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위치에서의 기존의 준오헤어는 확장적이고 모던한 파빌리온의 이미지로 계획되었었다. 그동안 7년이라는 시간의 흐름 속에 주변의 변화 및 발전 등을 통하여, 고객의 Needs가 변화하고 그에 따른 서비스 및 공간적 진화를 요구하게 되었다. 새롭게 계획된 준오헤어 로데오점은, 기존의 심플, 미니멀리즘적 공간 미학을 계승하고, 주변에 산재한 다양하고 산만한 요소들로 범할 수 있는 공간 파형과 오류의 요소들을 최대한 배제시킴으로써, 안정적이고 심플한 조형미를 통해 공간의 절제미와 절대적 기능을 부여하는 공간으로 거듭나는 것이 전체적 디자인 컨셉으로 계획했다. 이번 리모델링을 통해 계획하는 공간적 의미로는, 의식적 대비와 콘트라스트를 통해 내면적 확장을 계획하여 공간 속에서의 자유스러움이 가능한 공간을 스타일이 최고의 가치로 결국 스타일이 공간을 말해주는, 그러한 하나의 생각에서부터 시작된 연속된 공간적 스토리를 통해 기존의 “다수적 사고”의 공통점으로부터 탈피하여, 새로운 컨트라스트를 통해 형성되는 공간이 자유롭고 스타일화 된 가치를 형성케 하는 것에 포커스가 집중되어 진행되었다.


 


Q. 준오헤어 압구정 로데오 1호점을 디자인하면서 가장 염두에 두었던 것은 무엇이었나?

A. 가장 염두에 두었던 것, 그러니까 가장 큰 주제는 ‘리뉴얼’이라는 거였어요. 이번 준오헤어 압구정 로데오 1호점은 예전에, 7년 전에 제가 이미 디자인한 곳이었어요. 그런데 시간이 지나고, 시간이 지난 만큼 많은 것이 변하잖아요, 매장 주변 풍경이 많이 바뀌었고, 거리를 지나는 사람들이 바뀌었고, 매장을 찾는 고객들이 바뀌었죠. 마찬가지로 준오헤어도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었어요. 그래서 리뉴얼이라는 형식으로 새롭게 그리고 더 편리하고 더 실용적으로 변화를 줬어요. 그러면서도 어떤 역사성과 일관성이라는 점을 놓치고 싶지는 않았어요. 그래서 일부 상징적인 부분들은 오히려 있는 그대로 보존하려고 애썼어요. 리뉴얼이라는 것이 그런 거잖아요. 무조건적인 새로움이 아니라 역사와 전통이 있는 새로움이 진짜 리뉴얼이니까요.



Q. 그 새로움과 변화를 주기 위해 어떤 고민이 있었나?

A. 실은 7년 전에 제가 준오헤어 압구정 1호점을 맡았을 때만 해도 공간과 소재를 통해 어떤 ‘멋짐’을 표현하고 싶어 했던 것 같아요. 그런데 지금 다시 그 공간을 보면, 그때의 제가 너무 욕심을 부린 것은 아니었나 하는 생각이 들어요. 또 클라이언트가 없다면 제 디자인도 어쩌면 없을 수도 있는 건데, 그걸 감히 제 작품이라고 말하는 것도 어쩌면 욕심이 아니었나 싶은 생각이 들어요. 요즘에는 그래서 예전처럼 어떤 ‘멋짐’을 표현하기보다는 공간의 정체성을 드러내고 공간을 사용하는 스태프들과 고객들이 최대한 편리하게 공간을 사용하고 경험할 수 있는, 어떤 실용주의라고 할까요, 그런 측면에서 생각하게 돼요. 이번에는 그래서 최대한 치장하고 장식하고 스타일링하는 그런 부분은 배제하고 군더더기 없는 공간, 온전한 의미의 모던함을 만들고자 했어요.



