 친정어머니의 아이디어를 적극 반영해 결정했다.

아이 방 책상과 학습 도구, 장난감이 있는 수납공간을 분리했다. 섹션별로 컬러가 다른 러그를 깔아 공부와 놀이에 각각 집중할 수 있도록 조성했다. 현재 큰딸이 사용하는 아이 방은 소연씨가 20대를 보낸 공간이라 더욱 각별한 애정이 느껴진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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