짚이나 톱밥을 채워 넣은 자루에서 시작된 침대는 이제 최첨단 과학 기술이 집약된 제품으로 거듭났다. 금속 스프링이 처음 사용된 19세기 이후로는 워터베드, 에어 매트리스, 라텍스, 메모리폼 등 다양한 매트리스가 발명됐다. 덕분에 요즘의 침대는 예전처럼 여러 겹의 매트리스와 담요를 사용하지 않는다. 한 장의 매트리스면 충분하기 때문에 쉽고 다양한 방법으로 침대를 꾸미거나 관리할 수 있다. 그저 매트리스 위에 씌우면 되는 화려한 매트리스 커버는 겉보기에 단순해 보이는 매트리스를 순식간에 여왕의 침대처럼 만들어 준다. 요즘은 쉽고 간편하게 여왕의 호사를 누릴 수 있는 시대다. 오래전 여왕이 누웠던 침대보다 지금 우리가 눕는 침대가 더 편안할 것이다. 그래서 침대는 이 시대의 증거다.

처음 침대가 만들어졌을 때는 지금보다 훨씬 컸다. 모닥불을 피우고 땅바닥에서 잠을 자던 이들이 처음으로 지금의 침대와 비슷한 자루를 만들어 그 위에서 자던 시절의 일이다. 적게는 다섯 명에서 열 명 정도의 사람이 한 침대를 썼다. 침대가 생기기 전부터 신분이 높은 일부를 제외한 대부분은 서로를 보호하고 체온을 나누기 위해 함께 모여 잤고 이 전통이 침대가 생긴 이후에도 이어졌기 때문이다. 침대는 온 가족이 함께 쓰는 물건이었고 가끔은 손님들도 함께 사용하는 물건이었다. 사실 지금과 가장 다른 것은 침대의 크기가 아닌 사생활의 개념이다. 지금과는 달리 당시 유럽에서는 사생활을 존중해야 할 가치로 여기지 않았기 때문이다.
 
사이공 침대 © 고트레

Nick Bed © Luca Nichetto, Molteni&c

dulux Colour Futures 2017 Denim Drift © akzonobel

dulux Colour Futures 2017 Denim Drift © akzonobel

dulux Colour Futures 2017 SHARED INDIVIDUALISM © akzonobel
 
기사 노일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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