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계학적으로 가장 수요가 많은 집은 어떻게 생겼을까? 스웨덴의 탐 & 비데고르드 아키텍터(Tham & Videgard Arkitekter)가 설계한 햄넷홈(Hemnet Home, hemnethemmet.se)은 이런 궁금증에서 출발했다. 탐 & 비데고르드 아키텍터는 2014년 1월부터 10월까지 햄넷 홈페이지(hemnet.se)에서 조사한 2백만 명의 데이터를 바탕으로 가장 많은 사용자가 살고 싶어하는 집을 구현하기 위해 노력했다. 홈페이지를 통해 수집된 방대한 양의 데이터에 기반해 방의 크기, 방의 수는 물론 주방의 형태와 창의 크기 등도 결정했다. 많은 소비자가 원한 개방형 주방을 위해 커다란 창문을 만들고, 천연 소재를 사용한 회색 톤의 단색 가구로 공간을 채웠다. 나무 바닥으로 만들어진 침실은 밝고 통풍이 잘되도록 설계했다. 빨간색 나무판자로 꾸민 외관과 따로 마련된 자전거를 거치할 수 있는 공간도 사용자의 요구에 근거한 설계의 결과이다. 탐 & 비데고르드 아키텍터는 사용자의 수요와 욕구를 최대한 반영하기 위해 사용자가 직접 제공한 데이터를 활용했다. 2백만 명에 달하는 홈페이지 이용자의 자연스러운 주거형태와 생활습관을 분석해 집을 짓기 위한 기본 자료로 사용한 것이다. 햄넷홈은 빅 데이터가 활용된 좋은 사례라 할 수 있다. 갑자기 웬 빅 데이터 얘기냐면, 주택을 만드는 일에 디자이너의 예측이 아닌 데이터에 근거한 실제 사용자의 필요와 요구가 반영되었다는 것을 이야기하기 위해서이다. 방대한 데이터에 근거한 정확하고 실제적인 판단, 사용자 친화적인 기술 바로 사물 인터넷이 만들 미래 그것이다. 사물 인터넷과 빅 데이터가 반드시 함께 이야기되어야 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기사 노일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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