Q. 디자이너로서 생각하는 그 모던함이란 무엇인가?

A. 모던함이라는 말을 많이 쓰죠, 예전에도 그랬고, 지금도 그렇고요. 그런데 그 모던함이라는 것이 무조건 심플하고 보기 좋고 단순한 그런 것이 아니라, ‘왜?’라는 질문과 그 나름의 답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왜 과도한 장식을 배제하는 건지, 왜 단순한 형태를 갖는 건지, 묻지도 않고 답도 없이 추구하는 모더니즘은, 뭐랄까, 그 문화적인 층위가 너무 얇다고 할까요. 모더니즘에 대한 역사적 맥락도 그렇고 표현방식도 그렇고 너무 겉모습만 있는 것은 아닌가 생각했어요. 고민을 많이 해요. 무조건 모던하게 만들어야 한다는 생각으로 어떻게 모던하게 만들까 생각하는 것은 아니고요. 공간의 정체성을 먼저 생각해요. 공간의 정체성, 공간이 가져야 할 것들과 줄여야 할 것들을 생각하죠. 무조건 장식을 더 하거나 줄이는 것이 아니라는 거죠.



Q. 이곳에서 공간의 정체성은 어떤 것이었나?

A. 공간의 정체성도 예전과 비교하면 조금 달라졌어요. 예전에는, 아까 말씀드렸지만, 멋진 공간을 만들고 싶었어요. 디자이너로서 욕심이 있었다고 할 수도 있고 또 그때는 그런 것이 필요했을 수도 있죠. 그런데 이번에는 어떤 책임감이 더 컸어요. 디자이너로서 보기 좋고 멋진 공간을 만든다기보다는 클라이언트와 함께 성공적인 공간을 만들고 싶었어요. 공간이 소위 말해 ‘흥행’하는 것에 대해 어떤 책임감과 의무가 생겼다고 할 수 있죠. 제 작품이라기보다는 좋은 공간, 사람들이 좋아하고 편안한 공간을 만들려고 했죠. 준오헤어를 찾는 고객들에게 최대한의 편안함과 즐거움을 제공해서 다시 찾고 싶은 공간을 만들고 싶었고, 준오헤어에서 일하시는 스태프들이 최대한 효율적으로 일할 수 있고 사용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고 싶었어요. 그래서 고객의 동선과 스태프의 동선을 간결하게 정리할 수 있도록 했고, 오랜 시간 공간에 머물러도 지루함을 느낄 수 없도록 획일적인 느낌을 내지 않았어요. 또 외부는, 일단 보통 건물이나 매장은 정문과 후문으로 나뉘어 있잖아요. 정문은 화려하게 치장하고 후문은 신경 쓰지 않기도 하고요. 준오헤어 압구정 로데오 1호점은 그렇지 않아요. 어디서 봐도 준오헤어는 준오헤어니까요. 항상 세련된 느낌 그리고 따듯하고 편안한 느낌을 어느 방향에서 누가 봐도 느낄 수 있게 했죠. 거리 쪽에 있는 입구로 들어오는 고객과 주차장과 닿아있는 입구에서 들어오는 고객 모두에게 준오헤어만의 고유한 느낌을 전달할 수 있게 했어요.
 


Q. 무엇이 바뀌었고, 그 변화를 어떻게 반영했나?

A. 일단은, 매장을 찾는 고객들이 조금 젊어지셨어요. 그래서 공간을 조금 더 간결하고 캐쥬얼한 느낌을 줄 수 있도록 했어요. 대리석이 있던 벽면이 벽돌로 바뀌기도 했고, 조금 더 차분하면서도 밝은 색상을 사용했고요. 비버리지 바를 라운지라는 개념으로 바꿔서 캐쥬얼한 느낌을 내면서 오래 머물러도 지루하지 않도록 공간에 포인트를 주기도 했죠. 길면 4~5시간씩 머물기도 하는 곳이니까요, 고객들이 기다리는 시간에 지루하거나 초조하지 않도록 돕는 것이 중요하잖아요. 같은 의미에서 웨이팅 바에는 스마트폰을 들고 다니는 고객들을 위해 쉽게 스마트폰을 충전할 수 있도록 콘센트를 테이블마다 세팅하기도 했어요. 예전처럼 신문이나 잡지를 보기보다는 보통 스마트폰으로 대화를 나누거나 뉴스를 보는 요즘 고객들의 취향과 니즈를 반영했죠. 이런 면들이 바뀐 점이고 또 그 변화를 반영한 점인 것 같아요. 또 앞으로도 어떤 변화가 있을지 모르잖아요. 그래서 그런 변화에 대비하기 위해서 어떤 곳들은 비워두기도 했어요. 불필요한 것들을 줄여서 나중에 새로운 용도나 새로운 필요에 의해서 창조적으로 사용할 수 있게요.



