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상사용법

PLASTIC FANTASTIC

 

©김리오

 

 

 

플라스틱을 생각해보라. 어쩐지 불투명하고 촌스러운 색의, 그다지 견고하지 않은 오브제가 떠오를 것이다. 디뮤지엄에서 준비한 PLASTIC FANTASTIC은 이러한 우리의 상상을 깨트려준다. 그것도 완전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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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LASTIC FANTASTIC은 기적의 소재라 불리는 플라스틱이 우리의 일상으로 들어와, 어떻게 세상을 변화시켰는 지에 대해 말한다. 40여 명의 디자이너가 제작한 2,700여 점의 제품, 가구, 조명, 그래픽, 사진 등은 유기적으로 진화해 온 플라스틱을 다각도로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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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마음을 먹기 위해서는 이전의 것들을 정리하는 시간이 필요하다. PLASTIC FANTASTIC은 크게 여섯 개의 섹션으로 나누어지는데, 디뮤지엄이 제시하는 첫 번째 섹션이 그렇다. 이전까지 우리가 갖고 있던 플라스틱의 형태를 지우고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주는 첫 번째 섹션 ‘폴리머, 꿈꾸다’는 쇼메이커스의 설치 작품으로 시작된다. 계단을 따라 이어지는 하얗고 불투명한 오브제는 우리를 플라스틱의 세계로 이끌어준다. 이어지는 작품으로는 도쿠진 요시오카의 인비저블 컬렉션이 있는데, 온통 순수하고 간결한 공간은 우리가 가지고 있던 편견을 점차 사그라지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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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는 ‘컬러로 물들이다’와 ‘새로운 라이프 스타일을 꿈꾸다’로 이어진다. 실험용 기구부터 집안 소품까지, 컨베이어 벨트를 통해 우리 삶 속으로 깊게 들어오는 플라스틱의 발전 과정을 볼 수 있다. 이전에는 없던 다채로운 색을 가지며, 새로운 디자인으로 제작된 플라스틱을 소개하는 것이다. 이어지는 공간은 공원처럼 꾸며, 플라스틱이 가진 내구성과 방수성을 나타낸다. 실내외를 가리지 않고 아름다운 색상으로 자리한 플라스틱은 공간을 더욱 실용적이고 감각적으로 표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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샹들리에 조명이 장식된 아름다운 계단 위로 올라가면, 단순한 생활 속 소품을 넘어 예술로 승화시킨 플라스틱을 만날 수 있다. ‘디자인, 풍경이 되다’와 ‘마스터 디자이너, 일상으로 들어오다’ 섹션에서는 플라스틱과 디자인에 대한 색다른 시각을 제시한다. 디자인 그룹 멤피스의 에토레 소사스 탄생 100주년을 기념하기 위한 공간부터 플라스틱의 특이성을 깨닫고 포착한 사진가의 작품까지, 여러 예술가가 사랑에 빠진 플라스틱을 체험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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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섹션은 ‘또 다른 세상을 꿈꾸다’로, 쇼메이커스의 영상과 설치를 통해 ‘폴리머, 꿈꾸다’의 흐름을 이었다. 끊임없이 영상이 흐르는 푸른 복도를 지나가며, 우리는 플라스틱에 대한 끝없는 가능성을 느낄 수 있다. 이제 우리는 플라스틱이 없는 삶을 상상하기 어렵다. 우리 삶에 깊숙이 들어온 플라스틱을 이해하고 아름다운 공간을 만들어보자.

 

 

 

 

©김리오

 

 

 

 

 

플라스틱의 역사를 총망라하는 PLASTIC FANTASTIC은 디자인사적인 측면에서 주목할 만한 작가 40여 명의 작업을 한 자리에서 만나볼 수 있다. 산업용 플라스틱에 우아함과 기능을 더해 가정으로 들여온 선구자 안나 카스텔리 페리에리를 시작으로, 과감한 이탈리아 감성을 빛으로 풀어낸 페루치오 라비아니, 시적 언어로 예술과의 경계를 넘나드는 도쿠진 요시오카 등 젊은 감각을제시해 디자인의 중심에 있는 작가들의 작품을 소개한다. 또, 과거의 익숙함에서 벗어나 새로운 가치를 추구하는 비주얼 디자인 스튜디오 쇼메이커스와 장소-특정적 요소를 활용한 공간 설치로 주목받는 박여주 작가가 참여해 트렌디한 경험을 유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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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사진 김리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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