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단은 그 위치, 목적, 높이 등에 따라 다양한 구조와 소재로 만들어진다. 실내인지 실외인지, 사용자의 연령대 심지어 사용자의 지위에 따라서도 다양하게 만들어진다. 사용자에 따라, 공간에 따라 분위기를 조성하고 미적 오브제로서 공간을 완성하기도 한다. 오르기 위해 존재하기도 하며 걸터앉아 쉬기 위해 존재하기도 한다.
 




계단은 머무는 공간이 아닌 거쳐 지나는 공간이다. 일상생활을 하면서 우리가 계단 위에서 보내는 시간은 많지 않다. 그러나 계단은 건축공간에서 가장 입체적인 조형물이다. 계단 디자인에 따라 건축의 인상이 달라지고, 사용자의 시야와 감정도 변한다. 계단 위에서 보내는 시간은 적지만 계단을 보면서 지내는 시간은 많기 때문이다.
 






얼굴의 중심에서 사람의 인상을 결정하는 코처럼, 위와 아래, 수직을 연결하며 건축공간의 인상을 결정하는 계단. 높이가 다른 두 바닥, 층과 층을 연결하는 기능적인 면뿐만 아니라 미학적 기능도 중요한 것은 어쩌면 너무나 당연한 일이다.
 






올림픽 시상대의 가장 높은 자리는 경쟁에서 승리한 자가 차지한다. 고대로부터 인류는 힘을 과시하기 위해 높은 구조물을 만들고 그 위에 서고자 했다.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수직으로 쌓아올린 고대의 유적들이 그렇게 만들어졌다.
 




수직으로 하늘을 향하던 계단은 중세시대에 이르러 나선형 계단으로 몸을 튼다. 나선형 계단은 성을 방어하는 원형 탑과 함께 군사력의 상징이 되었다. 탑 안으로 설치된 계단은 겉으로는 보이지 않았지만, 여전히 권력의 상징이었다.




 
그리고 르네상스 시대에 접어들자 계단은 점점 다양해졌다. 개방형 사각 회전 계단, 유턴 계단, 개방 나선형 우물 계단 등 다양한 종류의 계단이 생겨났다. 계단의 구조와 모양만큼 계단의 의미도 다양해졌다. 계단이 권력의 상징, 군사력의 상징에서 예술가와 건축가의 작품으로 바뀐 것이다.
 




계단의 절대적인 기능이 수직 이동이기는 하지만 계단은 때때로 스스로 예술이 되거나 예술의 배경이 되기도 하고 또 때로는 거대한 의자가 되어 휴식과 모임의 장소가 되기도 한다. 계단을 단편적으로 이해하고 설명하는 것이 힘든 까닭이다.
 






계단은 시민이 이용하는 공공재가 되었고 예술가와 건축가의 철학이 묻어나는 작품이 되었다. 덕분에 계단은 이제 건물에 활력을 주는 존재가 되었다. 그리고 좋은 계단은 건축뿐만 아니라 사용자에게도 활력을 준다.
 






수평의 공간과 공간, 층과 층을 연결하는 계단은 한 계단 한 계단마다 모두 다른 높이를 가진다. 높은 곳에서는 멀리까지 한눈에 볼 수도 있고 야트막한 곳에서는 걸터앉아 쉴 수도 있다. 다양한 높이에서 공간을 보는 것은 시각적으로도 정서적으로도 새로운 자극이 되곤 한다.
 






계단을 오르내리는 것이 다이어트와 운동에 효과가 있다는 사실이야 당연한 일이지만, 계단은 아이들에게 공간감을 학습하게 하고 공간지각능력을 키워주기도 한다. 3차원 인지 능력이 발달한 아이들이 창의성과 학습능력이 좋다는 연구결과가 있는 만큼 공간뿐만 아니라 인지능력도 풍부하게 만들어 준다.

자세한 내용은 월간 아이엑스디자인리빙 8월호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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