욕실이 변하고 있다. 매일 하루 일과를 준비하고 마무리하는 곳이 욕실인 만큼 개인의 라이프 스타일과 취향에 맞춰 다양한 모습으로 변하고 있는 것이다. 욕조 혹은 샤워부스, 세면대는 물론이고 스팀 시설이 있는 전용 사우나부터 최신식 월 풀 욕조까지 다양한 방식으로 자신만의 욕실을 만들어가고 있다. 욕실을 꾸미고 자신의 생활 방식에 맞추는 것에는 다양한 방법이 있고 그보다 더 다양한 의미가 있다.




온탕에 들어가 몸의 노폐물을 물에 불린 후 목욕 타월이나 때 타월 등으로 몸을 문질러 노폐물을 제거하는 전통적인 방식의 목욕은 몸이 완전히 물에 잠길 수 있는 욕조가 필요하고 시간이 오래 걸린다는 단점이 있다. 현대에는 간편하게 서서 할 수 있는 샤워가 보다 보편적으로 자리 잡고 있다. 그러나 심플하고 세련된 순백의 욕조는 몸을 담그지 않고서는 참을 수 없게 만드는 매력을 가졌다.




욕실을 꾸미기 전에 선호하는 스타일과 개성을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 샤워와 목욕은 다르기 때문이다. 샤워는 다음의 일을 준비하는 과정이다. 이후에 있을 일정을 위해 빠르고 간편하게 몸을 씻어내야 한다. 샤워의 미덕은 그래서 신속함이고 욕실에서 오랜 시간을 보내지 않아야 한다. 반면 목욕은 여유롭게 욕조에 몸을 담근 채 휴식하는 시간이다. 샤워 부스와 욕조 중 선호하는 스타일이 곧 욕실의 스타일이 된다.

샤워 시설, 세면대가 전부인 평범한 인테리어라도 샤워 시설과 세면대 사이에 커튼이나 유리 벽을 설치하면 공간을 분리할 수 있다. 화이트 톤을 사용하면 심플하고 세련된 느낌을 줄 수 있다. 벽과 바닥에는 일반적으로 타일을 사용하지만 대신 페인트와 에폭시를 사용하면 거칠면서도 세련된 감성을 살릴 수 있다. 방수만 확실하다면 바닥에 굳이 타일을 깔아야 할 필요는 없다. 다만 페인트로 칠한 벽은 타일에 비해 습기에 약하기 때문에 유지 보수가 까다롭다.

요즘은 건식으로 욕실을 인테리어 하는 경우가 늘었다. 한국의 욕실은 보통 습도가 높은 것이 특징이지만 유리 벽면을 이용해 욕실 전체 공간과 샤워 룸을 분리하면 샤워 룸을 제외한 나머지 공간을 건조하게 유지할 수 있다. 욕실을 건식으로 만들면 곰팡이 걱정이 없고 습도가 낮아 쾌적하게 이용할 수 있다. 단, 늘 물기가 많은 샤워 룸은 유리, 타일 등을 이용해 방수와 청결을 유지해야 한다.






작은 공간을 세련되게 꾸미는 방법은 이웃 나라 일본에서 배울 점이 많다. 집의 규모가 작아도 혹은 욕실이 작아도 얼마든지 깔끔하고 세련되게 꾸밀 수 있다. 가장 기본적인 화이트톤으로 욕실을 꾸미고 조명을 조절하는 것만으로도 작은 욕실이 세련되게 바뀔 수 있다. 보통 욕실에는 노란빛이 강한 조명을 쓰는데 조명을 흰색으로 바꾸는 것만으로 훨씬 분위기가 세련되어지고 깔끔해 보인다.

얼마 전까지는 욕조를 철거하고 샤워 부스를 설치해 깔끔하고 세련된 분위기를 내는 경우가 많았는데 최근에는 다시 욕조를 설치하는 추세가 두드러진다. 웰빙과 힐링을 위해 욕조에 들어가 휴식을 취하고자 하는 사람들이 늘어났기 때문이다. 하얗고 깔끔한 욕조뿐 아니라 월풀 욕조를 설치하는 경우가 많아진 것도 최근의 추세이다. 월풀 욕조는 마사지 기능이 있어 피로와 스트레스를 풀어주고 심리적으로 안정감을 느끼도록 도와준다.






