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코저널 칼럼 - 정희정]
색채디자인
- 도시의 색채위계질서
 
유럽의 도시들은 드라마틱한 표정을 연출한다. 건축물에서도 차분한 느낌을 받게 되는데, 이는 먼저 건물의 외관 디자인이 색상이나 형태면에서 시대적 전통과의 통일감으로부터 오는 아름다움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그리고 도심에 위치한 상가나 주택단지 별로 건물의 높이가 규제를 받기 때문에 스카이라인이 통일되어 보는 이들로 하여금 시각적으로 편안함을 느끼게 한다. 또한 건물에 설치된 간판이나 건물 앞의 옥외광고물을 살펴보면 도시가 차분한 이유를 발견할 수 있다. 옥외광고물의 규모와 색상, 위치 등에서 대부분 비슷하게 규제를 하고 있어 통일감을 느끼게 한다. 유럽의 경우 도시환경과 광고매체들의 조화를 위하여 순색을 배제하고 후퇴 색을 주조 색으로 사용하는데, 이례적으로 런던의 경우 선정적이며 전진적인 강력한 빨간색을 사용하고 있다.
 
 
(©런던 IMG-1)
 
RED+BLACK이 대표적인 런던도시의 색이 되면서 랜드마크가 되어버린 빨간색 2층 버스는 화려하지만 한층 감성적인 도시풍경을 건축물을 배경삼아 연출하고 있다. 런던의 도시환경에 설치되어있는 공공 시설물들을 살펴보면 대체로 붉은색과 검정색을 적용한다. 대중교통수단인 택시와 버스가 그러하고 우체통과 공중전화박스, 지하철의 픽토그램, 가로의 휴지통 등 모두가 빨간색을 입고 있으며, 아울러 도시교통시설물과 기반시설물들은 검정색으로 도시의 주연이 아닌 조연으로서의 역할을 하고 있다. 강렬한 빨강과 검정이 이처럼 도시환경에 조화롭게 적용된다는 것은 철저히 계획되고 계산된 도시디자인에서 비롯되었음을 알 수 있으며, 명시성과 가독성이 좋은 강력한 색이 오히려 도시의 질서를 잡고 나아가 도시의 색이 되고 랜드마크가 된 좋은 예라고 할 수 있다.
 
(©런던 IMG-2)
 
도시는 장르를 초월한 통합디자인의 결정체이다. 그러한 광범위한 도시를 RED+BLACK으로 질서와 드라마틱한 분위기를 연출하는 런던의 사례를 통하여 도시환경에서 색채위계질서 정립의 중요성을 알게 한다.
 
(©런던 IMG-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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