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TTRACTIVE THINGS PLACE
 
"언젠가 가보리라 생각해두었던 편집샵을 찾았다. 위치는 중요하지 않았다.” 우리는 많은 곳을 찾아다닌다. 단지 멋진 공간을 보기 위해, 오롯이 맛있어 보이는 음식을 즐기기 위해. 과거에는 사람이 북적북적 거리는 장소를 골라 들어갔다면, 현재에는 댓글이 많이 달려있는 핫이슈를 찾아 헤맨다. 하지만 신빙성 있던 과거의 입소문과는 달리 요즘에는 입소문만을 믿고 찾았다가는 실망하기 일쑤다. 인테리어 소품부터 화장품까지 ‘나만의 특별한 무언가’를 찾는 이들을 위해 에디터가 직접 다녀온 히든 스페이스(Hidden Space) 편집샵을 소개한다.
 
LOVELY SELECT SHOP - YALLOONG 
 
www.yalloong.com
031-378-4343
 
동탄에 위치한 얄룽은 핑크색 문이 한눈에 들어오는 편집샵이다. 처음 얄룽을 찾았을 때는 ‘여기가 아닌가? 잘못 찾은 건가?’ 싶을 정도로 휑한 동네 분위기에 당혹스러웠다. 그렇게 몇 분을 헤맸을까. 얄룽의 핑크색 문은 사막의 오아시스와도 같았다. 실내로 들어서면 쓸쓸했던 동네 분위기와도 확연히 다른 공간이 우리의 마음을 사로잡는다. 하나하나 눈길을 잡아끄는 소품들로 아기자기하게 꾸며진 얄룽에서는 자연스럽게 손은 카메라로 향하고, 입에서는 짧은 감탄이 새어나온다.
 
 
얄룽. 처음 매장 이름을 들었을 때 어떤 의미인지, 어느 나라 말인지 궁금했다. 그래서 물었다. ‘하이루, 방가 방가’를 기억하는가? 얄룽은 그 때 나온 인사법일 것이다. 시종일관 환한 얼굴로 매장을 안내해줬던 대표님은 개구진 미소를 지으며 그렇게 답했다. 그렇게 1층을 둘러보고 나서 아래로 내려가면 깊은 높이의 지하를 만나볼 수 있다. 계단을 내려가는 동안 한눈에 들어오는 지하의 풍경은 사랑스러움을 압축해놓은 듯한 매력을 뿜어낸다. 유독 깊은 지하층은 지상 전면이 유리로 되어 있어 무한한 개방감을 느끼게 한다.



얄룽에서는 루이스폴센, 헤이, 노만코펜하겐, 미니로디니, 우프, 꼴레지앙, 누메로74, 주퍼조지알 등의 브랜드 소품을 만나볼 수 있다. 1층이 조명을 비롯한 쿠션, 거울, 컵 등 인테리어 소품으로 우리의 눈길을 사로잡았다면 지하층은 조카바보, 엄마들이 더 열광할 아기들의 의류 및 인테리어 소품들로 공간이 채워져 있다. 공간 구석구석 소품 하나하나 눈길과 손길이 닿지 않을 수 없는 얄룽에서는 굳이 서울로 발걸음을 옮기지 않아도 손쉽게 세련된 소품을 만날 수 있다.
 
SUCCESSFUL PYRATES - SUPY
 
www.supyrocks.com
02-6406-3388
 
성수역 3번 출구를 지나쳐 오른쪽으로 나 있는 길을 향해 걸으면 아까 지나왔던 길과는 다른 속도의 동네가 우리의 발길을 이끈다. 길을 따라 걷다 보면 건물들의 모양이 서서히 달라지며 좀 더 깊이 성수동에 진입하는 듯한 기분을 불러일으킨다. 성수동 수피는 과거의 공장을 연상시키는 붉은빛의 벽돌 건물에 무너져 내린 듯한 블랙 톤의 외관으로 우뚝 자리해있다. 외관을 지나쳐 안으로 들어서면 어릴 적 많이 보았던 짙은 갈색 톤의 문이 또 한번 우리를 맞는다.
 
