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최초 디자인 컨셉은 어떤 의도였나?

A. 치료를 목적으로 하는 병원 공간을 치유의 공간 그 이상의 유니크한 디자인과 감성이 스며있는 공간으로 만들어 공간을 사용하는 이들에게 선사하고 싶었다. 클라이언트께서 환자에게 쾌적한 진료공간을 선물하고 싶다는 마음을 갖고 계셨기 때문에 그 마음에 담긴 큰 의미를 공간에 담아 표현하기 위해 계획했다. 클라이언트를 단순한 고객으로 상대하는 단순한 작업의 영역이 아니라 인간관계의 지속과 회복 그리고 시간성을 담은 의미 있는 결과물을 연출하기 위해 노력했다.
 


Q. 공간을 연출하면서 어떤 고민이 있었나?

A. 건축 마감이 끝난 공간의 천장 높이가 2.3m로 다른 건축 공간의 천장 높이보다 다소 낮게 마감이 되어있었다. 시각적으로도 답답하고 공기 순환이 여의치 않아서 천장고를 높여야 했다. 천장을 3m 가까이 까지 최대한 높이면 서도 동시에 냉난방의 효율을 높이기 위해 시공 계획을 다시 짰고, 높아진 천장의 여백에 디자인적인 요소를 추가하기 위해 시간을 많이 들였다. 그 부분이 이번 현장에서 가장 고민했던 부분이었던 것 같다.



Q. 가장 어려웠던 부분은 어떤 것이었나?

A. 앞서 이야기했던 것처럼 높아진 천장의 디자인을 많이 고민했다. 치과는 치료와 진료를 위해 환자들이 누워야하는 구조이기 때문에 환자들이 천장을 오래 바라봐야만 한다. 그래서 심심하고 정적인 천장보다는 천장에서 움직임이 느껴지고 따뜻한 느낌을 줄 수 있도록 만들어야 했다. 또, 냉난방 설비 배관이 설치된 천장 공간에 배관을 노출시키지 않으려고 하다 보니 의도치 않게도 정형적인 박공지붕이 아니라 비규격적이고 비정형인 지붕 형태가 만들어졌다. 그 부분에 디테일을 풀어내는 데에 많은 노력과 시간을 투자했다.



Q. 천장에 많은 공을 들였나 보다. 어떤 연출이 있었나?

A. 처음부터 의도했던 것이 아니었는데, 그렇게 됐다. 의도치 않았던 부분이었기 때문에 캐드 같은 컴퓨터 프로그램으로 입면도를 작성할 수 없는 디테일이 생겼다. 그래서 결국에는 현장에서 작업하시는 분들이 퇴근한 후에 목공용 공구를 갖고 직접 디자인 가이드 작업을 준비해놓고, 다음 날 작업하시는 분들께 설명해서 본 공사를 진행하고는 했다. 그렇기 때문에 아무래도 우려되는 마음도 있었고 걱정되는 마음도 있었는데, 다행히도 억지스럽지 않게 마감이 끝났고, 그렇게 지금의 천장이 만들어졌다.



Q. 환자들이 대기하는 공간이 특이한데, 어떤 의도로 연출된 것인가?

A. 자작나무를 10cm로 재단해 대기공간에 설치했다. 설치 미술가 강익중 작가의 ‘광화문에 뜬 달’이라는 작품을 보고 떠오른 영감을 반영한 것인데, 클라이언트께서 환자에게 쾌적한 진료 공간을 선물하고 싶다고 했던 그 마음에 대한 인상에서 착안했다. 강익중 작가가 ‘광화문에 뜬 달’에 대해 예전에 인터뷰했던 것을 인상 깊게 봤다. 작가가 작품에 대해 조국을 향한 감사하는 마음을 담은 ‘기도문’이라고 말했던 것이었는데, 그런 마음으로 자작나무를 현장에서 일일이 재단했다. 환자를 대하는 클라이언트의 마음과 디자이너로서 내 마음을 담았다.



Q. 완성된 프로젝트에 아쉬운 점은 없나?

A. 항상, 매번 새로운 결과물이 공개될 때마다, 작업이 끝날 때마다 항상 아쉬운 마음이 든다. 디자이너로서 당연한 부분이 아닌가 생각하기도 하지만, 나 스스로가 완벽하지 않아서 내가 작업한 공간이 완벽할 수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항상 아쉽다. 언젠가는 스스로 아쉬움이 없는 결과물을 만들어보고 싶다.

Q. 디자이너로서 추구하는 가치나 방향은 어떤 것이 있는가?

A. 성공은 디테일에 있다고 생각한다. 마찬가지로 작업의 성패는 유니크한 디테일에 있다고 생각한다. 내 분신과도 같은 보다디자인의 디자인 슬로건이다. 시각적으로 보여지는 작업과 좋은 아이디어, 이성적이거나 감성적인 판단, 선택과 집중 그리고 퀄리티 측면에서도 모두 어쨌든 공간에 유니크한 디테일이 있는 디자인과 시공력이 있어야만 고객에게 인상적인 공간을 제공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공간의 중요한 부분 또 그렇지 않은 부분 모두에서 디테일이 빠져버려서 김빠진 맥주가 되지 않도록 노력한다. 이렇게 모든 부분에서 꼼꼼하고 완벽하게 마무리하려고 노력한다.



Q. 앞으로의 계획은 어떤가?

A. 클라이언트가 예상할 수 있는 디자인과 시공, 예상했던 결과물만 제시했다면, 지금의 나와 보다디자인은 없었을 거라 생각한다. 무엇보다도 디자인을 통해서, 시간의 깊이를 넘어서 많은 사람과 공감대를 형성하고 동시에 놀라움과 인상적인 공간을 선사하는 것이 나와 보다디자인의 지속적인 목표다. 그 목표를 위해서 지금 추구하고 있는 방향과 가치를 잃지 않으려고 노력할 것이다.

 
인터뷰 기사 노일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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