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의 클리닉은 질병의 치료라는 본질적인 역할 외에도 서비스와 케어를 위한 공간으로 변화했다. 사람들은 클리닉을 ‘환자들만을 위한 공간’보다는 ‘더 나은 삶을 위해 찾는 휴식과 컨설팅의 공간’으로도 인식하고 있으며, 미를 추구하는 피부과 등에서 그 특징이 크게 두드러진다. 디자인 스튜디오 INTOEX는 이런 흐름에 걸맞는 공간 디자인을 선보여왔으며, 톡스앤필 천호점의 확장 이전 프로젝트를 통해 클리닉의 고객들이 공간에서 아름다움을 넘어 마음의 힐링까지 가져갈 수 있는, 공간이 환자들에게 제공할 수 있는 새로운 경험을 담고자 했다.

 
톡스앤필 천호점은 쇼핑몰 꼭대기 층인 14층의 200평 전체 공간을 모두 사용해 확장 이전한 프로젝트였다. 층 전체를 모두 사용할 수 있었기에 입구를 별도로 만들지 않고 엘리베이터에서 내리면 바로 병원 홀이 되도록 구성했다. 사이트는 넓게 트인 전면 창이 사선으로 하늘을 바라보고 있어 전망이 좋았고 이로 인해 고급스러운 분위기를 연출하기 좋은 구조였다. 클라이언트는 이런 장점을 살려 클리닉의 대기공간을 호텔 스카이라운지 풍으로 연출하고 싶어했다.

       

아이보리 베이스의 로비는 클라이언트의 바람대로 호텔 스카이라운지나 모던하고 세련된 커피숍 같은 분위기를 자아낸다. 대기 공간에는 라운드로 파티션과 소파를 만들어 창을 향해 앉도록 구성했는데, 고객들은 이곳에서 풍경을 보며 지루하지 않게 진료를 기다릴 수 있다. 전면 창으로 들어오는 풍부한 자연광과 높은 천고에서 내려오는 팬던트 조명의 은은한 빛은 역동적인 사선의 인포데스크와 데스크 후면 벽에 세로로 늘어선 SUS 미러 프레임으로 반사된다. 시간의 경과에 따라 전면 창으로 들어오는 자연광이 변화한다. 덕분에 고객들은 낮 동안에는 밝고 활기찬 분위기를, 해가 지면 우아하고 세련된 분위기를 느낄 수 있다. 소파 위를 수놓은 팬던트 조명은 고급스러운 로비의 포인트가 되어주며 단천장 위의 은경에 반사돼 퍼져나간다. 높은 사선형의 천고를 활용해 공간과 시선을 확장시켰고 엘리베이터에서 내리자마자 공간 안쪽까지 시선이 이어지는 구조는 시원스럽게 연결되는 느낌을 연출한다. 바닥의 화이트 라인과 단천장을 따라 연결된 블랙 라인도 시선과 동선을 유도하는 역할을 한다.

 
천호점만의 시그니처 공간인 리프팅 큐브는 호텔 스카이라운지 풍의 로비 공간과 대비되는 컬러, 분위기로 신선한 경험을 제공한다. 3면이 유리로 된 큐브 공간은 블랙 컬러로 천정을 내리고 간접조명을 넣어 공간 속에 떠 있는 듯한 느낌이다. 내부가 시스루 커튼으로 적절히 노출되며 고객들의 호기심을 자아낸다. 아이보리, 옅은 그레이, 짙은 그레이와 브라운 컬러의 타일을 랜덤하게 배치해 공간에 재미를 더했다. 바닥의 타일 패턴은 정형화되지 않은 고급스러움과 리듬감으로 큐브 공간의 디자인을 완성한다. 로맨틱한 컨셉으로 클리닉의 여느 공간과 다른 느낌의 파우더 룸은 골드 조명과 피치 톤의 컬러, 그레이 타일의 조화로 완성됐다. 이곳은 톡스앤필 천호점이 공간을 통해 고객들에게 제공하는 여러 경험들 중 ‘나를 표현하는 공간’으로서의 경험을 제공한다.

 
고객들이 상담을 받는 원장실이나 시술 베드가 나란히 위치한 오픈된 시술실도 사선의 전면 창을 마주하고 있다. 고객들은 탁 트인 전경을 바라보며 진료, 시술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클리닉은 리프팅 큐브를 중심으로 여러 공간들이 그 주변을 둘러싸듯 구성했다. 덕분에 이곳은 200평의 넓은 공간에서도 고객들이 불편을 느끼지 않도록 간결한 동선을 구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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