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북동 오래된 좁은 골목길 안에 위치한 성북동 주택은 신혼부부와 어머니의 공동 보금자리를 위해 계획되었다. 설계 당시 91m2의 작은 대지와 2.7m 의 좁은 진입로로 땅의 5.5m2를 도로부지로 내줘야 하는 상황이었다. 뿐만 아니라 서울성곽 문화재 지역으로 문화재 앙각에 따른 높이 제한과 건축법 상 정북사선 제한까지 영향을 받아 원하는 만큼 층수를 올릴 수 없었다.
 
디자이너는 녹록지 않는 대지 환경에서 ‘서로의 프라이버시를 위해 현관문을 포함해 모든 공간을 반으로 분리시켜달라’는 건축주의 바람을 실현하기 위해 계단의 배치와 넓게 보이는 공간 구성에 집중했다. 이에 주택의 주 계단을 중앙에 배치하고 2층 계단을 기점으로 어머니와 신혼부부의 공간을 두 가구로 분리했다. 어머니가 사용하는 1층과 2층의 반, 나머지 2층과 3층의 신혼부부 공간은 뚜렷한 세대간의 차이와 생활패턴을 고려해 디자인했다.
 
 
우선 어머니가 사용하게 될 공간은 가정 내에서 하는 작업과 연세를 고려해 1층에 작업실을 두었다. 많은 외부 손님을 편리하게 응대하는 동시에 불필요한 동선을 없앰으로써 효율적으로 작업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했다. 어머니와 신혼부부가 자연스럽게 마주하게 되는 2층은 서울성곽의 자연환경을 한눈에 담을 수 있는 큰 창과 붙박이 의자를 두어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생활 분위기를 유도했다. 현관에서부터 이어지는 긴 계단은 공간에 넓은 공간감을 연출하며, 노출 콘크리트로 마감된 벽은 잔잔한 공간에 거친 질감으로 포인트를 더한다.

 
 
 
3층 부부 공간은 일본에서 오랫동안 거주한 특성을 살려 화이트 톤으로 통일하고 노출 콘크리트를 이용해 간결하면서도 정돈된 분위기를 살렸다. 이에 더해 프리랜서로 장시간 집안에서 일을 해야 하는 며느리의 상황과 부부의 프라이버시를 고려해 최상층에 주생활 반경을 마련했다. 최상층에는 침실과 주방, 거실 공간이 모두 마련되어 있어 아늑한 부부만의 보금자리를 보여준다. 여기에 단차로 나누어진 공간은 계단을 최소화하고 전체 공간이 한 공간처럼 보이며 넓게 연출된다. 가벼운 느낌의 유리프레임 파티션으로 빛이 들어오며 환하고 포근한 분위기를 완성시킨다.

기사 고민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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