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iles Aldridge - A Family Portrait #13, 2011 / CCOC 2022

1964년 영국 런던에서 태어난 마일즈 알드리지는 비틀즈와 엘튼 존의 앨범 아트 디렉터이자 일러스트레이터였던 아버지 앨런 알드리지로부터 사진을 배웠다. 그래픽 디자인을 전공하고 초기에 일러스트레이터와 뮤직비디오 감독으로 활동했으나, 취미로 촬영한 여자친구의 프로필 사진이 보그 에디터의 눈에 띄게 되면서 패션 사진작가의 길로 들어서게 된다. 패션 사진작가로 왕성하게 활동하던 시기 보그 이탈리아의 전설적인 편집장 프랑카소차니와 협업하게 되면서 패션과 예술의 경계를 넘나드는, 도발적이고 날카로운 컬러가 돋보이는 자신만의 스타일을 구축하게 되었다. 이후 하퍼스 비자, W, 뉴욕 타임 매거진 등 다양한 매체를 통해 대중들에게 작품을 소개하며 루이비통, 조르지오 아르마니, 이브 생 로랑, MAC, 롱샴 등의 글로벌 브랜드와도 협업했다. 알드리지의 사진은 영국 빅토리아 앤 알버트 뮤지엄, 영국 내셔널 포트레이트 갤러리, 미국 뉴욕 국제사진센터에서 영구 소장될 정도로 예술적 가치를 인정받고 있다.

ⒸMiles Aldridge - Cat Story #3, 2008 / CCOC 2022

<컬러 픽쳐스, 마일즈 알드리지 사진전 2000-2022>은 영국의 사진작가 마일즈 알드리지의 아시아 최초, 대규모 단독 사진전이다. 마일즈 알드리지는 컬러의 제왕이라고 불리며, 한 번 보면 잊을 수 없는 강렬한 색감, 영화 세트장처럼 화려하고 정교한 연출로 잘 알려져 있다. 마일즈는 여전히 필름을 사용하여 작업하는 몇 안되는 사진작가 중 하나로, 마일즈 알드리지가 직접 제안한 전시명 ‘컬러 픽쳐스’는 그의 스튜디오 이름이기도 하다. 이번 전시는 작가가 가장 영향을 많이 받았다고 말하는 ‘영화’에 초점을 맞추어 기획됐다. 아름다우면서도 불안한 사진을 찍고 싶다는 작가의 말처럼, 사진들은 어두운 메시지를 담고 있으면서도 완벽하고 달콤하게 연출되었다. 영화적 서사가 살아있는 사진들을 통해 마일즈 알드리지의 예술세계를 경험해보기를 바란다.

ⒸMiles Aldridge - Doll’s House #8, 2008 / CCOC 2022
3-D, 2010

Section 1. Drama 마일즈 알드리지는 학생 시절, 일주일에 두 번 이상 60-70년대 이탈리아 흑백영화를 보지 못하면 입에 가시가 돋을 정도로 영화를 사랑했다. 이 영향으로 영화에 영감을 받아 작업한 작품이 많은데, 마치 흑백영화가 컬러로 재탄생한 듯 당시 유행하던 패션과 빈티지한 인테리어 등 레트로 느낌이 가득한 사진들이 특징이다.

Chromo Thriller #2, 2012

Section 2. Heroine 마일즈 알드리지는 어렸을 적, 전업주부였던 어머니 리타와 많은 시간을 보냈다. 작가의 사진 속 등장하는 여성의 모습은 대부분 어머니를 오마주한 여성상으로, 어머니로서의 여성에 대한 찬사와 경외를 자신만의 철학으로 사진을 통해 풀어냈다.

Section 3. Thriller 마일즈 알드리지는 컬러의 제왕이라는 수식어에 걸맞게 비비드한 톤뿐만 아니라 어두운 톤도 특유의 미스터리한 느낌으로 표현해낸다. 마치 알프레드 히치콕, 데이빗 린치, 스탠리 큐브릭 서스펜스 영화의 한 장면인 듯한 미장센과 다른 작품들에 비해 모델의 풍부한 표정이 돋보인다.

ⒸMiles Aldridge - Actress #6, 2012 / CCOC 2022

Section 4. G-rated 마일즈의 대표 작품인 집에서 생활하는 여성의 모습을 담은 사진들을 소개한다. 마치 가족 영화의 한 장면 같기도 한 이 사진들은 밝은 배경과 대비되는 모델의 무심한 표정이 묘한 긴장감을 자아낸다. 해당 섹션에서는 최신작두 점을 포함한 네 점의 실크스크린 작품을 만나볼 수 있다.

Red Marks #1, 2003
Cat Story #7, 2008
Scream #4, 2011

Section 5. Fantasy 작가의 폭발적인 연출력을 느낄 수 있는 작품들을 소개한다. 주로 패션 잡지 화보로 촬영됐던 작품들로, 대중들에게도 잘 알려져 있는 릴리 콜 등의 모델과 배우 메이지 윌리엄스(왕좌의 게임)의 모습도 찾아볼 수 있다. 컬러풀한 배경과 화려한 소품들로 몽환적인 느낌을 자아내며 현실과 동떨어진 판타지 세계를 만나볼 수 있다.

The Rooms #2, 2011
Five Girls In a Car #1, 2013

Section 6. Teen 마일즈 알드리지의 작품 활동은 90년대 팝 문화와 사이키델릭 문화에 많은 영향을 받았다. 네온 톤의 통통 튀는 색감이 당시 유행하던 하이틴 영화의 한 장면을 떠올리게 한다.

A Drop of Red #2, 2001

Section 7. Documentary 작가는 자신을 포함한 모델, 건축가, 예술가, 영화감독 등을 피사체로 사진에 담아내면서 그들의 삶에 대한 태도를 함께 포착하려 노력했다. 그만의 치밀한 무대적 연출이 돋보이면서도 편안하고 평범하게 자신을 드러낸 세계 유명 인사들을 만나볼 수 있다. 또한 이번 섹션에서는 마일즈의 작업 공간도 함께 구성되어 일러스트, 폴라로이드 등의 작품도 감상할 수 있다.

Section 8. 청소년 관람불가R-rated 마일즈 알드리지의 누드 작품은 사회 현상에 대한 작가의 시각을 드러내는 수단으로써 예술적 가치를 지닌다. 작가 특유의 몽환적이고 정교한 연출을 느낄 수 있으며, 고전미 가득한 그리스 신화 속 여신상부터 풍자와 해학의 대부 마우리치오 카탈란과 콜라보한 작품까지도 만나볼 수 있다.

ⒸMiles Aldridge - Venus Etcetera(after Botticelli), 2021 / CCOC 2022

INFO. 글, 전시 사진 / 임 정 훈 기자

전시명:《컬러 픽쳐스, 마일즈 알드리지 사진전 : Colour Pictures 2000-2022》

전시 기간: 8월 28일까지

전시 장소: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

전시 시간: 10시부터 19시까지(18시 00분 입장 마감, 매주 월요일 휴관)

문의: 02-837-6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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