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ALICE : Into The Rabbit Hole

새롭게 재해석한 명작동화

 

 

 

 

 

©김리오

 

 

 

 

 

백설공주, 신데렐라, 콩쥐팥쥐, 헨젤과 그레텔, 인어공주... 지금은 어렴풋하게 대강의 줄거리만 기억나는 동화. 최근에 다시 읽어본 적이 있는가? 어렸을 땐 주인공과 스토리에 집중해서 보느라 ‘공주가 왕자를 만나 오래오래 행복하게 살았답니다’라는 엔딩이 가장 중요했다. 그 결말을 보기 위해 서둘러 동화책을 넘겨보기도 했으니까. 하지만 어제 다시 읽은 동화에선 생소하게 느껴지는 대사 한 줄이 눈에 크게 띄였다. 길을 묻는 앨리스에게 고양이는 말한다. ‘넌 틀림없이 어딘가에 도착하게 돼있어. 걸을만치 걸으면 말이지.’ 슥 읽고 지나칠 수도 있는 부분이었지만 고양이의 대답은 때아닌 위로가 되어 귓전을 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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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숲 갤러리아포레에서 2018년 3월 1일까지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특별전 을 전시한다. 본 전시는 루이스 캐럴의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거울나라의 앨리스> 시리즈를 현대적인 시각으로 새롭게 표현한 것으로 개성 넘치는 일러스트레이션 작가, 감각적인 뮤지션, 키치한 설치작가와 대중문화를 선도하는 영상크루 등이 ‘21세기의 원더랜드’를 재구성해 보여준다. 앨리스의 모험은 언니와 함께 강둑에 앉아 심심해하던 앨리스가 시계를 꺼내 보는 토끼를 따라가며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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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 역시 앨리스의 발자취에 따라 , , , 의 총 4개 섹션으로 구성된다. 앨리스는 어떻게 다시 밖으로 나올지 생각조차 않은 채 토끼를 따라 무작정 토끼굴로 들어간다. 그리고 생전 알지 못했던 이상한 나라를 맞닥뜨렸음에도 불구하고 늘 그래왔던 세계인 것처럼 받아들이며 선입견 없는 태도로 모험을 계속해 나간다. 이러한 앨리스의 태도는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많은 질문을 던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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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지니아 울프는 얘기한다. “앨리스 시리즈는 아이들을 위한 책이 아니다. 우리가 아이가 될 수 있는 유일한 책이다.” 래빗홀을 지나면 넓다란 전시장에 앨리스가 거쳐왔던 원더랜드가 모여있는데, 정해진 전시 관람 순서는 없다. 어린 시절, 순서나 방법에 개의치 않고 무작정 저지르고 봤던 그때처럼 호기심이 이끄는 대로 거침없이 모험을 즐겨보자. 가장 흥미를 끌었던 건 전시장 가운데 있던 Happy Unbirth-day다. 생일이 아닌 비생일에만 받을 수 있는 선물로 한 사람당 한 장의 문장을 선물 받을 수 있다. 그러니, 당일 생일인 분은 참고하도록. 혹 선물을 못 받더라도 아쉬워하지 말자. 여기선 비생일 선물을 받을 수 있는 날이 364일이나 되니까.

 

 

 

 

 

 

©김리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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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를 관람하는 동안 ‘앨리스’가 떠올랐다. 앨리스가 우리만큼 자랐다면 어떤 어른이 되어있을지, 어른이 된 앨리스가 원더랜드를 다시 탐험하게 되면 이전과는 어떻게 다를지도 궁금했다. 어른이 된 앨리스를 만날 수는 없지만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전을 통해 우리가 직접 원더랜드를 탐험해볼 수 있다. 이상한 나라는 여전히 이상한 곳이므로 둘러보는 동안 모든 의구심과 경계심을 풀어도 좋다. 단, 재판에서 갑자기 증인으로 서게 되어 처형 위기에 처하면 ‘당신들은 고작 카드일 뿐이야!’라고 외칠 것. 빠르게 현실로 돌아오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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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고민주
사진 김리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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