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간은 양평 남한강 변 번잡한 읍내를 지나 병산리 마을 깊은 곳 백병봉 산 중턱에 있다. 사방이 백병봉에서 이어진 능선으로 병풍처럼 둘러싸여 있는 테라스식 경사지로, 자연 속에 숨어 들어간 듯 조용한 은신처이다. 대지의 테라스식 경사와 이어진 능선의 끝자락은 멀리 남한강과 양평 시내를 향해 열려있어, 마치 고요한 산장의 망루에서 멀리 번잡한 일상을 내려다보는 듯한 편안하고 고요한 휴식처를 제공한다. 

 
대지 주변은 새로 개발 중인 부지로 5~6m 높이의 단을 이루며 올라간다. 멀리 조망하는 망루의 느낌을 최대한 살리고 자연 지형 손실을 최소화하기 위해 기존 테라스식 경사를 활용하여 대지가 계획되었다. 내부 공간은 외부 대지의 흐름을 그대로 끌고 들어와 테라스식으로 흐름을 갖고 내려가며, 플로어 고저 차로 기능적 공간이 구분된다. 각 유닛은 하나의 독립된 공간 내에 서로 다른 공간적 깊이감을 제공한다.

 
각각의 유닛 공간은 경사를 따라 흘러내리며 기하학적으로 펼쳐진다. 이에 따라 유닛마다 서로 다른 시야와 독립된 개별 공간을 제공한다. 개별 유닛은 외부 조망을 향해 열린 독립된 뷰프레임으로써 독립된 내외부 공간을 가지고, 이에 더하여 하늘을 향해 열린 사적인 외부 공간으로써 외부 자쿠지 공간을 갖는다. 디자이너는 전체가 하나로 엮여 있으면서도 중심점이 따로 없는 독립적인 공간을 만들고자 의도했다.

 
전체적인 형태는 대지를 둘러싼 능선과 같이, 연속된 지붕 선으로 둘러싸인다. 연속된 지붕 면은 개별 공간을 둘러싸고 서로서로 엮이면서 반복적 유닛이 만드는 연속적 효과를 극대화 시킨다. 독립된 개별 유닛들은 모여서 전체를 형성하며 암벽으로 이루어진 주변 산세와 어울리는 개성 있는 모습을 만들어낸다. 이렇게 만들어진 형태는 병산리 마을의 골짜기 초입부터 멀찍이 인지되며, 펜션으로써의 명확한 정체성을 갖는다.


 
기사 노일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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