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telier Archi@Mosphere(아틀리에 아키앳모스피어. 이하, 아키모스피어)는 아이웨어 그룹 PAPYRUS의 갤러리아점을 Multi-Functional Platform을 기반으로 한 Gallery in Galleria 컨셉으로 설계했다. 고급스러우며 동시에 실용적인 디자인을 위해 디스플레이 시스템, 아트 마케팅 스트럭쳐, 비주얼 캐릭터라이징 등을 Wall Module System을 통해 구현했다. 아키모스피어는 PAPYRUS를 위해 디스플레이, 스토리지, 상담 테이블 등 제품판매를 위해 필요한 모든 요소를 벽에 시스템화시켰다. 모든 공간을 하나로 어우르며 연속적으로 펼쳐진 Wall Module System은 빈티지, 럭셔리, 갤러리라는 각각의 성격과 기능에 맞게 자연스럽게 공간을 나눈다. 공간마다 뚜렷한 캐릭터를 갖는 동시에 연속적이고 동질적인 감각을 잃지 않는 것은 아키모스피어에서 꾸준히 연구되어 온 Wall Module System의 특징이기도 하다. 클라이언트와 브랜드, 인간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PAPYRUS 갤러리아점은 고급스럽고 실용적이며 동시에 아름답게 완성되었다.

 
2001년부터 ‘월가’에서 건축, 설계, 디자인 등 모든 과정을 총괄, 통합 관리하는 법을 익혔다. 그러한 경력을 바탕으로 새로운 종류의 체험과 경험을 쌓았다. 뜻밖의 문제와 예기치 못한 어려움을 해결하는 능력, 프로젝트에 대한 통합적인 비전, 통찰과 이해가 바로 그것이다. 그는 건축과 공간에 대한 경험에서 나오는 사람들의 물리적 반응과 심리적이고 인지적인 반응에 이르기까지 깊이 이해하려 애쓴다. 2012년 영국에서 돌아와 자신의 스튜디오를 설립한 이후로는 새로운 팀의 멤버이자 팀의 리더로서 유려하고 뚜렷한 경험을 쌓고 있다.


 
Q. PAPYRUS 갤러리아점을 디자인하면서 가장 염두에 두었던 것은 무엇이었나?

A. PAPYRUS 갤러리아점 뿐만 아니라 모든 작업에서 제가 언제나 가장 크게 고려하는 건 저와 클라이언트뿐만 아니라 클라이언트와 클라이언트의 고객이에요. 제가 아무리 아름답게 디자인한다고 해도 또 클라이언트가 아무리 마음에 들어 한다고 해도 방문하는 고객의 마음에 들지 않으면 그건 좋은 디자인이 아니라고 생각해요. 결국, 디자인이라는 건 공간이 살아있게 만들어야 하는 건데 사용하는 이들, 찾는 이들의 마음에 들지 않으면 안 되는 거잖아요. 그곳에서 일하는 분들, 그곳을 찾는 손님들이 좋아해야 공간이 살잖아요. 그래서 저는 늘 모든 작업을 누구를 위한 디자인인가 하는 물음에서 시작해요.



Q. 클라이언트의 취향과 디자이너의 미학적 욕심보다 오히려 실제 고객과 사용자의 마음에 드는 것이 중요하다는 말이 인상적이다. 그렇다면 그런 물음에 대한 해답은 어떤 식으로 찾는가?

A. 물론 클라이언트의 취향에 맞는 디자인, 그리고 디자이너인 저의 캐릭터는 당연히 중요하죠. 그건 너무 당연하고 기본적인 거구요. 저는 제가 디자인하는, 예를 들어 상업공간이라면 그 상업공간에 많은 손님이 찾아오고 장사가 잘 되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제 마음에 드는 디자인을 완성한다고 해도 또 클라이언트 취향에 맞는 디자인을 완성한다고 해도 손님이 없으면 그 공간은 죽은 공간이 되는 거잖아요. 그래서 저는 디자이너이지만, 일을 시작할 때는, 리서치 양이 어마어마해요. 지역마다 다른 그런 것들이 있잖아요. 예를 들어 매장 주변 아파트의 평균 거래가는 얼마인지, 주변에 어떤 학교가 있는지 또 그 학교의 학생들은 어떤지, 그 학교 학생들의 부모님은 어떤 사람들인지, 버스나 전철 같은 대중교통 환경은 어떤지, 주변에 주차는 어떻게 이루어지고 있는지, 지역 주민과 유동인구의 성별, 연령대, 시간대별로 어떤 사람들이 얼마나 많이 주변을 다니는지와 같은, 뭐 그런, 심지어 성향까지, 고객의 고객을 파악하려고 노력해요. 그러다 보면 어느 정도 어떤 사람들이 이 공간을 찾게 될지를 알게 되니까요. 또, PAPYRUS 같은 경우는 일하는 분들을 제가 잘 아니까 또 그런 이해가 더해질 수 있었죠. 어떤 이들을 위한 공간인가에 대한 해답은 그런 식으로 풀곤 해요. 제가 문제를 푼다기보다는 그런 과정에서 저절로 풀리는 것 같아요.



