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있는 벽
- 기억과 감정, 기능의 캔버스

 

 
인류가 수렵채집을 하던 시기에는 짐승의 뼈나 나뭇가지로 뼈대를 세우고 그 위에 풀이나 짐승의 가죽을 덮는 방식으로 벽을 만들었다. 최초의 인공적인 벽은 차가운 바람과 흙먼지를 막을 수는 있었지만, 야생 동물의 공격이나 적의 습격을 막을 수는 없었다. 한 장소에 오래 정착해 살아야 할 필요가 없었던 시절에는 그것만으로 충분했을 것이다. 그러나 인류의 생존 방식이 수렵과 채집에서 농경으로 넘어가면서 변화가 생겼다. 한곳에 오래 정착해 살기 위해선 벽의 내구성이 좋아야 했고, 집 안에 잉여 생산물을 저장했기 때문에 적으로부터 지켜야 할 것이 늘었던 것이다.

 

 









 

취재 노일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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