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자이너는 끊임없이 변화해야 하며 새로움을 추구해야 한다. 사람은 나이를 먹지만 디자인은 늙지 않아야 한다. 늘 익숙한 것은 안정감을 주지만 디자이너로서 발전적인 방향을 방해하는 요소가 된다. 나는 이러한 안일함에서 벗어나 시대에 맞게 변화하고 끊임없이 다름을 표현하고 싶다. 오랜 세월이 지나도 낯설지만 새로움으로 신선한 충격이 되는 실험적인 디자이너가 되고 싶다” 이번 프로젝트는 윤석민 소장의 이러한 디자인 철학을 잘 표현해 낸 작품이다. 특히, 빛을 통한 무형의 디자인을 선호하는 디자이너는 이번 프로젝트에서도 정형화되지 않은 모습으로 공간을 조성했다. 공간 전체는 화이트 톤으로 색을 철저히 배제하면서 공간 요소마다 티타늄을 활용해 색이 아닌 물성 자체로 포인트를 주었다. 티타늄에서 느껴지는 재질과 골드 색감은 공간 전체에 활력을 주는 요소로 작용한다. 또한, 화이트 공간에 벽을 타고 내려오는 그림자는 새로운 디자인을 만들면서 결코 단조롭지 않은 공간을 보여준다.
 

퇴계로에 위치한 ‘카페 디 블록’은 넓지 않은 면적에 한쪽 면이 곡선으로 이루어진 형태였다. 디자이너는 단순하지만 디자인적인 유니크함을 표현하고 싶었다. 이에 천장에 자연스러운 오브제를 만들어 전체 평면에서 주는 곡선의 흐름을 내부에 그대로 이어갔다. 여기에 3개의 티타늄 조명 등 박스로 포인트를 주고 스폿 조명에서 새어 나오는 다양한 빛의 방향으로 자유로우면서도 유니크한 디자인의 절정을 보여준다. 디자이너는 4.5m로 유독 높았던 곡선 형태의 천장고를 장점으로 살리며 빛을 활용해 디자인의 힘을 천장에 싣기로 했다. 이에 모든 작업을 수작업으로 진행하며 정확한 간격과 전체적인 느낌을 구현시키기 위해 노력했다. 바닥에 일일이 간격을 재서 그림을 그리고 연결해 레이저를 천장에 쏘아 올렸다. 천장에는 금속과 직물의 곡선이 어우러지며 유려한 흐름을 보여준다. 천장에서 보여지는 20개의 곡선은 물 흐르듯 자연스러우면서도 독특한 오브제로 ‘카페 디 블록’에 신선함을 부여한다. 직물로 이루어진 오브제는 색을 배제해 그 물성 자체를 디자인적 요소로 부각시켰고, 천장 오브제는 형태가 주는 힘에 집중했다.



디자이너는 교차로에 차가 멈췄을 때 혹은 지나가는 사람들에게 시선을 끌 수 있는 유니크한 파사드 디자인을 담고 싶었다. 재미있는 그림자 형상화를 위해 조명의 위치와 각도를 계산해 넣었다. 마치 독수리가 비상하는 듯한 그림자는 파사드 디자인에 또 다른 재미를 선사한다. 또한, 사인이 정면에서 드러나야 한다는 고정관념에서 벗어나 오히려 최대한 감춰 디자인적 신선함으로 사람들의 시선을 잡았다. ‘카페 디 블록’은 공간 내부부터 파사드까지 요소마다 디자인적 재미가 돋보이는 곳이다. 화이트 공간에 빛을 통해 우연히 혹은 철저히 계산되어 맺히는 그림자는 이곳만의 고유한 모습으로 차별화된 공간을 완성했다.

기사 고민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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