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금소리

 


스페이스 D는 개관기념전으로 <풍금소리>를 연다. 오래된 악기 풍금은 그 울림이 크지 않고 묵직하게 감성을 건드린다. 이미지도 마치 오래된 기억의 흔적처럼 다가와 심금을 울린다. 이 전시는 현대인의 바쁜 일상에서 잊혀지거나 스쳐 지나가는 이미지들, ‘시골집 풍경, 익숙한 사물들, 가까운 풍경의 편린’ 등을 포착하는 작가 3인의 시각을 소개한다.

이미경은 그동안 산업화의 속도 이면에 변하지 않고 남아있는 오래된 동네, 집과 가게를 그려왔다. 섬세한 드로잉처럼 그린 그림은 많은 사람들의 심금을 울린 바 있고, 그래서인지 종이 위에 펜으로 그리고 아크릴로 칠하는 방식을 고수한다. 최현희의 정물화는 일상적인 물건을 쓴다는 점에서 전통적인 정물화와 유사하나 그 물건 간의 상관관계는 익숙함을 거부한다. 브로클리와 봉투, 꽃가지와 책, 주전자와 가방, 시계와 화분 등 익숙한 사물들이 약간 낯설게 조합을 이룬다. 이런 사물들의 배경에는 나무와 녹음이 나타나며 전체적으로 서정적인 아우라를 풍긴다.

하이경은 일상의 풍경을 주관적으로 해석하는 데 뛰어나다. 나무와 건물, 실내와 실외, 길바닥과 횡단보도 등 일상에서 흔히 접하는 장면을 캔버스에 그리는데 정밀하게 그리는 극사실주의도 아니고, 간단한 인상을 그리는 인상주의도 아니다. 작가의 주관을 붓 자국에 담아내며 한 공간 안에 구상과 추상이 공존하게 만든다. 작품의 제목은 하이경의 작업을 이해하는 실마리다.


전시명: 풍금소리
전시기간: 8월 20일~10월 15일
관람시간: 오전 11시~오후 6시(매주 일요일 휴관)
장소: 스페이스 D
문의: 02-508-8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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