Q. 그럼 PAPYRUS 갤러리아점 제작과정에서 가장 어려웠던 부분은 무엇인가?

A. PAPYRUS 갤러리아점을 디자인하면서 가장 어려웠던 점은 클라이언트께서 저를 너무 믿어주셨다는 거에요. 일단 컨셉을 잡고 작업에 들어간 이후로는 어떤 요구도 터치도 정말 말 한마디도 없었어요. 그냥 저를 믿고 알아서 하라는, 그런 거였는데, 그게 너무 어렵더라고요. 차라리 어떤 어필이나 그런 뭔가를 제시해주시면 더 좋았을 텐데 아무것도 없이 그냥 모든 걸 저한테 완전히 맡겨 버리시니까, 어떻게 보면 사실 고마운 부분이죠. 사실 정말 감사드리고 존경스럽고 그래요. 그랬기 때문에 정말 제 모든 걸 걸고 PAPYRUS 갤러리아점을 완성했어요. 늘 모든 작업이 그렇지만 제 모든 걸 걸었어요. 커다란 구조와 컨셉부터 아주 작고 사소한 디테일까지 모든 걸 제가 선택하고 판단해야 했기 때문에, 몰입하지 않을 수가 없잖아요. 가장 어려운 건 그거였어요. 저를 너무 믿어주는 클라이언트를 만난 거죠.



Q. Wall Module System이 인상적이다. 그리고 안경원이라는 걸 알고 있는데도 다른 안경원과 완전히 다른 느낌이다. 

A. PAPYRUS 갤러리아점에서는 다른 안경원과는 완전히 다른 느낌을 받으실 거에요. 무엇보다 보통은 안경원에 가면 가운데에 안경이 빽빽하게 놓인 쇼케이스가 있고 거기서 안경을 고르는 구조인데, PAPYRUS 갤러리아점에는 그런 게 없죠. PAPYRUS 갤러리아점의 기본 컨셉이 Gallery in Galleria이기 때문이에요. 마치 갤러리에 들어온 것 같은 느낌을 주고 싶었어요. 말씀드렸듯이 이곳을 찾는 손님들을 고려했기 때문에 이런 디자인이 나올 수 있었던 거죠. 안경을 최대한 많이 늘어놓고 판매하는 평범한 안경원이 아니라 여기는 PAPYRUS 갤러리아점이니까요. 안경을 갤러리에 전시하듯이 보여주는 쇼케이스의 역할을 하기 위해 벽을 활용했죠. 쇼케이스 뿐만 아니라 스토리지의 역할, 디스플레이의 역할 등 다양한 역할을 동시에 기능할 수 있도록 만들고자 했어요. 벽이 기능적으로 다양한 역할을 수행할 뿐만 아니라 미적으로도 분명히 기능해야 했고요. 또 앞으로 PAPYRUS에서 프로모션을 진행하기 위해서 쓸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 줘야 했고요. 여기 계신 직원분들이 편하게 쓸 수 있는 공간도 있어야 했어요. 여러 가지 면에서 Wall Module System이 적합했죠.



Q. PAPYRUS 갤러리아점이 완공된 지 2년이 지났다. 이제 와 아쉬운 점은 없는가?

A. 아직까지는 욕심이 좀 많은 것 같아요. 디테일도 그렇고, 디자인도 그렇고, 좀 비워나가는 연습이 필요한데, 늘 그래요. 그때는 정말 내 모든 걸 걸고 최고로 만들겠다는 각오로 열심히 했는데, 지금 생각해보면 또 조금 더 열심히 할 수 있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어요. 작은 디테일 하나하나가 지금 보면 더 잘할 수 있었을 것 같고 그래요. 물론 그때는 정말 끝까지 밀어붙여 가면서 열심히 했지만, 시간이 지나면 늘 그렇더라고요. 또 PAPYRUS 갤러리아점이 완성되고 나서 많은 분들이 좋아해 주시고 인정해주시니까 오히려 더 그런 것 같아요. 더 좋은 선택, 더 좋은 결정을 할 수 있지 않았을까, 더 열심히 할 수 있지 않았을까, 그런 생각이 많이 들어요. 그래도 많은 분들이 좋아해 주시니까 아쉬운 점보다는 다행이라는 생각이 더 커요. 많은 분들이 좋아해 주시고 찾아주시니까 이 공간이 살아있을 수 있으니까요. 참 감사한 일이죠. 그리고 참 PAPYRUS 분들이 고마운 건, 참 관리를 잘 해주세요. 얼마나 관리를 잘하시는지 놀라울 정도죠. 시간이 지나도 늘 새것 같아요. PAPYRUS는 그래서 항상 10년, 20년 갈 거라고 생각하고 디자인을 해요. 여기 이 의자가 참 특별한 의자인데요. 20년 이상 된 의자에요. 이게 PAPYRUS 첫 매장에 있었던 의자인데 이걸 20년째 이렇게 깨끗하게 관리하신 거에요. 이렇게 소중하고 의미 있는 의자가 다른 곳도 아니고 이 공간에 있다는 것도 참 고마운 일이죠. 



Q. 디자이너로서 앞으로의 계획이나 각오 같은 것이 있다면?

A. 저희 사무실을 보시면 알겠지만, 저희는 늘 자유로워요. 저뿐만 아니라 직원들도 모두 자유롭고 편안한 마음을 가져야 한다고 생각해요. 또 항상 책을 많이 읽고 세상과 사람을 더 이해하고자 노력하고 있어요. 디자이너라고 해서 디자인 책만 읽고 디자인 관련된 생각만 하는 것 보다는 다양한 생각을 하고 싶어요. 무엇보다 디자인을 풀어가는 방향에 있어서 차이가 있는 것 같아요. 디자이너들은 늘 다르려고 노력하는 사람들이잖아요. 제 생각에는 과정이 다르면 결과가 다른 것 같아요. 더 많은 이해와 더 깊은 이해가 있으면 디자인하는 과정이 달라지고 결과가 달라지는 것 같아요. 그 방향성이 있으니까요. 제가 그런 방향으로 갔으면 좋겠다고 생각하고 있어요.

 


인터뷰 기사 노일영
사진 여인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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