 
문 너머 실내에는 디자이너가 직접 제작한 의류와 가방, 소품 등이 박스와 나무 궤짝, 철제 가구 위에 가지런히 배열되어 있어 빈티지한 분위기를 연출한다. 여기에 천장 곳곳에 장식되어 있는 붉은 색의 꽃은 공간에 유니크한 느낌을 더한다. 수피의 개성이 느껴지는 소품을 찬찬히 둘러보다 보면 한쪽에 마련된 회전문을 발견할 수 있다. 80년대 영화에나 나올법한 회전문으로 그 문을 통해 나가면 수피의 또 다른 2층 공간으로 들어설 수 있다.


 
2층으로 이어지는 계단에 칠해진 붉은빛은 레드 카펫을 연상시키며 우리를 안내한다. 2층 실내 공간으로 들어서기 전 마련되어 있는 짧은 로비에는 화면이 켜진 여러 대의 TV와 은빛의 마네킹 등이 기묘한 분위기를 풍겨며 2층 실내로 들어서기 전 긴장감을 조성한다. 전 층과는 달리 전체적으로 불그스름한 네온사인과 레드 카펫으로 디자인된 2층은 강렬하다. 여기에 M자의 옷걸이와 탈의실을 연상케 하는 룸, 장식구들이 더해져 수피의 오묘한 개성을 완성시킨다.
 
 
SENSUAL FLAGSHIP STORE - 23YEARS OLD
www.23pack.com

가파른 경리단길을 오르다가 다리에 힘이 풀려 잠시 주저앉고 싶을 때 나타난다. 언덕을 걷다보면 서서히 시선이 내려간다. 그렇게 반쯤 체념하다시피 고개를 들었을 때 이태원에서 봤던 것 같은 이슬람 사원이 눈에 들어온다. 화이트 톤의 살대가 각이 진 모양으로 경리단길 건물들 사이에 높이 솟아 있다. 이곳은 화장품 브랜드 ‘23years old’의 플래그십 스토어다. 화이트 톤 살대로 이루어진 파사드는 실내로 이어지는 입구와 거리가 있어 2개의 문을 지나치는 듯한 느낌을 받을 수 있다. 입구로 들어서면 천정 높이 매달려 있는 식물이 공간 특유의 분위기를 증폭시키며, 화이트 톤의 외관에 생기를 불어넣는다. 한쪽 구석에 마련된 족욕기는 VIP 고객을 위한 자리로 샵에서 받는 족욕만큼 상쾌한 기분을 선사한다.

 
실내에 들어서면 2층 일부 면을 제거한 높은 천정으로 시원한 개방감을 느낄 수 있다. 1층에는 화장품 연구소를 연상시키는 라운지 바와 보자마자 욕심나는 침실, 식물과 조명으로 멋을 낸 욕조 그리고 다양한 음료를 주문할 수 있는 카운터가 공간을 채우고 있다. 2층으로 이어지는 계단은 좁고 높은 형태로 디자인돼 마치 다락방으로 들어서는 듯한 기분을 불러 일으킨다. 2층에서는 아치형으로 디자인된 창문을 정면으로 바라볼 수 있는데, 각이 진 천정이 더해져 특유의 분위기를 증폭시킨다. 일부 벽면에는 빔프로젝터에서 영상이 계속해서 재생돼 천정과는 상반된 분위기로 2층 공간을 채운다. 1층 전경이 내려다 보이는 2층에서는 소수의 테이블만이 구비되어 있어 전층과는 다른 여유로운 공간으로 플래그십 스토어를 완성했다.

기사 고민주
사진 여인우ㆍ김리오
저작권자 ⓒ Deco Journal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