Q. 조명과 디테일에 많은 신경을 쓰는 것으로 유명하다. 이곳에서는 어떤 연출이 있었나?

A. 조명은, 외부에서 보면, 특히 야간에는 준오헤어를 보시면 항상 따듯하고 밝고 포근한 그런 느낌을 받으실 수 있을 거예요. 항상 그 느낌을 주려고 많이 고민하고 신경 쓰고 있어요. 외부에서 봤을 때 화려하고 따듯하고 역동적인 그런 공간으로 비치는 것이 중요하잖아요. 아무래도 상업공간이니까, 들어가고 싶은 공간으로 만들어야 하니까요. 빛을 통해 공간과 고객이 소통하는 방식이라고 할까요. 그렇게 외부의 어떤 잠재적인 고객들과도 소통하는 거죠. 그리고 내부를 보시면 아시겠지만, 밖에서 보는 것과는 조금 다르게, 실내에는 아주 실용적으로 빛을 사용했어요. 꼭 빛이 있어야 할 곳에, 필요한 만큼의 빛이 있을 수 있도록, 과하게 사용하지 않았고 또 절대 부족하지 않도록 했어요. 간접 조명을 과하게 쓴다거나 그런 것들로 멋을 부리기보다는 실용적이게 만들었어요. 내부에서는 편안하고 지루하지 않게 만들어야 하니까요. 조명도 그렇고 디테일도 그렇고 모든 연출을 다 그렇게 생각해요. 공간과 고객이 교감하고 소통할 수 있도록 만들려고 해요. 이곳에서도 마찬가지였고요.



Q. 프로젝트가 끝나고 아쉬운 부분은 없나?

A. 왜 없겠어요. 당연히 아쉽죠. 저뿐만 아니라 모든 디자이너가 모든 프로젝트에 대해 그렇게 느낄 거에요. 예전에도 그랬고 앞으로도 그럴 것 같아요. 그래도 예전과 달라진 것이 있다면, 예전에는 멋있게 더 꾸미거나 잘 표현하지 못 한 것이 없나 아쉬웠다면 이제는 공간을 더 잘 풀어내지 못 했다거나 시공상의 부끄러움은 없었는가를 계속 생각해요. 이런 게 어떤 완결성이라고 할까요, 아니면 완결성이라기보다는 책임감이 더 커졌다고도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그래서 요즘에는 특히나 부끄러움을 남기지 않으려고 많이 노력해요. 디자인도 그렇고 시공도 그렇고 시간이 지나면서 편해진다기보다는 어쩌면 더 꼼꼼해지고 더 많이 신경 쓰게 되는 것 같아요. 재밌는 얘기지만, 종종은 자면서도 이런 생각을 하는 것 같아요. 꿈에서 마감재를 고르기도 하고, 디자인을 수정하기도 하고 그런 경우가 많아요. 아무래도 책임감이 점점 더 커져서 그런 것 같아요.



Q. 오늘 변화에 대한 얘기를 많이 했다. 디자이너로서 앞으로 어떤 변화를 예상하는가?

A. 점점 공간도 그렇고 디테일도 그렇고 집약적이 되는 것 같아요. 공간을 구성하면서도 스태프들이 자신들의 일에 집중할 수 있도록 동선을 계획하고 또 고객들이 지루하지 않도록 동선을 계획하면서 일부러 여유로운 공간을 많이 뒀어요. 효율적이고 간결할 수 있게요. 디테일도 마찬가지로, 누가 보면 ‘굳이 그렇게까지?’하고 물을 정도로 말도 안 되게 꼼꼼하고 세세하게 만드는 부분들이 있는 반면에 간결하고 소담스럽게 만든 곳도 있죠. 이런 것들을 위해서 많이 고민하고 애쓰면서 어떤 나만의 작품이라기보다는 흥행하는 공간, 좋은 공간을 만들어서 클라이언트와 공간을 찾는 고객들에게 책임감과 의무를 다하고 싶어요. 그러기 위해서, 또 공간과 사람이 교감하고 소통할 수 있도록, 항상 창조적이고 싶어요.




















 
인터뷰 기사 노일영
저작권자 ⓒ Deco Journal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