욕실에 욕조가 돌아오면서 건축에도 변화의 조짐이 보이고 있다. 필요한 것들이 자리할 수 있는 만큼, 최소한의 것들만 갖출 수 있도록 작게 만들던 욕실이 조금씩 커지고 있다. 욕실에서 보내는 시간이 낭비하는 시간이 아닌 휴식과 충전을 위해 꼭 필요한 시간이라는 인식이 널리 퍼지고 있는 덕분이다. 빠르게 샤워를 하고 급하게 볼일을 보고 나오는 공간이 아닌 삶의 여유를 상징하는 공간이라는 인식이 넓어지는 만큼, 딱 그만큼 욕실도 넓어지고 있다.




건식으로 욕실을 인테리어하거나 욕실의 규모를 늘리는 것에서 한 단계 더 나아가 욕실과 화장실, 리빙 룸의 경계를 허무는 경우도 있다. 따로 욕실을 만들지 않고 생활 공간과 한데 어우러지게 하면 오히려 정갈하고 세련된 느낌을 준다. 전체적인 공간의 분위기를 해치지 않고 어울리는 선에서 공간을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다. 고정식이 아닌 이동식 샤워 부스는 공간을 창의적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돕는다.

욕조와 세면대, 변기로 이루어진 단순한 욕실을 특별하게 만들기 위해서는 벽면과 바닥의 타일을 독특하게 바꿔 볼 수도 있지만, 벽에 액자나 소품을 설치하는 것만으로도 분위기를 바꿀 수 있다. 욕실을 리모델링 하거나 타일을 새로 시공하는 것이 부담스럽다면 액자 같은 작고 깔끔한 소품으로 분위기를 살려보자.






욕실 코팅은 저렴한 가격으로 간편하게 오래된 욕조를 다시 새것처럼 하얗게 만들 수 있다. 시간이 흐르면서 빛이 바랜 욕실의 분위기를 바꾸는 데에 가장 효과적이고 간편한 방법이다. 욕조뿐 아니라 세면대와 변기도 코팅을 새로 하는 것만으로 새것처럼 바뀐다. 욕실 인테리어의 기본인 화이트 톤으로 꾸며진 새하얀 욕조와 세면대는 청결하고 깔끔한 인테리어와 주인의 성격을 무엇보다 가장 잘 보여준다.

욕실이 좁아 욕조를 설치하기 어려운 경우에는 이동식 욕조를 사용하면 공간을 보다 창조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 침실에 욕조를 놓으면 최적의 휴식 공간으로서 공간을 활용할 수 있고 야외가 보이는 창가에 욕조를 설치하면 경치를 보면서 여유로운 시간을 보낼 수도 있다. 이동식 욕조를 사용한다면 아파트 베란다에 설치한 욕조에서 야경을 보며 하루의 피로를 푸는 영화 속 한 장면도 거리가 먼 이야기는 아니다.




공간이 충분하다면 샤워부스와 욕조를 함께 설치하는 것도 좋다. 샤워와 목욕의 구분이 확실한 만큼 그때그때 필요에 따라 부스와 욕조를 쓸 수 있기 때문이다. 미끄럽고 좁은 욕조에 서서 위태롭게 샤워를 하는 것보다 심지어 안전하기까지 하다. 단, 공간이 넓어야 하고 건식으로 욕실을 꾸미기가 힘들다는 단점이 있다.

매일 두어 번은, 적어도 한 번은 반드시 들려야 하는 곳. 매일 아침 일터에 나갈 준비를 하며 몸을 깨끗이 하고 매일 저녁 편안한 잠자리를 위해 하루의 피로를 씻어내는 곳. 청결과 힐링의 상징과도 같은 그곳. 바로 욕실이다. 매일의 시작과 끝을 함께하는 욕실에 더 많은 관심을 기울이고 개성에 맞춰 꾸미기를 주저하지 않는다면 삶이 더 풍요로워질 것이다.




기사 노일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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