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딩 블럭스의 메인 공간, 생화를 이용해 가드닝했다.

 

최근 많은 공유 오피스가 서울 곳곳에 새로이 오픈하고 있다. 대부분은 신생 IT 계열 스타트업을 위한 오피스로서, 기존의 사무실을 잘 꾸며 놓고 이를 공유한다는 인상이 강한 곳들이었다. SCAAA와 빌딩 블럭스는 기존의 공유 오피스가 포섭하지 못하지만 사무공간을 필요로 하는 이들을 포착했다. 비슷한 테이블, 비슷한 사무실, 비슷한 편의시설. 빌딩 블럭스는 이런 비슷함이 담지 못하는 이들을 찾아 큐레이티드 커뮤니티(Curated Community)를 만드는 데 초점을 두었다.

 

▲빌딩 블럭스의 로고 뒤로 테라스가 보인다.

 

팀의 규모가 작으면서도 플렉서블하며 모바일한 집단, 더불어 한 공간에서 서로에게 자극을 주고 협업할 수도 있는 이들, SCAAA는 이들을 모던 크리에이티브(Modern Creative)로 명명하고, 이들을 위한 공간을 설계했다. 일러스트레이터, 의상 디자이너, 인테리어 디자이너와 건축가 등 다양한 직업군이었지만, 이들의 요구사항은 크게 다르지 않았다. 넓은 책상과 수납공간, 창작물을 공유하고 전시할 수 있는 퍼블릭한 공간, 방대한 자료와 다양한 툴을 사용할 수 있는 워크샵공간이 바로 그것이었다. 

 

넓은 책상과 수납공간이 있는 오피스와 워크샵 공간은 일하는 공간인 스튜디오 플로어(Studio Floor)에, 창작물을 공유하고 전시할 수 있는 퍼블릭한 공간과 휴식을 취할 수 있는 공간은 어라이벌 플로 (Arrival Floor)에 위치했다. 이렇게 공간을 철저히 구분해 각 공간이 고유의 기능에 충실하도록 디자인한 것은 입주자가 어느 곳에서 어떤 일을 할지 선택할 수 있도록 돕기 위해서였다.

 

▲티타임을 즐길 수 있는 공간이 곳곳에 마련되어 있다.

 

모던하고 세련된 공간 디자인과 구획은 빌딩블럭스의 큰 강점이다. 잘 짜인 배색과 오브제의 배치는 시각적인 안정감을 준다. 시각뿐만은 아니다. ‘업무를 하는 데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오랜 계산 끝에 준비된 공간이기에 직접 오피스에서 일하는 이들에게 심리적 안정감을 가져다주었다. 15층에 마련된 우먼 온리 존(Woman Only Zone) 역시 이런 역할을 한다. 해당 구역은 두 번의 보안 과정을 거쳐야 들어갈 수 있으며, 이동식 비상벨을 마련해 여성 고객이 늦은 시간까지 안심하고 일할 수 있다.


고객을 위한 편의시설 역시 돋보인다. 어라이벌 플로어에는 리셉션과 쇼룸 카페, 폰부스를 배치해 전시, 클라이언트 응대, 커뮤니티 공간 등으로 이용할 수 있다. 곳곳에 마련된 팬트리 룸은 업무나 응대를 서포트하기 적절하다. 더불어 수유실 등 육아를 위한 시설도 마련되어 있다. ‘라이프스타일 코워킹 스페이스’라는 빌딩 블럭스의 다른 이름을 이해하게 하기 충분했다. 또한 포토 스튜디오와 공용 핫데스크, 머터리얼 라이브러리(Material Library) 역시 기존의 코워킹 스페이스에서는 어려웠던 업무의 영역을 확장해주었다.

 

▲창작물을 공유하고 전시할 수 있는 어라이벌 플로어(Arrival Floor)의 모습.


빌딩 블럭스의 베이스 컬러는 화이트다. 넓게 뚫린 화이트 컬러의 벽과 천장은 인더스트리얼 스타일의 인테리어를 상기시키면서도 특색 있는 각각의 공간마다 다른 컬러를 배치해 공간 별로 색깔에 따라 다른 효과를 거둘 수 있었다. 전면 유리를 둔 것도 빌딩블럭스의 특징이다. 이는 빌딩 블럭스가 단순한 업무공간이 아닌 크리에이터의 공간이기 때문이다. 삭막한 벽에 막혀 상상력을 닫는 것보다 쏟아지는 햇볕을 맞고, 도심의 야경을 보며 이용자의 감성을 자극하게 하는 것이 빌딩 블럭스의 목표였다.

 

빌딩 블럭스는 또한 기존의 2인, 3인, 4인실의 구분 대신 스몰, 미디엄, 라지로 공간을 나누어 입주자의 편의에 따라 책상을 벽에 붙이거나 벽과 떨어뜨려 의자를 더 놓을 수 있는, 인원 수의 변동에 즉각 대응할 수 있는 공간이 되도록 했다. 생화를 사용한 플랜테리어 역시 빌딩 블럭스의 특징 중 하나라 할 수 있다. 대부분의 공유 오피스가 관리 상의 문제로 조화를 사용하지만, 빌딩 블럭스는 생화를 통해 이용자가 ‘힐링’하며 쉴 수 있도록 곳곳에 생화 가드닝을 시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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