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당동의 박시현 부부는 15년 된 지금의 아파트로 이사 온 지 2달도 채 되지 않았다. 그녀가 직접 꾸민 집안 곳곳은 전문가 못지않은 디테일이 숨어있으며, 차분하고 단정해 보이지만 독특한 구조와 그를 살리는 대담한 아이디어가 공존한다. 전에는 행당동 인근, 좀 더 작은 평수의 아파트에서 살았지만 그때도 직접 집을 꾸몄었고, 이번에 새로 옮긴 보금자리는 더욱 정성을 들였다. 첫 번째로 꾸민 집에서 아쉬웠던 점들과 평수가 조금 더커지며 욕심낼 수 있었던 점을 보완해 그레이 컬러로 꾸민 두 번째 ‘그레이홈’은 SNS상에서도 이미 많은 이들의 칭찬이 자자하다. “원래 그레이 컬러를 좋아해서 옷도 회색 옷만 입어요” 멋쩍은 듯 수줍게 웃는 시현 씨는 새집도 그녀가 가장 애정하는 그레이 컬러를 살리면서 기존에 가지고 있던 가구들과 조화로울 수 있기를 바랐다.
 
 
‘한없이 게으른 성격이지만 취미 부자’. 시현 씨는 스스로를 이렇게 표현한다. 평소에는 프리랜서로 업무를 보고 블로그를 꾸준히 운영하며 사진 촬영에 틈틈이 베이킹도 하고 있다. 그런 그녀에게 도대체 어떻게 짬이 나서 셀프 인테리어라는 취미를 가지게 되었을까? 그녀는 순수미술을 전공하고 결혼 전까지는 국내 유명 인테리어/가구 브랜드의 마케팅팀에서 근무했다. 세련된 안목을 키워가던 그녀는 자연스레 아름다운 공간에서 살아가고자 또 하나의 취미로 셀프 인테리어를 선택한 것 같다.
 
▲현관 & 거실 현관문으로 들어서면서 화장실이 보이는 것이 미관상 좋지 않아 어슷하게 중문을 냈다. 덕분에 여느 아파트에서 쉽게 볼 수 없는 구조의 현관으로 완성됐다. 이사를 오며 이번에는 좀 더 어두운 바닥을 가지고 싶었기에 헤링본 패턴의 티크 우드타일로 바닥을 시공했는데, 이 덕에 그녀의 집은 무게 중심이 잘 잡혀 안정적인 느낌을 준다.
 
 
▲주방 & 다이닝 기존의 주방 구조가 워낙 독특해서 입주를 앞두고 고민이 많았다고 한다. 힘들긴 하겠지만 예쁘게 고치면 정말 특이하겠다는 생각에 미닫이창을 밖으로 열 수 있도록 바꾸고, 세로로 길고 가는 타일을 시공했다. 빗각이 독특하고 예쁜 싱크에서 베이킹을 즐긴다.
 
▲안방 안방도 새로 가구를 들이기보다 기존에 쓰던 가구를 사용했다. 거실 화장실도, 안방 화장실도 좁은 공간을 효과적으로 사용하기 위해 슬라이딩 도어로 바꿨다. 안방은 확장공사를 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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